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줄리안 마쉬 역 송일국 인터뷰
"노래하는 게 재밌다. 늦바람이 들었다고 해야 하나. 저는 가리지 않는다. 늦게 눈을 뜨지 않았나. 무대가 정말 좋다. 공연을 한 지 10년 만에 걸음마를 시작한 느낌이다."
배우 송일국이 공연 시작한 지 10년 만에 걸음마를 시작한 느낌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제서야 배우가 무대에 두 발로 서는 느낌을 알게 됐다고 했다.
송일국은 1998년 MBC 27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배우에 뜻이 없었지만, 어머니 김을동과 함께 드라마 '용의 눈물'에서 호흡을 맞춘 유동근의 '네 얼굴이면 배우 하겠다'는 한 마디가 그의 꿈을 바꿔놨다. 미대와 디자인을 꿈꿨던 송일국이 아무 생각 없이 응시했다가 턱걸이로 공채 탤런트로 합격했다. 송일국은 "원래 전 미대에 가려고 했다. 연영과도 미대 가려다가 못 가서 간 거다. 블루오션인 무대 미술을 하라고 하더라. 무대 미술을 잘하려면 배우의 동선을 알아야 하니 연영과에 가라고 하더라. 그래서 지원했지만, 방황을 엄청나게 했다. 20대 기억을 지우고 싶은 정도로 방황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러다가 어머니가 힘드시니까 운전해주러 '용의 눈물' 촬영장에 갔다. 유동근 선배가 '네 얼굴이면 배우 하겠다'고 하시더라. 그때 마침 대학 친한 친구들이 있었는데 방송사 공채 시험을 친다고 하더라. 아무 생각 없이 했다가 마지막 나이로 턱걸이했다. 그때 제가 나이가 많았다. 홍은희 씨는 가장 어렸다. 저도 은희도 이쪽이 꿈이 아니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연수받는데 은희와 제가 제일 적응 못했다"고 설명했다.
송일국은 드라마 '보디가드', '애정의 조건', '해신', '주몽', '바람의 나라', '장영실' 등에 출연했다. '나는 너다' 1인 2역을 통해 첫 무대에 올랐고, 2016년 '브로드웨이 42번가'로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도전했다. 송일국은 2016년 처음을 시작으로 2020년, 2022년까지 3연에 참여했다. 현재 공연 중인 '브로드웨이 42번가'는 1996년 대한민국 최초 정식 라이선스 뮤지컬로 시작했으며, 1930년대 경제 대공황 시기 뉴욕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스타를 꿈꾸는 코러스 걸 페기와 연출가 줄리안, 한물간 프리마돈나 도로시의 이야기.
송일국은 극 중 줄리안 마쉬를 연기한다. 브로드웨이 최고의 연출가로 최고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카리스마 있고 냉철한 판단을 내리는 리더다.
