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거사 다룬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 '영웅'
"'아바타'가 시각적 강점이 있다면, '영웅'은 시청각 종합선물세트"

12월 21일 개봉
윤제균 감독 /사진 = CJ ENM
윤제균 감독 /사진 = CJ ENM
윤제균 감독이 8년 만의 감독작인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 '영웅'에 대해 "가슴 뜨거워지는 영화"라고 자평했다.

윤제균 감독은 14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영웅'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윤제균 감독은 이번 영화의 뮤지컬 넘버를 라이브 녹음하기로 결정하고 나서 큰 고통이 시작됐다며 웃었다. 감정선이 풍성하게 들어간 연기와 현장감이 넘치는 노래가 동시에 맞아떨어지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며 라이브 녹음을 위해 했던 극한의 고통들을 털어놨다.

"노래를 너무 잘했는데 연기가 진정성이 안 느껴진다면 오케이 낼 수가 없죠. 연기가 좋은데, 노래가 좀 아쉬우면 그것도 안되잖아요. 두 가지 다 만족이 되어야 오케이가 나오죠. 그래서 테이크를 정말 많이 가져갔어요. 격정적인 넘버에서는 3-4번 부르면 배우들은 거의 탈진을 하더라고요. 배우들도 인간인지라 짜증이 나고, 저는 '이 정도면 되지 않았냐' 하더라도, 테이크를 더 가져가고 싶은 욕심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무릎 많이 꿇었죠."

윤제균 감독은 라이브 현장 녹음을 위해 한 겨울 패딩도 입을 수 없고, 바닥에는 담요를 깔아야 했으며, 신발도 헝겊으로 감싸야 했던 고충을 연달아 말했다. 정말 잘 나온 테이크가 있었는데 한 스태프가 기침을 참지 못해 다시 찍어야 했던 일화도 설명하며 그 때의 어려움을 회상했다.

윤 감독은 "후시 녹음을 할 걸 일말의 후회가 있지는 않았냐"는 말에 "일말이 아니라 촬영 내내 '후시로 갈 걸' 생각했다. 현장이 너무 힘들어져서 '후시로 갈걸 하는 후회 아닌 후회는 했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100% 라이브 뮤지컬 영화의 기회가 온다면 하겠냐"는 질문에도 "안 할 것 같다, 아 모르겠다. 1000억 있었으면 라이브로 했을 거다"라며 "이번에 너무 고생을 많이 했다. 이번 '영웅'이 제 필모 중 에너지 소비 제일 힘들었고 제일 스트레스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오는 21일 개봉을 앞둔 '영웅'은 14일 개봉한 할리우드 거대작 '아바타:물의 길'(감독 제임스 카메론)과 경쟁한다. 앞서 제작보고회에서 "'아바타'도 잘되어서 극장가를 좀 살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는 윤제균 감독은 "'아바타'가 시각적으로 즐겁다면 저희 영화는 가슴이 뜨거워지는 영화가 아닐까"라고 말했다.
윤제균 감독 /사진 = CJ ENM
윤제균 감독 /사진 = CJ ENM
윤제균 감독은 '영웅' 개봉을 앞두고 "원래 떠는 스타일 아닌데 많이 떨린다"고 재차 언급했다.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솔직한 심정이 있어요. 그런데 모든 걸 다 떠나서 보신 분들이 이 영화를 진짜 만족하시고 칭찬해주신다면 지금 같은 부담감이 많이 좀 없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작품으로 사랑 받고 싶어요. 제가 개봉을 앞두고 스태프들과 배우들에게 딱 한 마디 했어요. '간절히 기도하자'고요. 영화 잘 만들어 놓은 다음에는 할 수 있는 게 그것 밖에 없는 거 같아요."

'해운대'(2009), '국제시장'(2014)으로 '쌍 천만'에 빛나는 윤제균 감독은 8년 만에 '영웅'을 내놨다.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다. 국내 최초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로 70% 이상의 넘버가 라이브로 녹음돼 생생한 감정을 전달한다.

12월 21일 개봉.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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