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진의 프리즘》

'故 최진실 딸' 최준희
데뷔부담, '학폭' 때문은 아니고?
사진=최준희 SNS
사진=최준희 SNS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현황을 살핍니다. 프리즘을 통해 다양하게 펴져 나가는 빛처럼 이슈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연기자로 데뷔한다던 배우 고(故) 최진실의 딸 최준희가 '팔이 피플'로 전략을 바꿨다. 학교 폭력으로 연예계가 떠들썩한 가운데 자신의 과거 '학폭' 사실이 알려진 후에도 데뷔를 감행했지만, 결국 스스로 물러났다.

배우의 꿈은 접어뒀지만, 그를 향한 관심은 여전하다. 성형수술과 다이어트로 어머니의 미모를 쏙 빼닮은 그는 SNS 팔로워 40만을 거느린 셀럽이다. 96kg에서 44kg까지 감량에 성공한 최근엔 다이어트 식품을 홍보하는 '팔이 피플' 행보를 걷고 있다.

최준희를 향한 대중의 반응은 뜨겁다. 당대 최고의 배우로 꼽히는 故 최진실과 야구선수 출신인 故 조성민의 딸이기 때문. 어린 나이에 부모를 여의고 희귀병을 앓았던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따뜻한 시선을 동반한 응원을 받고 있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최준희는 2019년 2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학교 폭력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사과 영상,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2년 전 일어난 학교폭력 관련 피해자와 이 사건으로 언짢은 시청자들에게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나에게 상처받아 학교를 자퇴한 피해자를 포함해 이 사건 이후 크게 실망하고 언짢은 분들에게 고개 숙여 사죄한다"며 "무엇보다 나 때문에 많은 아픔을 받았을 그 친구에게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고 전했다.

학교 폭력을 인정했을 당시에도 비교적 잔잔하게 넘어갔다. 민감한 사회 분위기에도 대중은 최준희에게만큼은 한없이 너그러웠다. 스타 출신의 부모와 불행한 가정사가 만든 동정 여론이 그를 보호한 셈이다.

다만 연예계 데뷔만큼은 달랐다. 과거 학교 폭력이 발각된 연예인들이 줄줄이 하차 및 자숙에 돌입하는 가운데 최준희만 예외일 순 없는 것. 학폭 가해자가 지속해서 공개적인 자리에 얼굴을 노출하는 건 피해자에게 더 큰 상처를 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진=최준희 SNS
사진=최준희 SNS
술렁이는 여론 속에 최준희는 데뷔 입장을 번복했다. 그는 "이것저것 아직 하고 싶은 게 너무나도 많다"며 "연기자가 되고 싶어 한평생을 연습하고 불태우며 살아가는 친구들이 많을 텐데, 나는 그저 엄마의 딸이라 더 주목받고 이 직업에 그만큼 열정이 아직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오롯이 연기만으로 20대를 바쳐 시간을 보내기엔 스스로 아직 준비가 아무것도 안 되어있는 상태라 많은 분이 언제 작품 활동에서 볼 수 있냐고 물어보는 게 나한테는 부담이 됐다"고 털어놨다.

최준희는 억압적으로 통제되어야 하는 삶이 적응이 잘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SNS로 소통하는 삶이 더 즐겁다"며 "내가 더 완벽히 준비되고 좋은 기회가 온다면 그때 스크린에서 찾아뵙고 싶다"고 말했다.
데뷔 철회에 대한 이유로 '학폭'을 언급하진 않았다. 하지만 자신을 둘러싼 여론을 의식했다는 인상은 지우기 어렵다. 최진실을 그리워하는 대중은 최준희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지만, 앞으로도 그는 어머니의 뒤를 잇기 어려울 전망이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