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조짐≫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SM엔터테인먼트가 최근 1년 사이 운명을 바꿀 싸움을 두 번이나 치렀다. 처음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고 이젠 골리앗과 골리앗의 대결이다. 싸움의 중심은 SM의 창립자이자 최대주주, 총괄 프로듀서였던 이수만 씨다.
SM의 현 상황은 '이수만+하이브'와 'SM 현 경영진+카카오+얼라인파트너스' 연합이다. 하이브와 카카오 치를 지분 확보 전쟁 결과 에 따라 SM은 변화를 맞는다. 하이브가 이기든 카카오가 이기든 SM의 변화는 K팝 시장과 국내 음악 엔터 흐름의 변곡은 불가피 하다.
SM은 국내외 아이돌 시장을 이끌어왔으며 이끌고 있다. H.O.T.와 S.E.S로 아이돌 문화를 만들고 보아와 동방신기 등 아이돌 현지화를 통해 J팝을 밀어냈다. SM이 있었기에 지금의 아이돌 세계가 완성됐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의 지배력은 뛰어났다.
하지만 불투명한 구조가 SM의 발전을 막았다. 이수만 씨의 개인 회사 라이크기획이 프로듀싱 및 음악 자문 병목으로 챙긴 돈만 연간 100억 원. 2000년 SM의 상장부터 라이크기획은 꾸준히 문제점으로 지적받았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이를 지적하고 나섰고, 새 감사가 선임되면서 이수만 씨의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연관이 없는 사업이 정리됐다. '이수만이 아웃'된 SM은 새로운 시대를 준비했다.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는 이수만 씨를 완벽히 배제한 'SM 3.0'을 발표했다. 카카오는 SM 지분 9.05%를 확보하는 유상증자를 골자로 SM과 손을 잡았다.
가신들의 배신에 직면한 이수만 씨가 가진 카드는 많지 않았다. 그가 가진 SM엔터테인먼트의 18.45% 지분이 전부. 이마저도 카카오가 2대 주주가 되는 순간 이수만의 지분은 16%대로 희석된다. 그래서 이수만 씨는 자신의 지분을 하이브 방시혁 의장에게 넘겼다.
카카오의 장미빛 청사진을 피로 물들인 '엔터공룡' 하이브. SM은 자회사 디어유를 통해 버블을 운영 중이다. 버블은 SM 소속 가수 뿐만 아니라 JYP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회사의 아티스트가 입점되어 있다.
하이브가 SM를 인수할 경우 디어유와 위버스의 화학적 결합은 불가피하다. 이 지점에서 카카오의 라이벌 네이버가 등장한다. 하이브와 네이버는 동맹 관계다. 하이브는 네이버의 V라이브를 받아 위버스를 만들었고, 네이버는 위버스 운영사 49%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하이브는 네이버에서 BTS 웹툰도 제작했다. 이에 카카오와 하이브의 SM 인수전을 두고 카카오 대 네이버의 '전의 전쟁'이 발발했다는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이수만 씨는 2020년부터 자신의 지분을 두고 저울질을 해왔다. CJ와 카카오가 유력했고 네이버도 후보였다. 한때 1조까지 부풀려놨던 이수만 씨의 지분. 그는 하이브에 지분 14.8%를 4229억에 팔았다. 1년 전까지 요구했던 금액에 비하면 헐값. 후려쳐서 지킨 명예였다.
SM은 적대적 M&A라며 하이브의 인수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이브는 "이 총괄은 3년 간 해외에서만 프로듀싱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이수만의 SM 복귀'나 경영권 행사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SM의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막지 않겠다는 것. 그럼에도 하이브가 SM의 최대주주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SM과 하이브의 결합은 공룡 엔터를 넘어 공룡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모다. SM 소속 가수는 NCT, 에스파, 보아, 동방신기, 엑소 등이고 하이브에는 방탄소년단,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세븐틴, 뉴진스, 르세라핌 엔하이픈 등이 소속되어 있다. 글로벌 K팝 스타 파이의 절반 이상을 하이브-SM가 보유하게 되는 것.
하이브는 콘텐츠 강화를 위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해왔고 SM 역시 메타버스에 기반을 둔 세계관을 확장시키고 있던 바. 카카오의 경우 멜론을 비롯해 뱅크, 게임, 모빌리티 등 계열사만 118곳이다. 하이브-SM은 엔터를 넘어 더 많은 IP사업과 플랫폼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외신도 주목했다. 블룸버그는 하이브가 K팝 대부(이수만)의 편에 서서 '기술 공룡' 카카오가 엔터 분야에 들어오려는 시도를 막고자 혼란스러운 기업 전쟁의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고 평가했다. K팝이 이미 세계 1등이 된 이상 엔터 경쟁은 무의미, 유통 IP 경쟁이 된 셈이다.
K팝 팬들은 다양성이 힘인 아이돌판에서 대기업(하이브)의 독식을 우려하기도 한다. 일본 아이돌 산업이 쟈니스의 독점으로 서서히 망한 것처럼 K팝 시장이 획일화되는 것을 걱정하는 시선이다.
하이브는 SM의 인수가 양사의 글로벌 역량을 결집시켜 세계 대중음악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로 도약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국내 엔터 양대산맥의 결합으로 K팝의 힘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콘텐츠의 힘이 중요해진 세계 시장에서 하이브-SM이 시장의 흐름을 바꾼다면.
