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은, 영화 '올빼미' 서상궁 役
"롤모델 배두나, 위로 건네는 배우 되고파"
"롤모델 배두나, 위로 건네는 배우 되고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던 소녀는 부모님과 함께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감독 로베르토 베니니, 1997)을 보고 배우의 꿈을 꿨다. 수줍은 성격의 소녀에게 영화 속 세상은 자유롭고 아름다웠다. 소녀는 스크린 속 생동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
작은 눈이 흩날리는 차가운 겨울, 하얀색 원피스를 입은 배우 김예은(33)을 만났다. 맑고 신비로운 눈빛의 김예은은 소탈한 매력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배우의 꿈을 꾼 김예은은 대학 진학을 앞두고 연기의 뜻을 밝혔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연기가 하고 싶었던 김예은은 대학 재학 중 극단에 들어갔다. 영화에 대한 갈증은 더욱 커졌고, 필름메이커스에 들어가 전공을 살려 연출부 생활도 했다. 영화 관계자들의 소개로 오디션도 보게 됐고, 독립 영화도 찍게 됐다. 작은 역할이었지만, 마냥 재미있었다. 영화에 맛을 본 김예은은 영화 '암살'(감독 최동훈, 2015)로 상업 영화에 데뷔했다. 김예은은 당시를 돌아보며 "눈앞에서 오달수, 하정우 선배님이 돌아다니시는데 너무 떨렸다. 꿈만 같았다"고 웃었다.
김예은은 이후에도 롤을 가리지 않고 많은 영화에 출연하며 경험을 쌓았다. 언제고 때가 됐을 때 자신의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올빼미'(감독 안태진)에 캐스팅된 김예은은 서상궁 캐릭터에 그간 쌓아온 내공을 쏟았. 김예은은 소현세자(김성철 분)와 주맹증을 앓고 있는 침술사 경수(류준열 분)의 사이에서 조력하며 섬세하고 밀도 높은 연기를 펼쳤다. 만식(박명훈 분)과의 호흡에서는 예기치 못한 웃음을 선사하며 신스틸러로 역할도 했다.
"현장 자체가 너무 좋았어요. 감독님을 필두로 모든 배우들이 영화를 만들어 가는 느낌이 들었죠. 제 의견도 낼 수 있었고, 이렇게 저렇게 다르 연기도 시도해보고요. 감독님께서 권위적이지 않으셔서 같이 아이디어를 내면서 연기했어요. 스태프들도 너무 감동적이에요. 분장팀이랑 의상팀이 '이번만 볼 거 아니잖아요'라면서 제 이름이 새겨진 배우 케이스를 만들어 주셨더라고요. 정말 감사했어요." 서상궁은 대부분의 신을 소현 세자, 경수와 함께 소화했다. 특히, 김예은은 경수 역의 류준열에 대해 "여러 면에서 많이 도와주셨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예전에 '양치기들'(2016)이란 독립영화를 같이 했었거든요. 그리고 '올빼미'에서 다시 만나게 된 거예요. 같이 연기하면서 조언도 해주시고 많이 도와주셨어요. 연기를 할 때 내 역할에만 몰입하지 말고, 전체의 흐름도 읽고 그 속에서의 내 롤을 생각하며 연기하면 좋겠다는 말이 기억에 남아요."
'올빼미' 전과 후의 김예은은 가르는 것은 '자신감'이다. 이전에 현장에 가면 왜인지 주눅이 들었다는 김예은은 "'올빼미' 현장이 너무 좋고, 좋은 분들이 많았다. 현장을 즐기게 됐고, 내 역할에 대해서도 자신감이 생겼다. 감사하게도 서상궁 캐릭터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기쁘다"고 했다.
김예은의 롤모델은 배우 배두나다. 어딜 가나, 누가 물어도 자신의 롤모델로 배두나를 꼽는다는 김예은은 "멋있는 배우"라며 배두나를 말하며 눈을 반짝거렸다.
