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신파·재벌 로맨스에 길 잃은 '대행사'
신파·재벌 로맨스에 길 잃은 '대행사'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유리천장을 뚫은 여성 임원과 그를 둘러싼 사내 정치와 대립, 광고대행사의 전쟁터 같은 치열한 일터의 모습을 담으며 호평받았던 JTBC '대행사'가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길을 잃었다. 자식을 버리고 도망간 엄마의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신파 요소가 추가되고 재벌 3세와 비서의 로맨스를 비중 있게 다루며 이보영의 분량을 잡아먹고 있다. 웰메이드에서 그저그런 막장 드라마로 전락하고 있는 '대행사'의 현주소다.

그러나 고아인이 누군가. 300억 광고로 "법은 완벽하지 않습니다"라는 여론을 형성해 우원회장의 보석 허가를 받아내면서 VC그룹 왕회장 강근철(전국환 분)에게도 신임을 얻었고, 공약으로 내건 6개월 안에 매출 50% 상승도 어렵지 않게 성공할 듯 보인다. 1년 계약직 얼굴 마담 임원이 아닌 그 이상의 자리에 올라서는 것 역시 멀지 않아 보이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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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행사'는 VR 기술을 통해 죽은 딸을 다시 만나는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광고에 빗대어 고아인이 서은자를 너무나도 쉽게 용서하게 했다. 누구보다 냉정하고 남들과 밥을 같이 먹지 않는 고아인이 서은자의 집을 찾아와 밥 먹고 가라는 한 마디에 밥을 먹지 않는가.

시청률 10%를 돌파하며 승승장구 하는 '대행사'. 그러나 후반부에 갈수록 이보영을 제외한 주변 인물들에 분량과 포커스가 맞춰지고, 뻔하고 신파적인 내용이 담기면서 재미를 잃고 있다. 종영까지 6회만을 남겨놓은 상황 속, 또 하나의 용두사미 작품이 탄생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서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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