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의 기록을 다시 씁니다. 화제가 되는 이슈를 분석해 어제의 이야기를 오늘의 기록으로 남깁니다.
영화판에서 어린 신인 배우는 착취의 대상이 될 때가 많다. 작품성, 예술성을 빌미로 벗기고 거장이라는 이름 아래 감정은 묵살한다. 피해자는 늘 미성년자와 신인이다. 사회적 위치가 낮은 이들은 위압을 가하면 거부할 수 없다. 억울할 틈도 없이 벗고 요구하는 장면을 촬영해야한다. 성관계건 강간을 다루는 장면이건 결국 성적 피해. 예술의 탈을 쓴 폭력이다.
최근 '로미오와 줄리엣'의 올리비아 핫세(줄리엣 역)와 레오나드 위팅(로미오 역)이 제작사 파라마운트를 상대로 6000억원대 천문학적 소송을 제기했다. 미성년자였던 자신들을 성추행하고 착취했다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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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은 촬영 전 두 사람에게 피부색깔의 속옷을 입고 촬영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실제 촬영을 다르게 진행됐다. 나체 촬영을 통보했고, 맨몸이 드러나지 않게 카메라 위치를 조정하겠다고 했지만 배우들의 몸은 그대로 노출됐다.
올리비아 핫세와 레오나드 위팅은 "감독은 반드시 나체로 촬영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영화가 실패하고 배우들의 커리어도 망가질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배우들로선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이로 인해 수십년간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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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슈나이더는 "죽을 때까지 감독을 용서하지 않겠다"고 했다. 마리아 슈나이더의 삶은 해당 영화 이후 망가졌다. 그는 약물에 중독됐고 극단적 선택을 여러 번 시도하다 사망했다.
10대 배우를 성착취한 감독은 국내에도 있다. 배우 이상아도 1985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길소뜸'에서 임권택의 요구로 전라노출을 했다. 이상아의 나이 고작 15살. 이상아는 "벗어야 한다고 해서 못 하겠다고 했는데, 임권택 감독님이 '너 돈 많니?'라고 물었다. '너 돈 많으면 이때까지 찍은 필름 다 물어내고 가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벗어야 뜬다고? 예술로 포장된 미성년 성착취…보호 없고 소비만 남은 노출 [TEN스타필드]](https://img.tenasia.co.kr/photo/202301/BF.32286758.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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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를 불문하고 노출신은 남성의 시선으로만 이뤄진다. 성범죄를 당하는 여자에게 포커스를 맞춘다. 강간을 성관계처럼 연출하고 적나라하게 훑는다. 영화 속 성폭행 장면만 따로 편집해 포르노처럼 소비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위압과 무언의 폭력이 오가는 노출이 어떻게 예술이 되고 명작이 될 수 있나. 예술로 포장하지만 결국엔 착취고 소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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