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갈매기' 아르까지나 역 소유진 인터뷰
"이번 설 연휴 중 하루 공연이 있어요. 학원도 쉬니까 아이들을 봐야죠. 저는 공연으로, 아이들은 학원 다녀서 바쁘지만 설 연휴에는 아이들과 있어야죠."
소유진에게 '배우', 'MC', '백종원 아내', '워킹맘' 등 여러 가지 수식어가 붙는다. 이번 설 연휴에 배우 소유진은 아내와 엄마로 돌아간다. 물론 공연이 없는 날 한정이다.
지난해 12월 21일 개막해 오는 2월 5일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연극 '갈매기'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극작가 안톤 체홉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작품. 인물들 간의 비극적인 사랑과 처절한 갈등, 인간 존재의 이유와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소유진은 극 중 아르까지나 역을 맡았다. 아르까지나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여배우이자 젊은 유명작가와 사랑에 빠진 인물. 그는 일명 '소르까지나'로 불리고 있다. 소유진은 배우로 시작했고, 지금도 연기에 대한 갈망이 크다.
소유진은 2021년 '리어왕'을 시작으로 '82년생 김지영', 지금 공연 중인 '갈매기'까지 3연속 연극 작품을 선택했다. 그는 "연극을 선택한 이유는 아이들이 제일 크다. 드라마, 영화는 스케줄이 정해지면 장소 섭외 등 변동이 많다. 아침에 나갔다가 밤에 들어오는 일이 많다. 하지만 연극은 연습 시간, 공연 시간이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첫째와 둘째가 이제 초등학교 2학년, 1학년이다. 연극을 하지 않으면 아이들을 더 잘 볼 수 있겠지만, 저는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 일하고 싶은데, 일에 매여버리면 아이들에게 미안할 것 같았다. 그래서 연극을 선택하게 됐다. 초등학교 1, 2학년일 때 아이들이 자리를 잡아야 하고, 엄마의 손이 많이 가지 않나. 그런데 내 일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소유진은 "그래서 출퇴근하는 엄마처럼 아이들에게 미션을 주고, 저는 제 일하고 시간대별로 계획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서 좋다. 연극을 하면 일을 계획적으로 정확히 할 수 있기에 남편도 아주 만족하고 있다. 공연 스케줄을 남편에게 보내주면 '왜 전화를 안 받아?'라고 하기보다 '지금 공연장에 있겠구나'라고 알 수 있다. 서로에게 안정적이다. 그래서 연극을 연달아서 하게 됐다. 아이들도 케어하면서 연기를 하는 게 즐겁더라"며 웃었다.
소유진이 '갈매기'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이순재 때문이다. 그는 "'리어왕' 때 이순재 선생과 작업하면서 정말 좋았다. 앞서 말한 적이 있는데, '이순재 선생님을 내가 왜 좋아하지?'라고 생각해봤다. 지금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7년째인데, 이순재 선생님보다 아버지의 나이가 10살이 더 많다. 우리 아버지도 이순재 선생님처럼 박식하시고, 그냥 같이 있으면 좋다는 느낌이 든다"며 웃었다.
또한 "이순재 선생님은 말이 많이 없으시다. 그런 선생님이 한 번 웃어주고, 토닥여주면 믿음이 생긴다. 든든하면서 감사하다.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도 얻는다. 선생님과 함께 있다는 걸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순재 선생님이 연출해서 선택했다기 보다 함께하는 게 좋아서 선택하게 됐다"며 "선생님이 추구하는 연출 방향은 끝이 모아져 있다. 규율이 있지만, 그 안에 자유로움이 있다. 선생님의 연출에는 감동이 있다. 그리고 함께 연기할 수 있기에 선생님의 많은 흔적을 느낄 수 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아르까지나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여배우이자 젊은 유명작가와 사랑에 빠진 인물이다. '갈매기' 속 아르까지나를 통해 도전에 나선 소유진. 그는 "아르까지나는 도전해보는 캐릭터다. 지금까지 '소유진'을 떠올렸을 때 떠올랐던 그런 캐릭터가 아니다. 완전 색다른 캐릭터다. 저도 연습하고 무대 위에서 연기를 펼치는데, 관객이 그런 모습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아르까지나는 명성은 떨어져 가고 있는데 명성에 집착하는 인물이다. 아들을 사랑하지만, 사랑하는 방법을 모른다. 저는 지금 세 아이의 엄마고, 아이들에게 잘하고 있다. 저와는 정반대의 캐릭터다. 그런데 나와 정반대인 캐릭터를 연구하는 것도 재밌더라. 저도 겉으로 보기에는 여배우에다가 아이도 있지만, 여배우로서 살아온 삶이 20년이 넘는다. 그래서 아르까지나와 비슷한 게 많다. 처음에는 잠이 안 잡혔는데 합의점을 찾는 게 재밌었고, 나와 반대인 역할도 매력이 있더라"고 전했다.
