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웹툰' 남윤수가 외면하고 싶었던 뼈아픈 진실에 폭풍 오열했다.
지난 2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오늘의 웹툰' 11회에서 구준영(남윤수 분)과 누나 구애리(서윤아 분)의 사연이 모두 드러났다. 준영은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유일한 가족인 누나와 생활고 속에서도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았다. 지금 거주 중인 고급 주택 역시 '관리인' 아르바이트를 하며 무료로 머물고 있는 상황이었다. 동기들 사이에서 '금수저'라고 소문날 정도로 엘리트 코스를 밟을 수 있었던 건 졸업도 못 하고 일해 유학 생활비를 마련한 누나 덕분이었다. 준영에게 "너는 늘 나도 꽃임을 알려 주고 있었다"고 말해주던 누나는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였다.
외삼촌의 폭로대로라면, 편집장 장만철(박호산)이 누나에게 정직원 전환시켜준다는 미끼 던지면서 부려 먹더니, 계약 기간 끝나자마자 바로 '팽'해버렸다. 이후 애리는 늦은 시간까지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고, 집으로 돌아가는 새벽길에 졸음운전 차량에 치여 사망했다. 진저툰에서 해고당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허망하게 가지 않았을 것이란 게 외삼촌의 이야기였다.
그런데 준영이 모르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만철이 애리를 특별하게 생각했다는 사실이다. 만화를 보고 행복해하는 그녀의 얼굴을 보면 "내가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이유가 생생하게 떠오른다"던 만철. 그래서 계약 연장이 어렵다는 말을 꺼낸 순간에도 독자로 남겠다며 환히 웃는 애리에게 차마 진저툰 서비스가 종료된다고 밝히지 못했다. 대신 "(편집자들) 한 번에 다 데려갈 수 있는 회사 찾아내서 애리한테 돌아와달라고 하겠다"며 발에 땀 나도록 뛰어다녔다. 그러던 중 네온 대표이사 윤태희(백주희 분)의 눈에 띄어 '전원 고용 승계'를 조건으로 네온 웹툰 편집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석지형(최다니엘 분)과 그 기쁨을 함께 나누던 날, 애리가 사망했다는 가슴 아픈 소식이 전해졌다.
이런 오해 속에 준영은 결국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의 가족사를 알게 된 만철은 그 길로 애리의 추모공원으로 달려갔다. 오해를 풀지 못한 채 그냥 보내는 것은 준영에게도 편집부 사람들에게도 상처이기 때문. 연락을 받지 않는 준영이 누나한테 갔을 것이란 짐작대로, 만철은 추모공원에서 만난 준영을 "도망치지 않기로 했지 않냐"며 붙잡았다. 그리고 누나 물건이 아직 회사에 남아있으니, 한 번만 더 회사에 나와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준영의 책상 위엔 애리의 다이어리가 놓여있었다. 그 안엔 그녀가 좋아했던 웹툰 그림과 명대사가 빼곡히 들어있었다. 과거 애리는 만화에 나오는 좋은 대사를 쪽지에 적어 준영의 손이 닿을 만한 곳에 숨겨두는 등 그녀만의 방식으로 동생을 응원했다. 이렇게 만화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누나에 대한 기억과 함께, 준영은 가장 아픈 진실을 받아들였다. 자신이 유학 가지 않았으면, 그래서 누나가 그렇게 늦게까지 일하지 않았으면, 사고를 당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준영은 이를 외면하고 싶어 대신 원망할 대상을 찾았던 것이었다.
"사실 나 때문인 걸 너무 잘 안다. 여기는 누나 자리였어야 한다"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내는 준영 곁엔 언제나 그렇듯 동기 온마음(김세정 분)이 있었다. 사실 이날 준영은 마음에게 괜한 생채기를 냈다. '유도 선출 계약직'이라고 비아냥대는 공채 입사 동기들에게도 아무 대응 하지 않는 마음에게 "우리 팀 안에 과연 네 자리가 있을까"라고 쏘아붙인 것. 언제나 자신에게 '힘내'라며 파이팅을 불어넣었던, 그리고 정규직 전환의 희망으로 열심히 일했던 '계약직' 누나와 너무나도 닮은 마음을 보며 속상한 마음을 꼬인 방식으로 풀었던 것. 석지형에게 "그날 이후, 한 사람의 무게만큼 웹툰을 올리는 무게가 커졌다"는 애리의 사연을 듣고, 준영의 아픔을 이해한 마음은 오열하는 그의 등을 토닥이며 "괜찮다"고 위로했다. 그리고 항상 동생 곁을 맴돌던 애리의 환영이 그제야 안심한 듯 사라졌다.
