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상한가 프로젝트가 클라이맥스를 향해가고 있다.
JTBC 토일드라마 ‘클리닝 업’은 ‘용맹안’ 언니들, 어용미(염정아), 안인경(전소민), 맹수자(김재화)의 개인 서사가 절정을 치달으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는 가운데 주식 전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안타깝고, 절절한 이들의 사연을 다시 한번 되짚어 봤다.
#. “여기까지 혼자 온” 염정아의 끝도 없는 길
용미는 가끔씩 끝도 없는 길을 혼자서 걷는 꿈을 꾼다. 다리는 아프고, 숨도 계속 차는데 도저히 앞으로 나아가지질 않는 절망의 꿈이었다. 용미의 인생도 딱 그랬다. 남편 진성우(김태우)와 이혼 후, 아이러니컬하게도 그토록 싫어했던 변기 닦는 일을 업으로 삼으며 치열하게 버티고 있지만, 딸 아이 크레파스 하나 사주는 것도 백 번 고민해야 하는 게 현실이었다. 두 딸과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어 주식 전쟁이라는 불구덩이에 뛰어들었지만,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악화된 생활고에 두 딸을 전남편에게 보내야 했고, 거짓 신분이 발각돼 내부자 거래단 캡틴 송우창(송영창)에게 생명의 위협까지 받고 있다. 고된 육아부터 이혼 후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부단히도 애썼지만, “여기까지 혼자 왔어. 늘 혼자였다고”라고 자조할 수밖에 없는 용미의 현실엔 과연 끝이 있을지, 그렇다면 그녀가 그곳까지 닿을 수 있을지, 끝까지 함께 지켜보고 싶어진다.
#. ‘텅장’된 전소민, 한 발 멀어진 커피 트럭의 꿈 → 2차 각성 예고
인경의 꿈은 커피 트럭을 사는 것. 베스티드 투자증권 미화원으로 성실하고 착실하게 돈을 모았던 이유였다. 때문에 용미가 내부자 거래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도, “죄짓지 않는 게 평범한 것”이라고 반응했다. 그랬던 인경이 그저 미화원이라는 이유로 도둑 취급을 받자 “현실 감각 제대로 생겼다. 우리 그거 하자”라며 각성했다. 그렇게 ‘싹쓸이단’의 자금줄로 맹활약하며 ‘드림카’ 장만을 목전에 뒀다. 그런데 돈을 인출하려는 순간 마주한 건 ‘잔액 부족’ 화면이었다. 무턱대고 그녀의 집에 눌러 앉아 인경을 예의주시하던 전남친 최병렬(오승윤)이 결국 돈을 가지고 도망간 것. 병렬을 겨우 찾아내긴 했지만, 그의 망언을 참지 못하고 어퍼컷을 날린 이두영(나인우)이 폭행죄로 고소당할 위기에 처하자, 체크카드만 겨우 받고 전남친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순식간에 ‘텅장’이란 현실에 처한 인경의 2차 각성이 예고됐다. “지금까지 뒤에서 망만 본 인경의 본격적인 활약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제작진의 전언이다.
#. 외톨이 엄마 김재화, 드디어 밝혀진 아들에게 무시 받는 이유
수자는 베스티드 미화원들 사이에서는 실세인데, 집에만 가면 서열 꼴찌가 됐다. 남편 정사장(고인범)은 가부장제 끝판왕이었고, 아들 정근우(권지우)는 ‘아들 바보’ 엄마에게 한없이 쌀쌀 맞았다. “내 끼니는 양잿물로 때워도, 내 새끼 입엔 한우 넣어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으로 아들에게 최신 핸드폰을 사줘도 수자에겐 “이런 것 좀 하지 마세요. 제발”이라는 원망만 돌아왔다. 심지어 그 아들은 수자와 말도 섞지 않으면서, 숙모(차청화)에겐 할 말 못 할 말 다 의논하고 있었다. 수자가 가족들에게 ‘찬밥’을 너머 ‘쉰밥’ 신세가 된 이유는 있었다. 아들이 조금 더 편하게 유학을 갈 수 있게 자금을 불리려고, 믿었던 언니한테 돈을 맡겼다가 고스란히 날려버린 것. 그렇게 근우의 미국 아이비리그 꿈이 좌절됐다. 보험에 세신사에 화장품 방판까지 안 해본 일 없이 자식 뒷바라지 했건만 단 한 번의 실수로 아들한테 평생 죄인 취급을 받는 수자의 억울한 인생은 안방극장의 분노를 터트렸다. 1억을 모아 어디로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수자의 꿈이 이뤄지길 더 간절히 바라게 되는 이유다.
한편 ‘클리닝 업’은 매주 토, 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다.
차혜영 텐아시아 기자 kay3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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