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인서트》
'폭력'으로 작품의 가치 흐린 배우들
위안부 이야기 담긴 '파친코' 출연한 진하의 '성희롱 발언'
윌 스미스, 아카데미 시상식 도중 시상자 폭행
김동완 "윌 스미스 이해"→'폭력 지지' 오해 여지
어떤 형태도 용인될 수 없는 폭력
'폭력'으로 작품의 가치 흐린 배우들
위안부 이야기 담긴 '파친코' 출연한 진하의 '성희롱 발언'
윌 스미스, 아카데미 시상식 도중 시상자 폭행
김동완 "윌 스미스 이해"→'폭력 지지' 오해 여지
어떤 형태도 용인될 수 없는 폭력
《김지원의 인서트》
영화 속 중요 포인트를 확대하는 인서트 장면처럼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계 이슈를 집중 조명합니다. 입체적 시각으로 화젯거리의 앞과 뒤를 세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폭력은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 신체폭력, 언어폭력, 성폭력 모두 인간성을 상실한 언행이다. 그러나 최근 영화계의 '폭력' 이슈들은 영화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윌 스미스는 진행자의 뺨을 때리고, 애플TV+ '파친코'의 출연자 진하는 과거 여성 노인들을 향한 성희롱성 발언을 한 것이 드러난 것. 게다가 영화 'B컷' 개봉을 앞둔 김동완은 윌 스미스의 폭행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경각심이 요구된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 진하는 '파친코' 첫 공개일인 지난 25일, 과거 발언이 뒤늦게 조명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과거 진하가 'Korean Flowers In Bloom'이라는 SNS 계정을 만들고, 한국 지하철·버스 등에서 몰래 촬영한 여성 노인 사진 여러 장을 무단으로 올린 사실이 발각된 것. 게다가 "이런 도발적인 모델과 일하면서 내 자신의 욕정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그녀의 오른쪽 유두를 바로 쳐다볼 변명이 생겼다", "상상 속에서 그녀의 몸 전체에 있는 점들을 연결하고 싶다" 등 성희롱성 글까지 남겨 그의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진하는 논란이 확산되자 조용히 게시물을 삭제하더니 하루가 지난 후에야 "이는 여성들에 대한 사생활 침해이며, 제가 덧붙인 글들은 부적절한 것이었다. 제 행동을 후회하며 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등 내용을 담은 사과문을 올렸다.
진하의 과거 경솔한 발언이 더욱 문제가 되는 이유는 '파친코'에 담긴 메시지 때문이다. 억압과 차별을 당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굳세게 살아나간 재일조선인(자이니치)의 이야기를 4대에 걸친 가족사에 담았는데, 이 가운데 위안부 피해자의 삶도 일부 다뤄지는 것. 진하의 성희롱성 과거 언행은 시대의 격랑을 견뎌온 윗세대의 고난과 헌신을 욕되게 했다. 지난 27일 열린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세계적인 배우 윌 스미스가 생방송 도중 시상자 폭행으로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윌 스미스는 이날 다큐멘터리상 시상자인 코미디언 크리스 록이 있는 무대에 난입해 뺨을 때렸다. 탈모 증상으로 삭발한 자신의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를 향해 크리스 록이 조롱 섞인 농담을 하자 분노를 표출한 것. 상황극인 줄 알았던 시상식 참석자들도 윌 스미스가 자리에 돌아온 후에도 큰 소리로 욕설을 내뱉자 그제야 실제 상황임을 알아차렸다.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AMPAS는 시상식 직후 SNS를 통해 "아카데미는 어떠한 형태의 폭력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어 다음날 성명문을 통해 "우리는 공식적으로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고 내규와 행동 규범, 캘리포니아주 법률에 따라 추가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논란이 거세지자 윌 스미스는 자신의 SNS를 통해 "나는 선을 넘었고 내가 틀렸다. 부끄럽다"고 사과했지만 미국 내에서는 이미 윌 스미스의 남우주연상 수상을 취소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윌 스미스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킹 리차드'가 모진 세상 속에서 딸 비너스·세레나 윌리엄스를 세계적 테니스 선수로 길러낸 아버지의 헌신과 사랑을 그린 실화 바탕 작품이기에 그의 '공개적 폭행'은 더 비난 받고 있다. 그런데 지난 29일 진행된 영화 'B컷' 화상 인터뷰에서 배우 김동완은 윌 스미스의 '폭행'을 지지하는 듯한 위험한 발언을 했다. 김동완은 "윌 스미스의 마음이 십분 이해간다. 그동안 할리우드에서 윌 스미스의 가족사를 다양한 방식으로 조롱했다. 그런 와중에 일어난 일이라 어제의 사건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며 "할리우드에 가십, 조롱 섞인 개그 문화가 존재한다는 걸 알면 완벽하게 이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개그맨(크리스 록)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쌓이고 쌓인 게 터진 것 같다. 인내하다 보면 엉뚱한 데서 터지지 않나. 할리우드는 잔인하다"고 말했다.
김동완의 발언은 자칫 폭력 자체를 옹호한다는 오해를 살 여지가 있다. 가족을 조롱당한 윌 스미스의 심정에 공감한 것이지만 '이유가 있는' 폭력은 용인된다는 뉘앙스를 풍겨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이다.
