(사진=방송캡처)
(사진=방송캡처)

‘오아시스’ 배우 장동윤의 감정 연기가 한층 깊어졌다.


장동윤은 KBS2 월화드라마 ‘오아시스’에서 이두학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이끌고 있다.


두학은 영민한 머리와 착한 심성을 지녔지만 운명의 수레바퀴 속에서 많은 고초를 받아왔다. 철웅(추영우 분)이보다 여러모로 뛰어났지만 모든 것을 양보해왔던 두학은 결국 철웅이 대신 감옥까지 가게 되면서 암흑의 세계로 빠지게 되었다.


그리고 겨우 빠져 나왔다고 느낀 순간 맞이한 아버지의 죽음과 조폭의 수괴라는 모함으로 다시 한 번 죽음의 고비를 넘긴 두학은 복수를 다짐하면서도 벗어날 수 없는 고통으로 괴로움을 겪고 있었다.


무엇보다 이번 주 방송된 ‘오아시스’ 15회에서는 그의 감췄던 고통이 그려졌다.


정신(설인아 분)에게 보라며 알려준 비망록 속에서는 어린 시절 감옥에 갔던 두학의 마음의 상처가 드러났다. 담담히 쓰여진 글로 전해지는 두학의 목소리에는 감정을 억눌러야만 참을 수 있는 분노와 좌절이 더욱 크게 느껴져 안쓰러움을 전했다.


경찰에게 잡혀가는 자신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철웅이에게 뭐가 미안하냐며 자신은 종놈의 자식이고 개, 돼지나 매한가지라고 두학은 한 자 한 자 써내려 갔다. 국어 선생이 되어 퇴근해 예쁜 정신이와 저녁을 먹는 소박한 꿈을 꾼 것조차 감히 종놈 아들인 이두학이, 개, 돼지 이두학이 말도 안 되는 욕심을 부렸다고 쓴 두학의 자조 어린 글은 시청자를 울컥하게 했다.


복수를 말리며 외국으로 가자는 정신에게 두학은 너와 함께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면 다 지워져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밤마다 가슴에서 불길이 올라와서 온 몸을 태운다며 떨린 목소리로 말하던 두학은 그 불을 끄지 않으면 외국으로 가도 그 불에 타서 죽을 것이고 너한테도 번질 거라며 무섭다고 소리쳐 그 동안 쌓여온 분노의 크기를 알 수 있게 했다.


바로 곁에 정신이 있음에도 잠에서 깬 두학은 식은 땀을 흘리며 괴로워했다. 이를 위로하는 정신에게 헤어졌을 때보다 다시 만났을 때 꿈일까 봐 꿈에서 깰까 봐 가슴이 찢어질 것처럼 아팠다고 말하는 두학의 모습은 항상 강인한 겉모습 속 감춰졌던 여린 마음을 드러내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다. 드디어 재회한 어머니와의 만남에서 눈물을 흘리던 두학은 자신의 생사를 기뻐하는 어머니 앞에서 미안함과 기쁨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애틋함을 전했다.


장동윤은 그 동안 강인한 남성적인 카리스마로 극을 쥐락펴락하며 시청자의 몰입도를 상승시켜왔다. 특히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리더십 있게 주위 사람을 감싸 안으며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두학의 면모에 장동윤의 탄탄한 연기 내공과 매력이 더해지면서 극을 보는 재미를 느끼게 해왔다.


그러한 가운데 드러난 두학의 아물지 않은 상처를 섬세한 연기 완급 조절로 그려낸 장동윤의 진폭 넓은 연기는 감동을 전했고 극에 더욱 빠져들게 했다. 장동윤은 비망록에서 단어 하나마다 감정을 조율하며 목소리만으로 두학의 마음을 생생하게 전해 눈물을 흘리게 했다. 또한 분노의 불길에 괴로워하는 극심한 고통을 눈빛과 표정으로 담아낸 장동윤의 디테일한 연기는 정신의 마음과 함께 시청자의 마음도 함께 움직였다.


차혜영 텐아시아 기자 kay3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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