'오늘의 웹툰' 12회는 3일 오후 10시 SBS에서 방송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지난 2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오늘의 웹툰' 11회에서 구준영(남윤수 분)과 누나 구애리(서윤아 분)의 사연이 모두 드러났다. 준영은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유일한 가족인 누나와 생활고 속에서도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았다. 지금 거주 중인 고급 주택 역시 '관리인' 아르바이트를 하며 무료로 머물고 있는 상황이었다. 동기들 사이에서 '금수저'라고 소문날 정도로 엘리트 코스를 밟을 수 있었던 건 졸업도 못 하고 일해 유학 생활비를 마련한 누나 덕분이었다. 준영에게 "너는 늘 나도 꽃임을 알려 주고 있었다"고 말해주던 누나는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였다.
외삼촌의 폭로대로라면, 편집장 장만철(박호산)이 누나에게 정직원 전환시켜준다는 미끼 던지면서 부려 먹더니, 계약 기간 끝나자마자 바로 '팽'해버렸다. 이후 애리는 늦은 시간까지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고, 집으로 돌아가는 새벽길에 졸음운전 차량에 치여 사망했다. 진저툰에서 해고당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허망하게 가지 않았을 것이란 게 외삼촌의 이야기였다.
그런데 준영이 모르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만철이 애리를 특별하게 생각했다는 사실이다. 만화를 보고 행복해하는 그녀의 얼굴을 보면 "내가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이유가 생생하게 떠오른다"던 만철. 그래서 계약 연장이 어렵다는 말을 꺼낸 순간에도 독자로 남겠다며 환히 웃는 애리에게 차마 진저툰 서비스가 종료된다고 밝히지 못했다. 대신 "(편집자들) 한 번에 다 데려갈 수 있는 회사 찾아내서 애리한테 돌아와달라고 하겠다"며 발에 땀 나도록 뛰어다녔다. 그러던 중 네온 대표이사 윤태희(백주희 분)의 눈에 띄어 '전원 고용 승계'를 조건으로 네온 웹툰 편집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석지형(최다니엘 분)과 그 기쁨을 함께 나누던 날, 애리가 사망했다는 가슴 아픈 소식이 전해졌다.
이런 오해 속에 준영은 결국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의 가족사를 알게 된 만철은 그 길로 애리의 추모공원으로 달려갔다. 오해를 풀지 못한 채 그냥 보내는 것은 준영에게도 편집부 사람들에게도 상처이기 때문. 연락을 받지 않는 준영이 누나한테 갔을 것이란 짐작대로, 만철은 추모공원에서 만난 준영을 "도망치지 않기로 했지 않냐"며 붙잡았다. 그리고 누나 물건이 아직 회사에 남아있으니, 한 번만 더 회사에 나와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준영의 책상 위엔 애리의 다이어리가 놓여있었다. 그 안엔 그녀가 좋아했던 웹툰 그림과 명대사가 빼곡히 들어있었다. 과거 애리는 만화에 나오는 좋은 대사를 쪽지에 적어 준영의 손이 닿을 만한 곳에 숨겨두는 등 그녀만의 방식으로 동생을 응원했다. 이렇게 만화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누나에 대한 기억과 함께, 준영은 가장 아픈 진실을 받아들였다. 자신이 유학 가지 않았으면, 그래서 누나가 그렇게 늦게까지 일하지 않았으면, 사고를 당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준영은 이를 외면하고 싶어 대신 원망할 대상을 찾았던 것이었다.
"사실 나 때문인 걸 너무 잘 안다. 여기는 누나 자리였어야 한다"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내는 준영 곁엔 언제나 그렇듯 동기 온마음(김세정 분)이 있었다. 사실 이날 준영은 마음에게 괜한 생채기를 냈다. '유도 선출 계약직'이라고 비아냥대는 공채 입사 동기들에게도 아무 대응 하지 않는 마음에게 "우리 팀 안에 과연 네 자리가 있을까"라고 쏘아붙인 것. 언제나 자신에게 '힘내'라며 파이팅을 불어넣었던, 그리고 정규직 전환의 희망으로 열심히 일했던 '계약직' 누나와 너무나도 닮은 마음을 보며 속상한 마음을 꼬인 방식으로 풀었던 것. 석지형에게 "그날 이후, 한 사람의 무게만큼 웹툰을 올리는 무게가 커졌다"는 애리의 사연을 듣고, 준영의 아픔을 이해한 마음은 오열하는 그의 등을 토닥이며 "괜찮다"고 위로했다. 그리고 항상 동생 곁을 맴돌던 애리의 환영이 그제야 안심한 듯 사라졌다.
'오늘의 웹툰' 12회는 3일 오후 10시 SBS에서 방송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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