폭력은 폭력일 뿐이다. 어떤 형태도 용납될 수 없다. 폭력은 파괴적이고 잔학한 것이다. 폭력으로 작품에 담긴 숭고한 메시지를 얼룩지게 한 진하와 윌 스미스, 그리고 폭력을 지지하는 김동완의 모습도 실망스러운 이유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영화 속 중요 포인트를 확대하는 인서트 장면처럼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영화계 이슈를 집중 조명합니다. 입체적 시각으로 화젯거리의 앞과 뒤를 세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폭력은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 신체폭력, 언어폭력, 성폭력 모두 인간성을 상실한 언행이다. 그러나 최근 영화계의 '폭력' 이슈들은 영화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윌 스미스는 진행자의 뺨을 때리고, 애플TV+ '파친코'의 출연자 진하는 과거 여성 노인들을 향한 성희롱성 발언을 한 것이 드러난 것. 게다가 영화 'B컷' 개봉을 앞둔 김동완은 윌 스미스의 폭행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경각심이 요구된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 진하는 '파친코' 첫 공개일인 지난 25일, 과거 발언이 뒤늦게 조명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과거 진하가 'Korean Flowers In Bloom'이라는 SNS 계정을 만들고, 한국 지하철·버스 등에서 몰래 촬영한 여성 노인 사진 여러 장을 무단으로 올린 사실이 발각된 것. 게다가 "이런 도발적인 모델과 일하면서 내 자신의 욕정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그녀의 오른쪽 유두를 바로 쳐다볼 변명이 생겼다", "상상 속에서 그녀의 몸 전체에 있는 점들을 연결하고 싶다" 등 성희롱성 글까지 남겨 그의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진하는 논란이 확산되자 조용히 게시물을 삭제하더니 하루가 지난 후에야 "이는 여성들에 대한 사생활 침해이며, 제가 덧붙인 글들은 부적절한 것이었다. 제 행동을 후회하며 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등 내용을 담은 사과문을 올렸다.
진하의 과거 경솔한 발언이 더욱 문제가 되는 이유는 '파친코'에 담긴 메시지 때문이다. 억압과 차별을 당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굳세게 살아나간 재일조선인(자이니치)의 이야기를 4대에 걸친 가족사에 담았는데, 이 가운데 위안부 피해자의 삶도 일부 다뤄지는 것. 진하의 성희롱성 과거 언행은 시대의 격랑을 견뎌온 윗세대의 고난과 헌신을 욕되게 했다. 지난 27일 열린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세계적인 배우 윌 스미스가 생방송 도중 시상자 폭행으로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윌 스미스는 이날 다큐멘터리상 시상자인 코미디언 크리스 록이 있는 무대에 난입해 뺨을 때렸다. 탈모 증상으로 삭발한 자신의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를 향해 크리스 록이 조롱 섞인 농담을 하자 분노를 표출한 것. 상황극인 줄 알았던 시상식 참석자들도 윌 스미스가 자리에 돌아온 후에도 큰 소리로 욕설을 내뱉자 그제야 실제 상황임을 알아차렸다.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AMPAS는 시상식 직후 SNS를 통해 "아카데미는 어떠한 형태의 폭력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어 다음날 성명문을 통해 "우리는 공식적으로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고 내규와 행동 규범, 캘리포니아주 법률에 따라 추가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논란이 거세지자 윌 스미스는 자신의 SNS를 통해 "나는 선을 넘었고 내가 틀렸다. 부끄럽다"고 사과했지만 미국 내에서는 이미 윌 스미스의 남우주연상 수상을 취소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윌 스미스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킹 리차드'가 모진 세상 속에서 딸 비너스·세레나 윌리엄스를 세계적 테니스 선수로 길러낸 아버지의 헌신과 사랑을 그린 실화 바탕 작품이기에 그의 '공개적 폭행'은 더 비난 받고 있다. 그런데 지난 29일 진행된 영화 'B컷' 화상 인터뷰에서 배우 김동완은 윌 스미스의 '폭행'을 지지하는 듯한 위험한 발언을 했다. 김동완은 "윌 스미스의 마음이 십분 이해간다. 그동안 할리우드에서 윌 스미스의 가족사를 다양한 방식으로 조롱했다. 그런 와중에 일어난 일이라 어제의 사건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며 "할리우드에 가십, 조롱 섞인 개그 문화가 존재한다는 걸 알면 완벽하게 이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개그맨(크리스 록)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쌓이고 쌓인 게 터진 것 같다. 인내하다 보면 엉뚱한 데서 터지지 않나. 할리우드는 잔인하다"고 말했다.
김동완의 발언은 자칫 폭력 자체를 옹호한다는 오해를 살 여지가 있다. 가족을 조롱당한 윌 스미스의 심정에 공감한 것이지만 '이유가 있는' 폭력은 용인된다는 뉘앙스를 풍겨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이다.
폭력은 폭력일 뿐이다. 어떤 형태도 용납될 수 없다. 폭력은 파괴적이고 잔학한 것이다. 폭력으로 작품에 담긴 숭고한 메시지를 얼룩지게 한 진하와 윌 스미스, 그리고 폭력을 지지하는 김동완의 모습도 실망스러운 이유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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