지금은 이수만의 지분과 카카오, 하이브의 인수전에 관심이 쏠려있다. 숲을 본다면 두 엔터의 결합이 글로벌 음악 시장과 콘텐츠 시장의 주도권을 한국으로 가지고 오는 첫 걸음 아닐까.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SM엔터테인먼트가 최근 1년 사이 운명을 바꿀 싸움을 두 번이나 치렀다. 처음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고 이젠 골리앗과 골리앗의 대결이다. 싸움의 중심은 SM의 창립자이자 최대주주, 총괄 프로듀서였던 이수만 씨다.
SM의 현 상황은 '이수만+하이브'와 'SM 현 경영진+카카오+얼라인파트너스' 연합이다. 하이브와 카카오 치를 지분 확보 전쟁 결과 에 따라 SM은 변화를 맞는다. 하이브가 이기든 카카오가 이기든 SM의 변화는 K팝 시장과 국내 음악 엔터 흐름의 변곡은 불가피 하다.
SM은 국내외 아이돌 시장을 이끌어왔으며 이끌고 있다. H.O.T.와 S.E.S로 아이돌 문화를 만들고 보아와 동방신기 등 아이돌 현지화를 통해 J팝을 밀어냈다. SM이 있었기에 지금의 아이돌 세계가 완성됐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의 지배력은 뛰어났다.
하지만 불투명한 구조가 SM의 발전을 막았다. 이수만 씨의 개인 회사 라이크기획이 프로듀싱 및 음악 자문 병목으로 챙긴 돈만 연간 100억 원. 2000년 SM의 상장부터 라이크기획은 꾸준히 문제점으로 지적받았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이를 지적하고 나섰고, 새 감사가 선임되면서 이수만 씨의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연관이 없는 사업이 정리됐다. '이수만이 아웃'된 SM은 새로운 시대를 준비했다.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는 이수만 씨를 완벽히 배제한 'SM 3.0'을 발표했다. 카카오는 SM 지분 9.05%를 확보하는 유상증자를 골자로 SM과 손을 잡았다.
가신들의 배신에 직면한 이수만 씨가 가진 카드는 많지 않았다. 그가 가진 SM엔터테인먼트의 18.45% 지분이 전부. 이마저도 카카오가 2대 주주가 되는 순간 이수만의 지분은 16%대로 희석된다. 그래서 이수만 씨는 자신의 지분을 하이브 방시혁 의장에게 넘겼다.
카카오의 장미빛 청사진을 피로 물들인 '엔터공룡' 하이브. SM은 자회사 디어유를 통해 버블을 운영 중이다. 버블은 SM 소속 가수 뿐만 아니라 JYP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회사의 아티스트가 입점되어 있다.
하이브가 SM를 인수할 경우 디어유와 위버스의 화학적 결합은 불가피하다. 이 지점에서 카카오의 라이벌 네이버가 등장한다. 하이브와 네이버는 동맹 관계다. 하이브는 네이버의 V라이브를 받아 위버스를 만들었고, 네이버는 위버스 운영사 49%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하이브는 네이버에서 BTS 웹툰도 제작했다. 이에 카카오와 하이브의 SM 인수전을 두고 카카오 대 네이버의 '전의 전쟁'이 발발했다는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이수만 씨는 2020년부터 자신의 지분을 두고 저울질을 해왔다. CJ와 카카오가 유력했고 네이버도 후보였다. 한때 1조까지 부풀려놨던 이수만 씨의 지분. 그는 하이브에 지분 14.8%를 4229억에 팔았다. 1년 전까지 요구했던 금액에 비하면 헐값. 후려쳐서 지킨 명예였다.
SM은 적대적 M&A라며 하이브의 인수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이브는 "이 총괄은 3년 간 해외에서만 프로듀싱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이수만의 SM 복귀'나 경영권 행사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SM의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막지 않겠다는 것. 그럼에도 하이브가 SM의 최대주주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SM과 하이브의 결합은 공룡 엔터를 넘어 공룡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모다. SM 소속 가수는 NCT, 에스파, 보아, 동방신기, 엑소 등이고 하이브에는 방탄소년단,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세븐틴, 뉴진스, 르세라핌 엔하이픈 등이 소속되어 있다. 글로벌 K팝 스타 파이의 절반 이상을 하이브-SM가 보유하게 되는 것.
하이브는 콘텐츠 강화를 위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해왔고 SM 역시 메타버스에 기반을 둔 세계관을 확장시키고 있던 바. 카카오의 경우 멜론을 비롯해 뱅크, 게임, 모빌리티 등 계열사만 118곳이다. 하이브-SM은 엔터를 넘어 더 많은 IP사업과 플랫폼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외신도 주목했다. 블룸버그는 하이브가 K팝 대부(이수만)의 편에 서서 '기술 공룡' 카카오가 엔터 분야에 들어오려는 시도를 막고자 혼란스러운 기업 전쟁의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고 평가했다. K팝이 이미 세계 1등이 된 이상 엔터 경쟁은 무의미, 유통 IP 경쟁이 된 셈이다.
K팝 팬들은 다양성이 힘인 아이돌판에서 대기업(하이브)의 독식을 우려하기도 한다. 일본 아이돌 산업이 쟈니스의 독점으로 서서히 망한 것처럼 K팝 시장이 획일화되는 것을 걱정하는 시선이다.
하이브는 SM의 인수가 양사의 글로벌 역량을 결집시켜 세계 대중음악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로 도약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국내 엔터 양대산맥의 결합으로 K팝의 힘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콘텐츠의 힘이 중요해진 세계 시장에서 하이브-SM이 시장의 흐름을 바꾼다면.
지금은 이수만의 지분과 카카오, 하이브의 인수전에 관심이 쏠려있다. 숲을 본다면 두 엔터의 결합이 글로벌 음악 시장과 콘텐츠 시장의 주도권을 한국으로 가지고 오는 첫 걸음 아닐까.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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