소유진은 "똑같은 대사를 하는데 늘 다르다. 똑같은 옷을 입고, 대사를 해도 어느 날은 내 바이오리듬에 따라 공연이 달라진다. 그런데 관객은 처음 보는 거지 않나. 내가 매너리즘에 빠질 수 없게 만들어서 늘 새롭다. 제가 똑같이 해도 날마다 관객의 반응이 다르다. 연기할 때 관객의 반응이 새롭고, 신기하다. 사실 이러한 경험은 관객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관객의 반응이 무대 위에서 직접적으로 느껴진다. 그래서 무대의 매력이 끝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소유진은 남편 백종원의 든든한 서포트를 받고 있다. 그는 "남편이 김도 다섯 박스나 해놨다. 식사할 때 김이 있으면 좋지 않나. 양념 소스나 컵라면도 해준다. 남편이 이순재 선생님을 존경한다. 이순재 선생님이 빵을 좋아한다고 해서 많이 보내준다. 남편이 항상 '선생님 정말 대단하다'고 말을 많이 한다. 선생님의 건강을 물어보기도 한다. '골목식당'에서 론칭한 팥죽도 선생님이 좋아한다고 해서 계속 보내드린다. 마음이 가서 해주는 거다. '리어왕' 때도 서포트를 많이 해줬다"고 설명했다.
소유진에게 '갈매기'는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그는 "연극을 1년에 3편이나 하게 됐다. 무대뿐만 아니라 내 모습이 어색하지 않은 배우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저한테는 1년에 3편 리어왕이 작년에 끝났다. 관객에게는 쉽게 만들었으니 고전인데도 극이 어렵지 않고 재밌게 받아들였으면 한다. 그만큼 저에게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소유진은 "무대도 좋지만, 드라마도 하고 싶다. 드라마 출연도 열려있다. 저도 이것저것 안 가린다. 지금 시대극을 하고 있으니까 농담으로 '판타지를 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무대 위에서 공연을 끝내면 타임머신을 타고 집으로 가는 것 같다. 지금처럼 시대극도 좋고, 사극도 좋고, 판타지도 좋다. 모든 장르가 다 좋다"고 강조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소유진에게 '배우', 'MC', '백종원 아내', '워킹맘' 등 여러 가지 수식어가 붙는다. 이번 설 연휴에 배우 소유진은 아내와 엄마로 돌아간다. 물론 공연이 없는 날 한정이다.
지난해 12월 21일 개막해 오는 2월 5일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연극 '갈매기'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극작가 안톤 체홉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작품. 인물들 간의 비극적인 사랑과 처절한 갈등, 인간 존재의 이유와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소유진은 극 중 아르까지나 역을 맡았다. 아르까지나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여배우이자 젊은 유명작가와 사랑에 빠진 인물. 그는 일명 '소르까지나'로 불리고 있다. 소유진은 배우로 시작했고, 지금도 연기에 대한 갈망이 크다.
소유진은 2021년 '리어왕'을 시작으로 '82년생 김지영', 지금 공연 중인 '갈매기'까지 3연속 연극 작품을 선택했다. 그는 "연극을 선택한 이유는 아이들이 제일 크다. 드라마, 영화는 스케줄이 정해지면 장소 섭외 등 변동이 많다. 아침에 나갔다가 밤에 들어오는 일이 많다. 하지만 연극은 연습 시간, 공연 시간이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첫째와 둘째가 이제 초등학교 2학년, 1학년이다. 연극을 하지 않으면 아이들을 더 잘 볼 수 있겠지만, 저는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 일하고 싶은데, 일에 매여버리면 아이들에게 미안할 것 같았다. 그래서 연극을 선택하게 됐다. 초등학교 1, 2학년일 때 아이들이 자리를 잡아야 하고, 엄마의 손이 많이 가지 않나. 그런데 내 일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소유진은 "그래서 출퇴근하는 엄마처럼 아이들에게 미션을 주고, 저는 제 일하고 시간대별로 계획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서 좋다. 연극을 하면 일을 계획적으로 정확히 할 수 있기에 남편도 아주 만족하고 있다. 공연 스케줄을 남편에게 보내주면 '왜 전화를 안 받아?'라고 하기보다 '지금 공연장에 있겠구나'라고 알 수 있다. 서로에게 안정적이다. 그래서 연극을 연달아서 하게 됐다. 아이들도 케어하면서 연기를 하는 게 즐겁더라"며 웃었다.
