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판도라' 이지아·'신성한 이혼' 한혜진, 어색한 표정과 발성 연기로 극 몰입도 깨
여주 연기력이 발목 잡은 주말극…이지아·한혜진, 몰입깨는 캐릭터 [TEN스타필드]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전작을 잇는 영광은 없었다. 시청률 10%대를 돌파했던 JTBC '대행사', tvN '일타스캔들'과 달리 후속작 JTBC '신성한, 이혼', '판도라: 조작된 낙원' 모두 흥행이나 화제성 면에서 실패했다. 더 큰 문제는 여자 주인공을 연기하는 배우. 어색한 발성으로 나 홀로 따로 노는 느낌의 한혜진과 한결같은 표정으로 어색함을 자아내는 이지아의 연기력이 극의 몰입도를 깨고 있다.

현재 주말 미니시리즈 시청률은 '모범택시2'의 독식 상태다. MBC '꼭두의 계절'은 1%대 시청률로 굴욕적인 퇴장을 앞두고 있고, '신성한, 이혼', '판도라' 역시 각각 7%, 4%대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판도라'는 시청률 30%에 육박했던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리즈를 집필한 김순옥 작가 사단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이지아가 '펜트하우스'에 이어 또 다시 복수의 화신 캐릭터를 맡아 그가 선보일 킬러 액션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사진=tvN '판도라' 방송 화면.
사진=tvN '판도라' 방송 화면.
캐릭터를 위해 체중을 6kg 감량까지 한 이지아. 그러나 문제는 몸이 아니라 얼굴이었다. 이지아가 연기하는 홍태라는 남들이 보기에 완벽한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사는 인물이었지만, 15년 만에 기억이 돌아오면서 자신이 살인 병기로 키워져 온 킬러라는 걸 알게 되는 인물.

그러나 혼란, 분노, 슬픔 등 격변의 감정을 연기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이지아는 시종일관 감정을 알 수 없는 무표정으로 어색함을 자아냈다. '판도라'는 이지아가 단독 타이틀롤인 만큼 비중 역시 매우 크기에 이지아의 어색한 연기는 극 전체를 뒤흔들었다.
/사진제공=S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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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신성한, 이혼'의 한혜진도 마찬가지다. 한혜진의 문제는 바로 발성. 극중 한혜진이 연기하는 이서진은 기상캐스터 출신 라디오 DJ. 남편의 정서적 학대를 견디다 못해 불륜을 저질러 이혼 이혼 소송을 당하지만, 조승우(신성한 분)의 도움으로 양육권 확보에 성공한 뒤 양육권 사수를 위해 조승우 법률사무소에 상담 실장으로 취업하는 인물이다.

모성애 짙은, 응원을 불어넣고 싶은 캐릭터임에도 한혜진의 뻣뻣한 연기는 시청자들이 온전히 캐릭터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들었다. 라디오 DJ 말투를 연기하고 싶었던 건지는 모르나, 한혜진은 다른 배우들과 달리 홀로 연극적인 대사 톤으로 극에 스며들지 못했다. 조승우, 김성균, 정문성 등 모든 배우가 생활 연기를 하고 있는데 홀로 무대 연기를 하는 느낌이다.
/사진제공=S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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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조승우와의 케미 역시 찾아보기 힘들다. 의도한 거라면 캐릭터 분석 실패, 의도치 않은 거라면 연기력 부족으로 느껴지는 상황이다.

작품의 저조한 성적은 배우 한 사람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책임을 피할 수도 없다. 그것이 주연 배우의 숙명이기 때문. 이지아, 한혜진 모두 신인 배우가 아닌 각각 15년, 20년 이상의 연기 경력을 가진 배우라는 점에서도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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