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의 1분은 기안84가 ‘전시회 직전까지 작품에 덧칠하며 예술혼을 불태운 장면’으로, 본업에서는 언제나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반전 매력을 선보이며 8.9%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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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 매물 1호는 등장부터 무지개 스튜디오를 뜨겁게 달궜다. 화이트톤 내부와 인더스트리얼 감성은 경수진을 포함한 모두 “이거다!”를 외치게 했지만, 실리콘으로 막힌 창문에 월세까지 예산을 훌쩍 뛰어넘어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매물 2호는 호텔 같은 아늑함으로 어필했지만 “감성 한 방울이 모자라요”라는 이유로 반려됐고, 전현무는 “이러다 마지막에 집 짓고 있겠다”며 탄식했다. ‘영감’을 줄 수 있는 곳이 최우선이라는 그의 깐깐한 눈썰미는 매물 3호에서도 이어졌다. ‘집 전문가’ 답게 가스부터 채광, 가벽까지 꼼꼼히 살폈지만 “감성과 이성의 중간”이라는 평과 함께 또 한 번 외면당했다.
경수진은 “지금도 그 매물이 제 마음속에 남아있어요”라며 이전부터 마음에 품고 있던 장소가 있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그가 향한 매물 4호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 건물에다 수세식 공용 화장실, 외풍, 병렬식 주차까지 ‘실용성 제로’ 상태로 충격을 선사했다. 그는 감성을 자극하는 거친 인테리어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고, 무지개 회원들도 “좋아서 짜증난다”, “단점 4개, 장점 하나”라며 의견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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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래는 기안84를 위해 작업실에 깜짝 응원 방문하며 넥타이를 선물했고, “내 눈에는 오빠가 한국의 앤디 워홀”, “오빠 눈에는 네가 제니다. 서로 그냥 죽이자” 등 찰떡 같은 티키타카를 뽐내며 폭소를 유발했다. 기안84는 작품을 운송할 대형 트럭이 코앞에 올 때까지 마감의 굴레에 빠져 쩔쩔매는 모습을 보였지만, 전시회장에 첫발을 들이고는 작가 포스를 뿜어내며 진두지휘하는 반전 매력을 뽐냈다.
기안84는 전시회 준비의 하이라이트, 작가 서명을 남기며 “나한테는 자식 같은 느낌이다. 체취를 남겨줘야 한다”며 집중해 웃음을 자아냈다. 작품 해설 도슨트 연습에서는 “뭘 해 먹고 살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처럼 욕심이 심한 인간도 없다” 등 뜬금없는 자아성찰로 현장을 초토화했다. 이어 “기쁜 마음보다 불안한 마음이 크다. 만족스럽지 못할까 봐 걱정이 된다”는 애달픈 마음을 들려주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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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84는 과부화 걸린 입에 당황하다가도 솔직하고 간결한 자신만의 언어로 작가적 고민과 통찰을 들려주며 관객 떼를 몰고 다니는 ‘피리 부는 작가’에 등극했다. “10년 동안 컴퓨터 앞에만 있었다. 사람들 보는 시간보다 ‘우기명’을 본 시간이 더 길었다. 이게 내 자화상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등 진솔하게 자신만의 세계관을 이어 나가며 순조롭게 첫 도슨트를 종료, 눈과 귀를 모두 사로잡았다.
기안84는 홀로 어두운 비상계단에 멈춰 선 채 휴식을 하기도. 고갈된 에너지지만, 다시 한번 정신력을 붙잡고 관객들을 맞으러 향하며 응원을 유발했다. 녹초가 된 기안84 앞에 든든한 지원군들의 등장이 포착돼 다음 이야기를 향한 기대감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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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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