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진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웨이브, ‘재방송 플랫폼’으로 전락
종영 4년 '무한도전'에 3연속 밀려
사진제공=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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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진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이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쏟아지는 자체 제작 예능 콘텐츠에도 상위권은 '탑골 예능'이 차지하고 있다. 지상파 3사(KBS, MBC, SBS)와 SK텔레콤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OTT 서비스 '웨이브’가 '재방송 플랫폼'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예능프로그램 본방송을 놓친 시청자들이 웨이브를 찾고 있다. 지상파 3사의 예능프로그램뿐 아니라 채널A, TV조선, MBN, iHQ, 티캐스트, NQQ 등 종합편성채널과 여러 MPP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을 한 공간에서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서도 인기 예능프로그램의 순위에는 큰 변화가 없다. 새로운 예능이 계속해서 쏟아지는데도, 이미 종영한 프로그램이나 예전부터 꾸준히 인기를 끌었던 장수 예능이 순위 밖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사진제공=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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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가 웨이브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인기 예능프로그램 차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19 웨이브 차트'의 예능 프로그램 순위는 1위 MBC '나 혼자 산다', 2위 SBS '런닝맨', 3위 MBC '무한도전'이 각각 차지했다.

이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2020년 웨이브 예능프로그램 1위 '런닝맨', 2위 '나 혼자 산다', 3위 '무한도전'이 차지했다. 작년 마지막 주 순위에도 1위 '런닝맨', 2위 '나 혼자 산다', 3위 MBC '놀면 뭐하니?'가 상위권에 들었고, '무한도전'이 4위로 뒤따랐다.

시청자는 나름대로 웨이브를 알차게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자체 콘텐츠에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웨이브가 '재방송 플랫폼'이라는 굴욕을 맛보고 있는 이유.

웨이브는 2019년 'EXO의 사다리타고 세계여행 시즌2', 2020년 '레벨업-아슬한 프로젝트', 'M토피아' 등을 선보였지만 특정 아이돌 팬 사이에서 반짝인기를 끌고 끝났다.

예능프로그램 소재로 아이돌만을 내세운 건 아니다. 작년에는 '신과 함께', '편먹고 공치리', '피의 게임' 등 총 16편의 다작을 내놨다.

하지만 웨이브 예능 순위권에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단 한 작품도 들지 못했다. 오죽하면 2018년에 종영한 '무한도전'에 3년 연속으로 밀리는 대참사가 이어지고 있는 것.
사진제공=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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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웨이브의 예능프로그램 방향은 '짝짓기 예능'이다. '홀인러브', '에덴', '메리 퀴어', '남의 연애', 그리고 하반기 공개 예정인 '썸핑'까지 5편의 리얼리티 연애 프로그램을 내놓은 것. 지난해 트로트 열풍이 불면서 유사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올해는 데이팅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일 터다.

쏟아지는 연애 예능 속 관건은 차별화. 하지만 웨이브는 동성연애 등 사회적 논란을 예능 소재로 활용하거나, 수위 높은 노출 등을 예고해 벌써 선정성 논란이 피어오르고 있다.

더군다나 '짝짓기 예능'은 이미 포화상태다. 올해 들어서만 20편이 넘는 유사 프로그램이 예능 판을 장악하고 있는 것. 유행을 좇아 '올인'했지만, 올해도 '탑골 예능'의 벽을 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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