송일국은 "노래하는 게 너무 재밌다. 사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하기 전까지 애국가밖에 안 불렀던 사람이다. 노래 연습을 하면서 음이 한 옥타브 올라갔다. 음악 감독님이 제게 보이스 톤이 좋다고 하시더라. 평생 노래를 안 했던 사람이라 음정을 정확히 내는 게 힘들다. 애들과 피아노를 치면서 연습한다. 대한이가 피아노를 잘 친다. 노래하는 것에 늦바람이 들었다고 해야 하나"라며 웃었다. 이어 "지난 시즌에는 강한 카리스마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그 안에서 디테일을 잡으려고 한다. 인간적인 부분을 연출님이 신경 써주셨다. 그전에는 쇼와 화려하다 보니 도로시와 대립하는 게 안 살았다. 이제는 드라마가 전보다 많이 살게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스토리도 기억에 남게 하는 게 우리 목표였다. 목표를 잘 이뤘다고 생각한다. 장담하는데 저번이랑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꼭 봐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송일국은 과거에 지인들을 공연에 초대하기 민망할 정도의 실력이었지만, 지금은 나아졌다고. 오히려 지인들에게 많이 보러 오라고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저는 예민한 배우가 아니라 둔한 배우다 보니까 늘 제 공연 영상을 촬영한다. 그래서 다른 배우들보다 몇 배 더 노력해야 한다. 늘 촬영하고 확인하는데, 조금씩 매회 나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일국은 가족을 늘 첫 공연에 초대한다고. 그는 "이번에도 가족들을 첫 공연에 초대했다. 그런데 모친이 제 공연을 보시고 걱정이 많으셨는지 종혁 씨 공연을 보셨다고 하시더라. 어머니와 배우인 제 여동생이 저에게는 평론가시다. 아내 역시 합창반을 했기 때문에 음감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또한 "첫 공연을 한 뒤 얼마나 깨졌는지 모른다. 어머니가 걱정이 많이 되셨는지 별걸 다 지적하시더라. 종혁 씨 공연을 보고 참고할 게 있다면 보고 이야기를 좀 하자고 하시더라. 그래서 집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제게 가장 어려운 평론가가 어머니와 여동생이다. 첫 공연을 본 여동생은 제게 '살 조금 더 빼'라고 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송일국은 판사 아내가 해준 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아내가 어머니한테 '남편을 존경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갑자기 무슨 소리야?'라고 했다. 아내가 저에 대해 드라마 배우로 정점을 찍은 배우가 새롭게 도전하는 게 쉽지 않은데 어려워하지 않고 계속해서 발전해나가는 게 더 놀랍다'고 했다. 더 놀라운 건 옆에서 느리지만 조금씩 발전해나가는 걸 보고 있으면 대단하다고 이야기 해줬다"고 했다.
송일국은 "박정자 선생님이 배우가 무대 위에 두 발을 디디는 게 쉽지 않다고 하셨다. 저는 공연을 한 지 10년이 넘었는데 이번에 드디어 그 느낌을 알게 됐다. 배우가 두 발로 무대에 선다는 느낌을 조금 알 것 같다. 전에는 공중에 떠 있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에 공연하면서 처음으로 내 두 발이 무대에서 안정적으로 딛고 선다는 느낌을 조금 알 것 같다. 10년 만에 걸음마를 시작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배우 송일국이 공연 시작한 지 10년 만에 걸음마를 시작한 느낌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제서야 배우가 무대에 두 발로 서는 느낌을 알게 됐다고 했다.
송일국은 1998년 MBC 27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배우에 뜻이 없었지만, 어머니 김을동과 함께 드라마 '용의 눈물'에서 호흡을 맞춘 유동근의 '네 얼굴이면 배우 하겠다'는 한 마디가 그의 꿈을 바꿔놨다. 미대와 디자인을 꿈꿨던 송일국이 아무 생각 없이 응시했다가 턱걸이로 공채 탤런트로 합격했다. 송일국은 "원래 전 미대에 가려고 했다. 연영과도 미대 가려다가 못 가서 간 거다. 블루오션인 무대 미술을 하라고 하더라. 무대 미술을 잘하려면 배우의 동선을 알아야 하니 연영과에 가라고 하더라. 그래서 지원했지만, 방황을 엄청나게 했다. 20대 기억을 지우고 싶은 정도로 방황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러다가 어머니가 힘드시니까 운전해주러 '용의 눈물' 촬영장에 갔다. 유동근 선배가 '네 얼굴이면 배우 하겠다'고 하시더라. 그때 마침 대학 친한 친구들이 있었는데 방송사 공채 시험을 친다고 하더라. 아무 생각 없이 했다가 마지막 나이로 턱걸이했다. 그때 제가 나이가 많았다. 홍은희 씨는 가장 어렸다. 저도 은희도 이쪽이 꿈이 아니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연수받는데 은희와 제가 제일 적응 못했다"고 설명했다.
