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결혼지옥' 방송 화면.
사진=MBC '결혼지옥' 방송 화면.
암투병 중인 아내가 알콜 중독 남편으로 인해 이혼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지난 27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하 ‘결혼지옥’)에는 결혼 생활 내내 심각한 술 문제를 겪는 '술래 부부'의 사연이 공개됐다.

포장마차 옆자리에서 술을 마시다 인연이 돼 결혼에 골인한 두 사람. 그러나 현재 아내는 남편의 음주 때문에 이혼을 결심한 상태라고 밝혔다.

아내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남편이 진짜 술을 좋아한다. 딱 한 잔 들어가면 그 가게 술이 떨어질 때까지 마신다"고 말했다. 남편은 "20병 가까이 마신다"고 주량을 밝혀 충격을 안겼다.

이어 아내는 "한 번은 아침에 전화가 왔다. 집단 폭행을 당해서 병원에 입원해있다고 하더라. 크고 작은 사고들을 너무 많이 쳤다. 남편 입에 술 들어가는 게 너무 싫고 질렸다"고 토로했다.

오은영이 "스스로 본인에게 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냐"고 묻자 남편은 "솔직히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 안 한다"고 답했다.

심지어 아내는 7개월 전 갑상선 림프절 전이암 수술을 받았다고. 현재는 폐까지 암세포가 전이돼 추적 관찰 중인 상태였다. 남편은 외도까지 저지른 적 있었다. 아내는 "시누가 돈이 필요하다고 하더라. 계산해보니 남편의 퇴직금으로 되겠더라. 우리가 그 돈을 해주자고 했는데 딱 60만 원을 가져왔다"며 "꼬리가 기니까 잡히더라. 2차도 가고 3차도 가고 나름대로 재미를 봤더라"고 고백했다.
사진=MBC '결혼지옥' 방송 화면.
사진=MBC '결혼지옥' 방송 화면.
술을 매일 먹고 싶다는 남편은 "주사도 없고 다음날 출근도 잘하는데 이렇게 심각하게 프로그램까지 출연할 일인지"라며 뻔뻔한 반응을 보여 분노를 자아냈다.

결국 오은영은 "남편분의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의 술 문제를 너무 관대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여태껏 술과 관련된 어려움이 있는 부부 중에서 남편분의 술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본다"며 "솔직히 제가 자신이 없다. 이 댁은 모든 문제가 술이다. 술 문제를 없애려면 단주를 해야 하는데 정말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금주를 다짐했던 남편은 “자제력을 테스트해보기 위해서”라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소주를 마시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본 딸은 "부모님을 보면서 결혼이라는 걸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아내 역시 자신이 세상을 먼저 떠나게 되면 부녀 사이가 멀어질까 두렵다고 밝혔다.

오은영은 "저도 2008년에 대장암 수술을 했다. 수술방으로 걸어 들어가는 짧은 시간에 생각들이 파도처럼 밀려들더라. 그런데 끝까지 정리가 안 되는 게 자식이었다. 아내분도 그런 마음인 것 같다"며 "부모는 다른 것보다 자녀의 곁에서 의논할 수 있는 건강한 부모로 오랫동안 옆에 있어줘야 된다는 것. 아내는 남편분께 그런 말씀을 하고 계신 것 같다"며 술을 끊기를 당부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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