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경, 사격 국가대표로 세계 대회 출전
'뚱뚱한 사람'에 대한 편견 이겨낸 값진 결과
김민경./사진제공=IHQ
김민경./사진제공=IHQ
"뚱뚱한 사람은 운동을 못 한다는 편견을 깨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개그우먼 김민경이 자기 말을 제대로 증명했다. 사격을 배운지 시작한 지 1년 만에 사격 국가대표로서 세계 대회 출전을 앞둔 것. 타고난 운동신경과 남다른 승부욕으로 42살의 나이에 태극 마크를 단 그에게 박수와 응원이 쏟아지는 이유다.

김민경이 국가대표가 됐다는 사실은 지난 11일 알려졌다. IHQ 웹 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이하 '운동뚱') 제작진은 김민경이 오는 19일부터 태국에서 열리는 '2022 IPSC 핸드건 월드 슛' 대회에 국가대표 자격으로 출전한다고 밝혔기 때문.

IPSC(International Practical Shooting Confederation, 국제실용사격연맹) 사격 대회인 '2022 IPSC 핸드건 월드 슛'은 100여 개국에서 1600여 명이 참가하는 Lv.5 국가 대항 대회. 사격 종목 중 단일 대회로는 가장 큰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3년여 만에 개최된다.
'운동뚱' /사진제공=IHQ
'운동뚱' /사진제공=IHQ
김민경은 지난 6월 IPSC KOREA(대한실용사격연맹)에서 진행된 IPSC LV.4 자격시험을 시작으로 국가대표 선발전을 거쳐 최종 멤버로 확정됐다. 이 과정은 16일 '운동뚱'을 통해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영상 속에서 김민경은 국내 1차 선발전 평가를 앞두고 연습에 나섰고, 건 핸들링 무빙 테스트와 2차 피벗 슈팅(2.5초 내 2발 명중) 테스트를 무난하게 성공한 데 이어 서서, 앉아서, 엎드려서 각각 사격하는 슈팅 테스트에서는 기준(25초)보다 10초 이상 빠른 시간에 모든 사격을 명중시켰다.

최종 D 스테이지에서도 김민경은 모든 사격을 명중시켰다. 기록은 2차 도전에서 30초, 3차 도전에서는 28초로 앞당겼다. 이후 김민경은 국내 2차 선발전 평가서 '실탄 사격'에 도전했고, 한 달 후인 6월 30일 최종 결과와 함께 선발 통지서를 받았다. 김민경은 통과 기준 점수인 80점을 넘어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이에 그는 '2022 IPSC 핸드건 월드 슛'에 여성부로 출전하게 된다. 김민경은 사격 국가대표가 된 소감에 대해 "여러분이 생각하는 선수촌에 들어가는 올림픽 국가대표는 아니고, 자격증을 따면 대회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고 겸손해하면서도 "부담도 크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준비하고 했으니까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쏘고 오겠다"라고 밝혔다.
 개그우먼 김민경./사진=텐아시아DB
개그우먼 김민경./사진=텐아시아DB
김민경은 운동을 시작한 건 우연이었다. '맛있는 녀석들' 5주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복불복에 당첨돼 유튜브 콘텐츠인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의 주자가 된 것. 당시 김민경은 아령이 고정된 책상까지 한 번에 들어 올리는 괴력을 뽐내며 남다른 힘을 드러냈다.

웃자고 시작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40년 평생 운동을 해보지 않았다는 김민경은 어떤 운동 종목이든 빠르게 습득해 감탄을 자아냈다. 레그프레스에선 360kg을 거뜬하게 성공해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처음 사격을 접했을 때도 기본자세를 배운 후 12발 중 10발을 표적에 맞히며 남다른 능력을 보여줬다.

'태릉이 놓친 인재'로 불렸던 김민경은 태극마크를 닮에 따라 체육계가 김민경을 탈환한 상황이 펼쳐진 셈이다. 희극인에서 체육인으로 인생 2막을 연 김민경의 행보에 대중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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