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서 옆 경찰서' 포스터 / 사진제공=SBS
'소방서 옆 경찰서' 포스터 / 사진제공=SBS
SBS 새 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 제작사 스튜디오S가 연출진이었던 고(故) 이힘찬 프로듀서 사망에 관련해 사과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8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5개 단체로 구성된 '스튜디오S 고(故) 이힘찬 프로듀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전날인 7일에는 이힘찬 PD의 부모님과 동생,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김영민 센터장, 언론노조 SBS본부 정형택 본부장, 사측을 대표해서는 한정환 대표이사와 김동호 경영국장 등이 참석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정환 스튜디오S 대표이사는 "공동조사를 통해 회사 제작시스템을 성찰하고 고 이힘찬 프로듀서가 겪었을 고통을 엄중하고 무겁게 받아들였다"며 "유가족들께 깊이 사과드린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약속드린 개선책을 충실히 이행하고 고민의 명예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공개된 노사 공동 진상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고인은 부족한 예산, 촉박한 편성, 돌발 변수 등 업무상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상황으로 내몰린 것으로 판단됐다. 대책위원회는 당분간 활동을 이어나가며 스튜디오S 사측이 유족 및 대책위원회와 합의한 고인에 대한 추모 및 현장 개선 방안을 성실히 이행하는지 점검하고 평가할 예정이다.
스튜디오S 사측이 故 이힘찬 PD 유족에게 사과하고 있다. / 사진제공=대책위원회
스튜디오S 사측이 故 이힘찬 PD 유족에게 사과하고 있다. / 사진제공=대책위원회
고 이힘찬 PD는 2012년 SBS 입사 후 2020년 드라마본부가 분사에 따라 설립된 자회사 스튜디오S로 소속으로 일하며 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 제작을 총괄했다. 고인은 격무를 호소하다 드라마 촬영 20여일 만에 "모든 게 버겁다"는 말을 남기고 지난 1월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에 유가족과 전국언론노동조합,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진상규명과 대책 수립 등을 논의해왔다.

이힘찬 PD 사망 이후 중단됐던 '소방서 옆 경찰서'는 지난 5월 촬영을 재개했고, 오는 12일 첫 방송한다. 스튜디오S는 '소방서 옆 경찰서' 첫 회 방송에 고인을 추모하는 메시지를 게시하고, 최종회 마지막 장면에는 고인의 사진과 추모의 뜻을 싣기로 했다. 회사 차원에서 매년 고인에 대한 추모 의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언론노조 SBS본부는 고인의 기일을 '조합원 안전의 날'로 지정할 계획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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