송일국은 드라마 '보디가드', '애정의 조건', '해신', '주몽', '바람의 나라', '장영실' 등에 출연했다. '나는 너다' 1인 2역을 통해 첫 무대에 올랐고, 2016년 '브로드웨이 42번가'로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도전했다. 송일국은 2016년 처음을 시작으로 2020년, 2022년까지 3연에 참여했다. 현재 공연 중인 '브로드웨이 42번가'는 1996년 대한민국 최초 정식 라이선스 뮤지컬로 시작했으며, 1930년대 경제 대공황 시기 뉴욕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스타를 꿈꾸는 코러스 걸 페기와 연출가 줄리안, 한물간 프리마돈나 도로시의 이야기.
송일국은 극 중 줄리안 마쉬를 연기한다. 브로드웨이 최고의 연출가로 최고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카리스마 있고 냉철한 판단을 내리는 리더다.
송일국은 "노래하는 게 너무 재밌다. 사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하기 전까지 애국가밖에 안 불렀던 사람이다. 노래 연습을 하면서 음이 한 옥타브 올라갔다. 음악 감독님이 제게 보이스 톤이 좋다고 하시더라. 평생 노래를 안 했던 사람이라 음정을 정확히 내는 게 힘들다. 애들과 피아노를 치면서 연습한다. 대한이가 피아노를 잘 친다. 노래하는 것에 늦바람이 들었다고 해야 하나"라며 웃었다. 이어 "지난 시즌에는 강한 카리스마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그 안에서 디테일을 잡으려고 한다. 인간적인 부분을 연출님이 신경 써주셨다. 그전에는 쇼와 화려하다 보니 도로시와 대립하는 게 안 살았다. 이제는 드라마가 전보다 많이 살게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스토리도 기억에 남게 하는 게 우리 목표였다. 목표를 잘 이뤘다고 생각한다. 장담하는데 저번이랑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꼭 봐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송일국은 과거에 지인들을 공연에 초대하기 민망할 정도의 실력이었지만, 지금은 나아졌다고. 오히려 지인들에게 많이 보러 오라고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저는 예민한 배우가 아니라 둔한 배우다 보니까 늘 제 공연 영상을 촬영한다. 그래서 다른 배우들보다 몇 배 더 노력해야 한다. 늘 촬영하고 확인하는데, 조금씩 매회 나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일국은 가족을 늘 첫 공연에 초대한다고. 그는 "이번에도 가족들을 첫 공연에 초대했다. 그런데 모친이 제 공연을 보시고 걱정이 많으셨는지 종혁 씨 공연을 보셨다고 하시더라. 어머니와 배우인 제 여동생이 저에게는 평론가시다. 아내 역시 합창반을 했기 때문에 음감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또한 "첫 공연을 한 뒤 얼마나 깨졌는지 모른다. 어머니가 걱정이 많이 되셨는지 별걸 다 지적하시더라. 종혁 씨 공연을 보고 참고할 게 있다면 보고 이야기를 좀 하자고 하시더라. 그래서 집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제게 가장 어려운 평론가가 어머니와 여동생이다. 첫 공연을 본 여동생은 제게 '살 조금 더 빼'라고 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송일국은 판사 아내가 해준 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아내가 어머니한테 '남편을 존경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갑자기 무슨 소리야?'라고 했다. 아내가 저에 대해 드라마 배우로 정점을 찍은 배우가 새롭게 도전하는 게 쉽지 않은데 어려워하지 않고 계속해서 발전해나가는 게 더 놀랍다'고 했다. 더 놀라운 건 옆에서 느리지만 조금씩 발전해나가는 걸 보고 있으면 대단하다고 이야기 해줬다"고 했다.
송일국은 "박정자 선생님이 배우가 무대 위에 두 발을 디디는 게 쉽지 않다고 하셨다. 저는 공연을 한 지 10년이 넘었는데 이번에 드디어 그 느낌을 알게 됐다. 배우가 두 발로 무대에 선다는 느낌을 조금 알 것 같다. 전에는 공중에 떠 있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에 공연하면서 처음으로 내 두 발이 무대에서 안정적으로 딛고 선다는 느낌을 조금 알 것 같다. 10년 만에 걸음마를 시작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