"항상 도전하는 행보가 멋있어요. 모든 걸 열어두시고 스스로의 한계를 짓지 않는 분인 거 같아요. 배우에게는 그게 정말 멋진 용기잖아요. 어릴 때 영화 '복수는 나의 것'을 보고 '저 배우는 뭐지?'라고 생각했어요. '날 것을 연기하시는구나' 했어요. 정말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하고, 연기적으로도 정말 좋아해요. 좋아하는 걸 넘어 추앙하는 선배님입니다." 김예은은 배두나와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2019)을 통해 호흡을 맞추며 이른 '성공한 덕후'가 됐다. 김예은은 "너무너무 긴장을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제가 긴장하는 걸 아셨는지, 오셔서 '쫄지마, 잘하던데?'라고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동이었어요. 저뿐만 아니라 촬영장의 모든 분들을 챙기시더라고요. 대인배의 그릇같은 걸 타고나신 거 같아요."
'올빼미' 이후 김예은은 애니메이션 영화 '엄마의 땅'에서 슈라 역의 목소리 연기를 했고, 디즈니+ 시리즈 '레이스'에 출연한다. 향후 이어갈 연기에서는 어떤 역을 맡고 싶냐 물었다. "제가 털털한 편이라서, 청춘물 속 솔직하면서도 외향적인 캐릭터를 연기해 보고 싶어요. 말랑말랑한 감성 연기도 자신이 있거든요. 많은 분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연기하고 싶어요."
배우로서 목표는 "관객들에게 위로를 주는 배우"라고 밝힌 김예은은 "날 것 같은 매력으로 솔직한 저를 드러내면서 연기하고 싶다. 좋은 작품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바랐다. 다가오는 설에는 풋살 클럽의 친구들과 강원도로 캠핑을 간다. 부모님은 섭섭하실 수도 있지만, 쉼을 통해서 재충전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떡국은 컵라면으로 먹고, 고기 구워 먹겠다"는 김예은은 텐아시아 구독자를 향해 새해 인사를 전했다. "2022년 고생 많으셨을 텐데, 2023년은 고생은 좀 덜하시길 바랄게요. 돈은 많이 버시고 원하는 걸 이루시는 한 해가 되시길 바라요. 건강이 최고니까 꼭 건강하시고요!"
털털하고 밝은 미소 뒤 김예은의 말속에는 배우로서 고민과 묵직한 무게감도 느껴졌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듯, 그 고민 끝에는 해답을 찾을 것이다. 김예은의 얼굴에서 스크린 위에서 만개하는 한 송이의 꽃이 보였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작은 눈이 흩날리는 차가운 겨울, 하얀색 원피스를 입은 배우 김예은(33)을 만났다. 맑고 신비로운 눈빛의 김예은은 소탈한 매력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배우의 꿈을 꾼 김예은은 대학 진학을 앞두고 연기의 뜻을 밝혔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연기가 하고 싶었던 김예은은 대학 재학 중 극단에 들어갔다. 영화에 대한 갈증은 더욱 커졌고, 필름메이커스에 들어가 전공을 살려 연출부 생활도 했다. 영화 관계자들의 소개로 오디션도 보게 됐고, 독립 영화도 찍게 됐다. 작은 역할이었지만, 마냥 재미있었다. 영화에 맛을 본 김예은은 영화 '암살'(감독 최동훈, 2015)로 상업 영화에 데뷔했다. 김예은은 당시를 돌아보며 "눈앞에서 오달수, 하정우 선배님이 돌아다니시는데 너무 떨렸다. 꿈만 같았다"고 웃었다.
김예은은 이후에도 롤을 가리지 않고 많은 영화에 출연하며 경험을 쌓았다. 언제고 때가 됐을 때 자신의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올빼미'(감독 안태진)에 캐스팅된 김예은은 서상궁 캐릭터에 그간 쌓아온 내공을 쏟았. 김예은은 소현세자(김성철 분)와 주맹증을 앓고 있는 침술사 경수(류준열 분)의 사이에서 조력하며 섬세하고 밀도 높은 연기를 펼쳤다. 만식(박명훈 분)과의 호흡에서는 예기치 못한 웃음을 선사하며 신스틸러로 역할도 했다.
