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와 후크의 다른 계산법, 50억 받은 이승기의 선택은 기부 [TEN피플]
후크엔터테인먼트(이하 후크)와 미정산금 소송을 진행 중인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후크의 계산법에 분노했다. 그는 후크가 멋대로 계산해 입금한 '50억'과 앞으로 받을 미정산금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히 돈을 받고자 벌인 소송이 아니기에 소송 경비를 제외하고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것.

이승기는 지난 18년간 후크로부터 음원 수익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회사를 상대로 정산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달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후크의 권진영 대표는 잘못을 인정하며 "개인 재산으로 처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양측은 정산해야 할 금액을 두고 합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서로가 주장하는 금액에 큰 차이가 있어 합의에 실패했다. 후크는 관련자료를 이승기에게 전달했으나 사측이 계산한 금액과 이승기 측이 요구한 금액이 달랐다.
이승기와 후크의 다른 계산법, 50억 받은 이승기의 선택은 기부 [TEN피플]
후크와 이승기는 같은 날 전혀 다른 입장을 냈다. 후크는 이승기와 정산문제로 길게 분쟁하고 싶지 않아 미지급 정산금 29억원 상당과 그에 대한 지연이자 12억 상당을 지급했다고 했다. 또 이승기에 대한 정산금 채무가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받아 정산금 관련 분쟁을 종결하기 위해 법원에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승기의 입장은 달랐다. 이승기에게 입금된 약 50억은 후크가 멋대로 계산해 입금한 돈. 이승기는 "일방적으로 '미지급금' 지급이라는 명목으로 사건을 매듭지으려 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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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는 후크에 몸담았던 18년 동안 '음원 수익'과 관련된 정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이에 더해 '마이너스 가수'라는 말을 들으며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하고 활동해왔다. 돌이켜보면 이승기는 '국민 남동생' 명성에 비해 가수 활동엔 자신이 없었다. 예능과 연기에 집중하면서 앨범 활동은 잠시 중단하기도 했다.

이승기가 예능에서 노래를 부른 뒤 그의 가수 복귀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고, 그는 2020년 정규 7집을 냈다. 2015년 정규 6집을 발표한 뒤 무려 5년 만에 내는 신곡이었다.

18년을 '마이너스 가수'라 가스라이팅 당하며 가수로서 자존감과 자신감도 꺾였던 이승기. 사실을 파악한 그에게 남은 감정은 배신감과 실망감, 원망과 자책이었다. 이승기는 받지 못한 돈 때문에 소송을 건 것이 아니라 누군가 흘린 땀의 가치가 누군가의 욕심에 부당하게 쓰여서는 안된다는 '사명'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승기는 "후크가 어떤 근거로 어떤 방식으로 저렇게 계산했는지 모른다. 다만 후크의 계산법을 이해할 수 없기에 앞으로 계속 법정에서 다툴 것 같다. 지리한 싸움이 될 것이며, 이를 지켜보는 대중분들께 피로감을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미정산금이 얼마가 되든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50억 역시 자신의 10~30대의 땀이 들어있는 크고 소중한 돈이지만,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을 위해 쓰인다면 행복과 가치는 단순히 50억 이상이라는 마음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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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는 "진짜 몸이 불편해 거동 조차 힘든 분들이 많다. 꿈이 있지만 형편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는 친구들도 많다.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서 제대로 조치를 받지 못하는 분들도 있다"면서 "작은 한 걸음부터 실천에 옮기겠다"고 말했다.

후크와 이승기의 다른 계산법. 이 '50억'을 두고 후크는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이승기는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법원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 지 결과는 나오지 않았으나 이승기의 기부 결정으로 여론은 그의 편에 서게 됐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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