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일타스캔들' 꽉 닫힌 해피엔딩에도 아쉬운 이유
사진=tvN '일타스캔들' 방송 화면.
사진=tvN '일타스캔들' 방송 화면.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긴 여정을 다하고 돌아보니 너무 욕심을 부린 부분이 있지 않나, 반성도 하게 된다. 좋은 드라마를 쓰는 작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뻔'한 엔딩이 아닌 '펀(fun)'한 엔딩을 즐겨주시면 좋을 것 같다"
tvN 토일드라마 '일타스캔들' 양희승 작가의 말처럼 욕심이 너무 과했던 걸까. 모든 인물의 해피엔딩을 바랐던 작가의 지나친 욕심이 화를 불렀다. 사람을 죽인 연쇄살인범이 안타까운 연민의 캐릭터로 포장되고 수많은 빌런들이 갑작스러운 개과천선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으로 황당함을 자아낸 tvN '일타스캔들'의 '펀'한 엔딩이 아닌 '뻔'한 엔딩이다.
사진제공=tvN '일타 스캔들'
사진제공=tvN '일타 스캔들'
지난 5일 '일타 스캔들이'이 막을 내렸다. '일타 스캔들'은 4%로 시작해 입소문을 타며 매회 상승 곡선을 그리며 15%까지 돌파한 흥행작. 무엇보다 정경호, 전도연의 "스캔들 아닌 로맨스" 케미가 많은 주목을 받으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최근 '스물다섯 스물하나', '재벌집 막내아들' 등 흥행 드라마들의 고질적인 문제인 '용두사미'는 '일타 스캔들'도 마찬가지였다.
대중들이 바랐던 정경호, 전도연의 로맨스는 어느 순간 실종됐고, 주변인들의 서사가 너무나 장황해진 '일타 스캔들'. 무엇보다 '쇠구슬 연쇄살인범'의 이야기가 두드러지면서 로맨스가 아닌 스릴러 장르로 바뀐 듯한 느낌까지 자아냈다.
사진제공=tvN '일타 스캔들'
사진제공=tvN '일타 스캔들'
문제는 범죄자인 지동희(신재하 분)의 최후. 자신과 누나가 유일하게 믿는 어른이라는 이유로 최치열에게 방해되는 인물들을 살해한 지동희. 이유가 무엇이든 사람을 죽인 죄는 용서 받을 수 없는 것임에도 작가는 지동희의 죽음을 너무나도 숭고하게 처리했다. 자수하자는 최치열의 회유에도 죄의식 없이 "더는 지킬 게 없어"라는 뻔뻔한 말과 함께 투신한 지동희의 모습과 함께 과거 누나와의 장면을 이어 붙여 지동희의 살인이 마치 죽은 누나의 꿈을 대신 이뤄주고자 했던 동생의 사랑처럼 느껴질 정도였으니.

살인은 결코 죽음으로 용서될 수 없는 죄. 그러나 '일타 스캔들'은 지동희가 죗값을 받으며 자신의 죄를 뉘우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떳떳했던 범죄자로 만들었다. '펀'한 엔딩을 만들겠다는 작가의 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말이다.

최종회에서는 모든 인물들이 해피엔딩을 위해 갑자기 변화했다. 장서진(장영남 분)은 시험지 유출로 벌금형을 받았지만 이것이 계기가 되어 가족을 돌아보게 됐고, 조수희(김선영 분)은 남편의 불륜으로 잠시 힘들었지만 결국 딸을 의대에 보내고 자신의 적성을 살려 프라이드 학원 컨설턴트로서의 새 삶을 시작했다. 남해이(노윤서 분) 친모인 남행자(배해선 분)는 빌런 짓을 하다가 딸을 위해 홀로 일본으로 떠났고, 뜬금없던 로맨스인 남재우(오의식 분)와 김영주(이봉련 분)은 결국 부부가 됐다.
'일타 스캔들' 포스터. / 사진제공=tvN
'일타 스캔들' 포스터. / 사진제공=tvN
정경호, 전도연의 로맨스 역시 해피엔딩. 스포츠지도자 자격증 시험에서 낙방해 최치열(정경호 분)과 결혼하지 못하고 연애만 해오던 남행선(전도연 분) 역시 끝내 시험에 합격, 길거리에서 키스하면서 결혼을 약속했다.

정경호, 전도연의 로맨스로만 채워져도 부족했을 작품에 각종 스캔들을 더해 이도저도 아닌 '뻔'한 작품으로 완성된 '일타 스캔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큰 법. 용두사미로 끝난 '일타 스캔들'에 아쉬움이 남는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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