소유진이 '갈매기'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이순재 때문이다. 그는 "'리어왕' 때 이순재 선생과 작업하면서 정말 좋았다. 앞서 말한 적이 있는데, '이순재 선생님을 내가 왜 좋아하지?'라고 생각해봤다. 지금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7년째인데, 이순재 선생님보다 아버지의 나이가 10살이 더 많다. 우리 아버지도 이순재 선생님처럼 박식하시고, 그냥 같이 있으면 좋다는 느낌이 든다"며 웃었다.
또한 "이순재 선생님은 말이 많이 없으시다. 그런 선생님이 한 번 웃어주고, 토닥여주면 믿음이 생긴다. 든든하면서 감사하다.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도 얻는다. 선생님과 함께 있다는 걸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순재 선생님이 연출해서 선택했다기 보다 함께하는 게 좋아서 선택하게 됐다"며 "선생님이 추구하는 연출 방향은 끝이 모아져 있다. 규율이 있지만, 그 안에 자유로움이 있다. 선생님의 연출에는 감동이 있다. 그리고 함께 연기할 수 있기에 선생님의 많은 흔적을 느낄 수 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아르까지나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여배우이자 젊은 유명작가와 사랑에 빠진 인물이다. '갈매기' 속 아르까지나를 통해 도전에 나선 소유진. 그는 "아르까지나는 도전해보는 캐릭터다. 지금까지 '소유진'을 떠올렸을 때 떠올랐던 그런 캐릭터가 아니다. 완전 색다른 캐릭터다. 저도 연습하고 무대 위에서 연기를 펼치는데, 관객이 그런 모습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아르까지나는 명성은 떨어져 가고 있는데 명성에 집착하는 인물이다. 아들을 사랑하지만, 사랑하는 방법을 모른다. 저는 지금 세 아이의 엄마고, 아이들에게 잘하고 있다. 저와는 정반대의 캐릭터다. 그런데 나와 정반대인 캐릭터를 연구하는 것도 재밌더라. 저도 겉으로 보기에는 여배우에다가 아이도 있지만, 여배우로서 살아온 삶이 20년이 넘는다. 그래서 아르까지나와 비슷한 게 많다. 처음에는 잠이 안 잡혔는데 합의점을 찾는 게 재밌었고, 나와 반대인 역할도 매력이 있더라"고 전했다.
소유진은 "똑같은 대사를 하는데 늘 다르다. 똑같은 옷을 입고, 대사를 해도 어느 날은 내 바이오리듬에 따라 공연이 달라진다. 그런데 관객은 처음 보는 거지 않나. 내가 매너리즘에 빠질 수 없게 만들어서 늘 새롭다. 제가 똑같이 해도 날마다 관객의 반응이 다르다. 연기할 때 관객의 반응이 새롭고, 신기하다. 사실 이러한 경험은 관객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관객의 반응이 무대 위에서 직접적으로 느껴진다. 그래서 무대의 매력이 끝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소유진은 남편 백종원의 든든한 서포트를 받고 있다. 그는 "남편이 김도 다섯 박스나 해놨다. 식사할 때 김이 있으면 좋지 않나. 양념 소스나 컵라면도 해준다. 남편이 이순재 선생님을 존경한다. 이순재 선생님이 빵을 좋아한다고 해서 많이 보내준다. 남편이 항상 '선생님 정말 대단하다'고 말을 많이 한다. 선생님의 건강을 물어보기도 한다. '골목식당'에서 론칭한 팥죽도 선생님이 좋아한다고 해서 계속 보내드린다. 마음이 가서 해주는 거다. '리어왕' 때도 서포트를 많이 해줬다"고 설명했다.
소유진에게 '갈매기'는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그는 "연극을 1년에 3편이나 하게 됐다. 무대뿐만 아니라 내 모습이 어색하지 않은 배우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저한테는 1년에 3편 리어왕이 작년에 끝났다. 관객에게는 쉽게 만들었으니 고전인데도 극이 어렵지 않고 재밌게 받아들였으면 한다. 그만큼 저에게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소유진은 "무대도 좋지만, 드라마도 하고 싶다. 드라마 출연도 열려있다. 저도 이것저것 안 가린다. 지금 시대극을 하고 있으니까 농담으로 '판타지를 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무대 위에서 공연을 끝내면 타임머신을 타고 집으로 가는 것 같다. 지금처럼 시대극도 좋고, 사극도 좋고, 판타지도 좋다. 모든 장르가 다 좋다"고 강조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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