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방송된 채널A 예능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이하 ‘금쪽상담소’)에서는 워커홀릭이 된 풍자의 고민이 공개됐다.
이날 풍자는 “‘별풍선을 많이 받자’로 해서 풍자가 됐다”고 소개하며 "나는 나를 미친 애라고 표현하고 싶다. 쉬는 날이 1도 없다"며 "자는 시간도 아깝다. 오늘도 두 시간 자고 왔다"고 말했다.
이어 "약 1년 반 전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다. 46시간 동안 물까지 금식해야 해는 상황에서 마취가 깨자마자 방송을 했다"며 "1시간이라도 쉬면 사람이 불안해진다. 심장이 빨리 뛰고 얹힌 것처럼 답답해진다"고 털어놨다.

풍자는 "무통주사를 살면서 2번 맞아봤다. 첫 번째는 성전환 수술, 두 번째는 인공관절 수술했을 때다. 두 번 다 내가 직접 무통 주사를 뺐다. 뭔가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헤롱헤롱한다는 게 싫었다"며 "내 생각에 안 아플 것 같았고, 죽지는 않겠구나 생각했다. 그때 휴대폰으로 업무를 계속했다. 내시경 검사도 비수면으로 했다"고 고백했다. 과거 자해를 했는지 조심스럽게 묻는 오은영에게 풍자는 “옛날엔 자해를 좀 했다”며 성 정체성 때문인지에 대해서는 “무시할 순 없던 문제, 스트레스가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트랜스젠더로 살면서 겪은 혐오와 차별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술 취한 여성분을 화장실에서 만난 적 있다. 내적 친밀감이 높았나 보다. 나를 변기로 끌고 가더니 '같은 여자니까 서로 보여주면 안 돼요? 너무 궁금한데?'라고 하며 가슴을 만지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모양이나 기능에 대한 질문도 서슴없이 한다.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나는 비밀이 없어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부분이 없어지는 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긴 시간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눴지만 자신을 절대 이해하지 못하자 집에서 도망 나왔고, 가족과 10년간 연락이 끊겼다는 풍자. 그는 "그때 나이가 19살, 20살이었다"며 “어느 날 뜬금없이 아빠에게 전화가 왔다. 갑자기 우시더라. '아빠가 된장찌개에 밥해줄 테니까 집으로 와' 딱 한 마디 하더라. 지금은 잘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릴 적 사기를 당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어머니, 지방에서 일하며 자녀들을 돌보지 못했던 아버지, 부모의 부재로 홀로 어린 동생들을 돌봐야 했던 어린 시절도 떠올렸다.
풍자는 “막내가 3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할머니가 삼 남매를 돌봐주셨는데 1년 만에 돌아가셨다”며 자신이 엄마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어머니는 어떻게 돌아가시게 된 건지 묻자 풍자는 “집이 사기를 당해 충격으로 어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다”며 “내가 잠을 자고 있을 때 어머니가 농약을 드셨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빈소에 앉아 있었는데 '왜 바보처럼 퍼질러 자다가 이런 일까지 만들었을까', '내가 잠들지 않았더라면 뛰쳐나가서 뺏었을 수도 있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자책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산소에 한 번도 가지 못 했다는 풍자. 그는 “한 번도 엄마가 보고 싶고 그립단 생각 안 했는데 얘기하니, 보고 싶긴 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에 오은영은 “지금까지 꿋꿋하게 잘 살았어, 주변에서 뭐라고 말하든 어떤 시선으로 대하든, 열심히 살아가는 것 자체로 귀하고 소중해. 건강을 돌보고 자신을 너무 아프게 하지마라”고 위로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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