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경의 인서트》
홍상수♥김민희, 8년째 불륜
프랑스서 열린 홍상수 회고전 나란히 참석
한국은 패싱·해외서는 당당
홍상수 감독, 김민희 /사진=텐아시아 DB
홍상수 감독, 김민희 /사진=텐아시아 DB
《강민경의 인서트》
영화 속 중요 포인트를 확대하는 인서트 장면처럼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계 이슈를 집중 조명합니다. 입체적 시각으로 화젯거리의 앞과 뒤를 세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본인들은 '사랑'으로 생각하지만, 두 사람을 제외하고 '불륜'으로 부른다. 8년째 불륜 사이를 이어가고 있는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한국은 패싱하고, 해외에서는 당당한 모습이다.

지난 13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에서 '홍상수 회고전'이 개막했다. 개막작으로 '소설가의 영화' 상영도 함께했다. 이 회고전은 오는 3월 5일까지 열리며, 개막작부터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극장전',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밤에 해변에서 혼자', '도망친 여자', '소설가의 영화' 등 27편의 영화를 만나볼 수 있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회고전 개막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검은 코트를 입고 나란히 무대에 올랐다. 영화 상영 전 홍상수 감독은 영어로 "영화를 만들 때 그 순간 내게 주어진 것들에 반응해 담으려고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많은 영화를 만들었지만, 내가 어떤 영화를 만들었는지 뒤를 돌아보지 않으려고 한다. 앞으로도 계속 영화를 만드는 게 나의 소원"이라고 덧붙였다.
홍상수 감독, 김민희 /사진=SNS
홍상수 감독, 김민희 /사진=SNS
화장기 없는 수수한 얼굴의 김민희도 마이크 앞에 섰다. 홍상수 감독은 김민희의 오른쪽에 서서 코트에 두 손을 넣고 그녀를 바라봤다. 김민희는 한국어로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방금 전에 (파리에) 도착했다. 시차 때문에 조금 피곤하고 그렇다. 그래도 이렇게 여러분을 만나서 좋고, 감사하다. 여러분들 가슴 속에 되게 오래 기억될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측은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에게 두 사람의 이름을 각각 새겨넣어 만든 명예석 황금 명패를 선물했다. 또한 두 사람의 이름이 적힌 좌석을 헌정하기도. 무대 인사를 마친 홍상수 감독, 김민희는 현장을 떠났다.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의 허리를 붙잡고 부축하면서 유유히 길을 걸었다.

회고전에 나란히 참석한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 두 사람은 오는 16일부터 시작되는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도 동반 참석한다. 홍상수 감독의 29번째 장편 영화이자 그의 뮤즈 김민희가 제작 실장으로 참여한 '물 안에서'가 인카운터스(Encounters) 부문에 초청됐기 때문.
홍상수 감독, 김민희 /사진=텐아시아 DB
홍상수 감독, 김민희 /사진=텐아시아 DB
홍상수 감독은 베를린국제영화제와 인연이 깊다. '도망친 여자', '인트로덕션', '소설가의 영화', '물 안에서'까지 4년 연속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그뿐만 아니라 '밤의 해변에서'로 은곰상 여우주연상, '도망친 여자'로 은곰상 감독상, '인트로덕션'으로 은곰상 각본상, '소설가의 영화'로 은곰상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김민희의 여우주연상 수상과 3번의 홍상수 감독의 수상 현장에는 두 사람이 늘 함께였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2015년 개봉한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통해 연인으로 발전했다. 이어 2017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사랑하는 사이"라며 연인 사이임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후 두 사람은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만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

두 사람은 한국은 패싱하고 해외에서만 당당하게 손을 잡고 걸어 다닌다. 영화를 계속 만들고 싶다는 홍상수 감독의 바람은 '뮤즈' 김민희와 함께 둘이 만든 '불륜' 영화 안에서 살아가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닐까 싶다.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도 함께할 두 사람의 당당한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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