"현장 자체가 너무 좋았어요. 감독님을 필두로 모든 배우들이 영화를 만들어 가는 느낌이 들었죠. 제 의견도 낼 수 있었고, 이렇게 저렇게 다르 연기도 시도해보고요. 감독님께서 권위적이지 않으셔서 같이 아이디어를 내면서 연기했어요. 스태프들도 너무 감동적이에요. 분장팀이랑 의상팀이 '이번만 볼 거 아니잖아요'라면서 제 이름이 새겨진 배우 케이스를 만들어 주셨더라고요. 정말 감사했어요." 서상궁은 대부분의 신을 소현 세자, 경수와 함께 소화했다. 특히, 김예은은 경수 역의 류준열에 대해 "여러 면에서 많이 도와주셨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예전에 '양치기들'(2016)이란 독립영화를 같이 했었거든요. 그리고 '올빼미'에서 다시 만나게 된 거예요. 같이 연기하면서 조언도 해주시고 많이 도와주셨어요. 연기를 할 때 내 역할에만 몰입하지 말고, 전체의 흐름도 읽고 그 속에서의 내 롤을 생각하며 연기하면 좋겠다는 말이 기억에 남아요."
'올빼미' 전과 후의 김예은은 가르는 것은 '자신감'이다. 이전에 현장에 가면 왜인지 주눅이 들었다는 김예은은 "'올빼미' 현장이 너무 좋고, 좋은 분들이 많았다. 현장을 즐기게 됐고, 내 역할에 대해서도 자신감이 생겼다. 감사하게도 서상궁 캐릭터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기쁘다"고 했다.
김예은의 롤모델은 배우 배두나다. 어딜 가나, 누가 물어도 자신의 롤모델로 배두나를 꼽는다는 김예은은 "멋있는 배우"라며 배두나를 말하며 눈을 반짝거렸다.
"항상 도전하는 행보가 멋있어요. 모든 걸 열어두시고 스스로의 한계를 짓지 않는 분인 거 같아요. 배우에게는 그게 정말 멋진 용기잖아요. 어릴 때 영화 '복수는 나의 것'을 보고 '저 배우는 뭐지?'라고 생각했어요. '날 것을 연기하시는구나' 했어요. 정말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하고, 연기적으로도 정말 좋아해요. 좋아하는 걸 넘어 추앙하는 선배님입니다." 김예은은 배두나와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2019)을 통해 호흡을 맞추며 이른 '성공한 덕후'가 됐다. 김예은은 "너무너무 긴장을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제가 긴장하는 걸 아셨는지, 오셔서 '쫄지마, 잘하던데?'라고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동이었어요. 저뿐만 아니라 촬영장의 모든 분들을 챙기시더라고요. 대인배의 그릇같은 걸 타고나신 거 같아요."
'올빼미' 이후 김예은은 애니메이션 영화 '엄마의 땅'에서 슈라 역의 목소리 연기를 했고, 디즈니+ 시리즈 '레이스'에 출연한다. 향후 이어갈 연기에서는 어떤 역을 맡고 싶냐 물었다. "제가 털털한 편이라서, 청춘물 속 솔직하면서도 외향적인 캐릭터를 연기해 보고 싶어요. 말랑말랑한 감성 연기도 자신이 있거든요. 많은 분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연기하고 싶어요."
배우로서 목표는 "관객들에게 위로를 주는 배우"라고 밝힌 김예은은 "날 것 같은 매력으로 솔직한 저를 드러내면서 연기하고 싶다. 좋은 작품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바랐다. 다가오는 설에는 풋살 클럽의 친구들과 강원도로 캠핑을 간다. 부모님은 섭섭하실 수도 있지만, 쉼을 통해서 재충전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떡국은 컵라면으로 먹고, 고기 구워 먹겠다"는 김예은은 텐아시아 구독자를 향해 새해 인사를 전했다. "2022년 고생 많으셨을 텐데, 2023년은 고생은 좀 덜하시길 바랄게요. 돈은 많이 버시고 원하는 걸 이루시는 한 해가 되시길 바라요. 건강이 최고니까 꼭 건강하시고요!"
털털하고 밝은 미소 뒤 김예은의 말속에는 배우로서 고민과 묵직한 무게감도 느껴졌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듯, 그 고민 끝에는 해답을 찾을 것이다. 김예은의 얼굴에서 스크린 위에서 만개하는 한 송이의 꽃이 보였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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