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올빼미' 연출한 안태진 감독 인터뷰

'올빼미'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 특히 조선 왕가의 의문사인 소현세자의 죽음에 새로운 허구의 캐릭터를 가미하여 완성한 영화. "마치 약물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 같았다"고 기록된 역사적 미스터리에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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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안태진 감독은 류준열에 대해 "원래 처음으로 캐스팅하고 싶었다. 그런데 '외계+인'을 1년 찍어야 한다고 해서 포기를 했다. 다른 배우들에게 제안을 했는데 성사가 안 됐다. 그러는 사이 시간이 지나지 않나"라고 밝혔다.
안태진 감독은 기다림 끝에 류준열과 '올빼미'로 호흡을 맞췄다. 류준열이 연기한 경수는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맹인 침술사다. 안태진 감독은 "무엇보다 경수 캐릭터는 발산하는 캐릭터가 아니고 속에만 담고 있어야 한다. 맹인 역할이기도 했고, 발산하지 않는데 관객이 경수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감정을 느끼는지 오롯이 따라가야 했기 때문에 표현하지 않으면서 섬세한 연기로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 그걸 준열 배우가 잘 해줬다. 찍으면서 행복했고, 만족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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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안태진 감독은 "준열 배우와 이야기를 정말 많이 나눴다. 그런데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 몇 가지 이야기했으면 다 기억이 났을 텐데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해서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대부분 시나리오와 관련된 이야기였다. '시나리오에 허점이 있는 게 아니냐?', '개연성이 부족하지 않나?', '이런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게 맞냐?' 등과 같이 총체적인 걸 다 놓고 이야기했다. 디테일을 계속 수정했고, 시나리오를 수정하면서 찍었다. 크랭크업 이틀 전까지 시나리오를 고쳤다"고 덧붙였다.
류준열은 '올빼미'를 통해 커뮤니케이션하는 법 등을 배웠으며, '제작자 마인드'로 임했다고 하기도. 안태진 감독은 "주인공이라고 하면 영화에서 본인만 생각하면 안 된다. 책임감을 가지고 전체를 끌고 나가야 한다. 준열 배우는 영화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제작자 마인드'라고 표현하지 않았나 싶다. 본인이 촬영장 분위기까지 신경을 썼다. 예를 들면 단역 배우, 보조 출연자까지도 세심하게 케어했다. 그런 점들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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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진 감독은 "수염을 붙일지, 말지 준열 배우를 비롯해 모든 분들과 고민했다. 첫 촬영 전날 떼고 갈까 했었는데 그날 아침에 또 한 번 뒤집어졌다. 그런 고민 과정이 있었다. 크랭크인 첫날 슛을 들어가야 하는데 못 들어갔다. 이준익 감독님을 비롯해 준열 배우 등과 함께 3~4시간씩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안태진 감독은 "리얼하게 가려면 당연히 수염을 붙이는 게 맞았다. 붙이고 보니까 준열 배우의 특장점이 사라지는 느낌이 들더라. 준열 배우가 현대극을 주로 많이 하지 않았나. 관객에게 샤프하다고 해도 좋고, 댄디한 이미지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수염을 붙이면 완전히 다른 이미지가 되더라. 수염을 붙이니 새로운 모습이기도 했고,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라 저희가 시도하는 게 두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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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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