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진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윤석열 당선인, '유퀴즈' 출연
유재석·tvN에 '불똥'
사진=SBS '집사부일체' 방송 화면 캡처, tvN '유퀴즈' 포스터
사진=SBS '집사부일체' 방송 화면 캡처, tvN '유퀴즈' 포스터
≪서예진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이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유재석이 이끄는 토크쇼 tvN '유퀴즈 온더 블록'(이하 '유퀴즈') 시청자 게시판에 불이 났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출연이 예고되면서부터다. 그의 출연을 반대한다는 비판 여론은 유재석과 tvN을 향하고 있다. 나아가 '프로그램 폐지론'까지 번졌다.

윤석열 당선인은 지난 13일 '유퀴즈' 사전 녹화를 마쳤다. 해당 녹화분은 오는 20일 방송될 예정이다. 그의 출연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일부 시청자는 프로그램의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센 항의를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tvN '유퀴즈'
사진제공=tvN '유퀴즈'
'큰 자기 유재석과 아기자기 조세호의 자기들 마음대로 떠나는 사람 여행'

'유퀴즈'의 방송 취지는 소개된 바와 같이 '사람 여행'이다. 그간 '유퀴즈'엔 연예인뿐 아니라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사람들이 소개됐고, 그들의 다양한 삶을 통해 인생의 가치를 전해왔다.

정치인이 출연한 건 윤 당선인이 처음이다. 제작진의 입장에선 정치인도 하나의 직업인 만큼, 딱히 출연에서 제외할 이유를 찾지 못했을 터다. 어떤 직업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게 프로그램의 취지와 더 부합한다고 판단했을 것.
사진=SBS '집사부일체' 방송 화면
사진=SBS '집사부일체' 방송 화면
정치인의 출연이 타 예능프로그램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것도 사실이다. 앞선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윤석열 당선인을 비롯해 민주당 이재명, 이낙연, 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은 다양한 예능에 얼굴을 비추며 신선한 반응을 이끌었다.

특히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국민과 거리감을 좁혔다. 그는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SBS '집사부일체',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쿠팡플레이 'SNL코리아' 등에 출연해 친근하고 소탈한 이미지를 내비쳤다.

다만 윤 당선인의 예능 출연 발목을 잡은 건 '기획 의도' 때문만은 아니다. 이미 여러 번의 예능 신고식을 치렀지만 유독 '유퀴즈' 출연에 대한 반발이 거센 건 첫째, 6·1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이라는 것. 둘째, 대선 후보 신분이 아닌 당선인 신분이라는 점이다.
유재석./사진=텐아시아DB
유재석./사진=텐아시아DB
윤 당선인의 출연과 일부 시청자의 반발, 그리고 제작진에 '보이콧' 불똥이 튄 가운데 난감해진 건 유재석이다. 윤 당선인 출연을 반대하는 네티즌들은 tvN을 향한 비판을 넘어 유재석에게 실망감을 표하고 있다. 일부는 그의 정치색을 운운하기도.

'길 위에서 만나는 우리네 이웃의 삶, 저마다 써 내려간 인생 드라마의 주연들, 어쩌면 당신의 이야기'

'유퀴즈'엔 사회 각계각층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보통 사람들’이 출연한다. 유명인이라고 해서 특별 대우를 받는 건 아니다. 똑같이 '보통 사람'으로서 '사는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유재석의 역할은 이들의 말을 전하는 '매개체'일 뿐. 그들을 대변하진 않는다.

제작진의 기획 의도에 따르면, 정치인 역시도 '보통 사람'으로 바라보자는 해석이 가능하다. 시기와 타이밍 등이 다소 아쉽지만, 프로그램의 성격과는 크게 빗나가지 않다는 시각도 다수.

예능 판에 '정치'를 녹이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대중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그만한 부작용이 따를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분노한 시청자를 어떻게 달랠 것인지, 유재석을 '욕받이'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을지는 제작진의 능력에 달렸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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