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이창훈 아내는 "조금이라도 연락이 안 되거나 같은 공간에 없으면 되게 불안해한다. 저랑 딸에게 집착이 심하다. 제가 아이랑 친정에 갔다 왔는데 진동 모드여서 1시간 연락이 안 됐다. 그날 난리가 났다. 그날 집에 와서 모든 가족이 휴대폰에 위치 추적 앱을 깔았다. 5-6년 동안 서로의 위치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외출하면 인증 사진처럼 보낸다. 혼자 카페도 못 가게 하고, 중고거래도 하지 말라고 한다. 그런 거 싫어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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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훈 딸은 "놀이공원에 가서 노는 건데 아빠가 위험하다고 따라간다고 했다. 진짜 안 된다고 했는데 아빠는 올 수 있는 사람이다. 꼭 보호자 동반해야 한다. 버스는 역에 잘 못 내릴까 봐 안 된다고 하고, 지하철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위험하다고 한다. 혼자 가는 건 다 안 된다고 한다. 하교할 때도 걸어갈 틈 없이 정문에서 나오자마자 데리러 와서 친구들이랑 못 걸어가 보고 싶은데 안 된다고 하더라"라고 토로했다.
이창훈은 "사람들은 다시 태어나면 대통령, 재벌로 태어나고 싶다고 하는데 난 CCTV로 태어나고 싶다. 어디서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보고 싶은 게 잘못된 거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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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은 "가족에 대해 느끼는 불안은 치료를 받아야 할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를 잘 키우는 건 제공해 주는 게 아니라 부모로서 나를 이해하지 않으면 어렵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편안한 부모가 되려면 내가 나의 부모와 관계를 되짚어 봐야 한다"며 가정 환경에 대해 물었다.
이창훈은 "어머니가 바쁜 와중에 내가 전학 후 학교를 가는데 '이 길을 잘 기억해야 돼'라고 했다. 도착해서 인사하고 엄마는 없어졌다. 집에 가는데 3시간 걸렸다. 골목에 이상한 형들이 있어서 맞기도 맞고. 그걸 4년 동안 겪었다. 그때 '세상에 날 보호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는 게 가장 컸다. 어머니를 이해하지만 왜 세상에 태어나서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지 싶었다. 그때 이게 세상이라는 걸 느꼈고, 험한 세상을 자립해서 살아야 하는구나 싶었다.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를 원망했고, 바빴던 어머니가 아직 어색하다. 나는 받지 못한 걸 줄 거라는 마음이 크다. 보호해 주지 못할 거면 낳지 말지 싶다"고 회상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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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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