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방시혁 / 사진=SM엔터테인먼트 하이브 제공
이수만 방시혁 / 사진=SM엔터테인먼트 하이브 제공
방시혁의 하이브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주주의 편에 섰다. '이수만·하이브 vs SM·카카오·얼라인'의 구조가 됐다.

하이브 10일 이수만 SM 최대주주가 보유한 지분 14.8%를 4228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SM 최대주주인 이수만의 지분율은 18.46%. 하이브는 이번 거래로 단숨에 최대 주주에 등극한다. 하이브는 기업결합을 위한 사전 승인이 필요하지 않은 지분 한도가 15%인 만큼, 14.8%까지만 인수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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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는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의 지분과 소액 주주 지분을 같은 가격에 사들여 최대 40%의 지분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하이브는 이날 계열사로부터 3200억 원의 단기차입금을 조달했다. DREAM MAKER Entertainment Limited의 지분 및 주식회사 에스엠브랜드마케팅의 지분 매수 예정이다.

방시혁 의장은 평소 "하이브는 (이수만) 선배님께서 개척하고 닦아오신 길에 레드카펫을 깔아주셔서 꽃길만 걸었다"고 언급할 정도로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 상호 간에 존중과 존경의 관계를 표명해 왔다.

방시혁 의장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올해 초 선포한 ‘Humanity and Sustainability’ 캠페인에 깊은 공감을 표하며, 당시 일련의 사태로 칩거하며 고심 중이던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에게 지속가능한 K-POP의 영향력 활용을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방시혁 의장이 음악인으로서 문화의 가치를 알고, K-POP이 가야 할 미래 방향에 대한 철학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적극적인 지지를 보낼 결심을 하게 됐다고.

방시혁 의장은 "하이브는 이수만 선생님께서 추진해 오신 메타버스 구현, 멀티 레이블 체제 확립, 지구 살리기를 위한 비전 캠페인과 같은 전략적 방향성에 전적으로 공감했다"면서 "하이브의 역량을 투입해 글로벌 시장에서 K-POP의 위상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수만의 개인 회사 라이크기획과 조기 계약 종료를 알린 뒤 그를 완벽히 배제한 'SM 3.0' 시대를 알렸다. 이수만은 프로듀싱 및 음악 자문 등의 명목으로 연간 100억 원 이상을 챙겼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 파트너스는 이러한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수만의 퇴진 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지난 7일 9.05%를 확보하는 유상증자를 골자로 SM과 손을 잡았다. 카카오는 SM의 2대 주주로 등극, 이 과정에서 이수만의 지분은 16%대로 희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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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은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한 신주 발행은 위법이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앞서 이수만은 자신의 지분을 놓고 CJ, 카카오와 협상에 나섰다. 이수만은 까다로운 조건을 걸었고, CJ도 카카오도 이수만의 조건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인수를 포기했다고 알려졌다.

카카오가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 및 얼라인과 뜻을 함께 하면서 이수만은 우군 확보가 시급해졌다. 이수만은 하이브에 본인 지분을 매각할 의지가 없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SM·카카오·얼라인' 연합에 하이브에 손을 내밀었다.

하이브와 카카오가 SM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이수만이 제기한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키가 됐다. 다음달 초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카카오의 투자가 무산되면 하이브 승리로 무게가 기울 가능성이 크기 때문.

하이브는 전신이 된 빅히트 뮤직 외에도 쏘스뮤직, 어도어, KOZ, 빌리프랩, 플레디스 등 여러 레이블을 거느리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가 흡수될 지 이수만이 다시 총괄 프로듀서로 돌아와 지금처럼 운영할 지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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