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이진은 고유림(보나 분)의 러시아 귀화 단독 보도 전 고유림에게 자신이 보도할 거라는 사실을 알렸다. 백이진은 "뉴스에 나가면 너한테 상처가 될 거다. 알면서도 했다"며 "미안하다고 하면 너무 비겁하다"면서도 죄책감을 드러냈다. 고유림은 "어차피 알려질 일, 백이진 기자가 제일 먼저 알아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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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이진은 신재경(서재희 분)을 찾아가 보도국으로 옮기고 싶다고 부탁했다. 또한 "나희도 선수에 대한 객관성은 완벽히 잃었다. 한 달 정도 됐다. 진지하게 만나고 있다"고 교제 사실을 밝혔다.
보도국 사회부 기자가 된 백이진은 전보다 훨씬 바빠졌다. 나희도와 약속을 제시간에 지키기 못하는 일이 반복됐다. 그래도 두 사람은 시간을 쪼개 만나고 서로를 챙겼다. 나희도는 백이진이 새해 타종행사를 보도하는 현장에 찾아갔다. 뉴스 보도가 끝난 후 백이진은 타종 소리가 들리되 사람이 붐비지 않은, 자신만이 아는 명소로 나희도를 데려갔다. 두 사람은 새해 카운트다운을 하고 불꽃놀이를 지켜보며 스물다섯과 스물하나가 된 걸 축하했다. 두 사람은 다음해, 그 다음해, 또 그 다음해에도 함께 새해를 맞자고 약속하며 "영원하자"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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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희도는 2001 마드리드 대회에서 이젠 러시아 국가대표가 된 고유림과 결승전에서 만났다. 대중과 언론은 두 사람을 구태여 경쟁 구도로 만들었다. 지난 4년간 두 사람은 주위의 시선과 질타를 견디며 훈련에 임해야 했다. 결승전은 박빙이었고, 접전 끝에 나희도가 승리했다. 투구를 벗자 나희도와 고유림 모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포옹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했다. 나희도는 "아무 말 안 해도 된다. 내가 겪은 거 너도 겪었겠지"라며 울었다. 고유림 역시 눈물을 흘리며 "너와 싸울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금메달을 딴 후 귀국한 나희도는 취재로 바쁜 백이진을 한참 동안 만나지 못했다. 신재경과 함께 하기로 한 식사자리에도 백이진은 약속을 지키기 못했다. 신재경은 "한 사람은 계속 미안하고, 한 사람은 계속 체념하는 관계가 너는 정말 괜찮냐고"고 물었다. 나희도는 애써 "괜찮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이진은 600일을 기념해 가기로 한 여행 약속도 지키기 못했다. 미국에서 발생한 9·11 테러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뉴욕 특파원으로 급히 파견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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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이진은 앞서 나희도에게 새해가 되기 전에는 돌아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또 약속을 지키기 않았다. 나희도는 신재경을 통해 백이진이 뉴욕 특파원에 자원했다는 소식을 들어야했다. 이에 나희도는 '백이진은 나한테 또 미안하겠구나. 나는 이제 네가 그만 미안했으면 좋겠다. 난 여전히 너를 응원한다. 그런데 그럴수록 멀어진다'고 되뇌었다.
나희도는 이제 백이진 없이 홀로 새해를 맞아야했다. 새해맞이 타종행사가 열리는 작년과 같은 장소를 찾았지만 백이진은 곁에 없었다. 남자친구 있냐고 물어보는 팬들에게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영원하자던 약속이 무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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