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오승아, 지현우의 새 여자로 등장→허무한 퇴장
그렇게 밀어내더니…한 회 만에 이세희에 프로포즈
'불륜 미화' 이종원, 아내에게 대놓고 "최일화에게 가게 해줘"
'신사와 아가씨' 포스터./사진제공-지앤지프로덕션
'신사와 아가씨' 포스터./사진제공-지앤지프로덕션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요즘 누가 이렇게 진부하고 올드한 걸 해요. 요즘 드라마에서도 이런 장면 안 나와요."

여자 주인공 박단단(이세희 분)의 말과 달리 KBS2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 속 내용은 진부하고 올드한 설정의 연속이다. 종영을 단 2회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 속, 불륜 미화는 더욱 심각해졌고, 끊임없이 이별과 만남을 반복하는 주인공들의 밀당 로맨스는 길을 잃었다. 회차 늘리기에 급급해 의미 없는 설정까지 추가해 허무함 마저 자아냈다. 후반부 스토리를 더 탄탄하게 이어가기 위해 2회 연장한다는 의도는 사라진 지 오래다.

그동안 이영국(지현우 분)와 박단단의 로맨스는 '짧은' 로맨스, '긴' 헤어짐의 연속이었다. 연애를 시작하자마자 이영국이 기억을 잃었고, 기억이 돌아오자 조사라(박하나 분)의 임신 거짓말로 또 헤어짐을 택했다. 여기에 이영국은 자기 딸과 박단단 가족의 반대로 밀어냈다가 붙잡다가 다시 밀어내는 '갈팡질팡' 모습으로 답답함을 유발했다.
사진=KBS2 '신사와 아가씨' 방송 화면.
사진=KBS2 '신사와 아가씨' 방송 화면.
그리고 이런 전개는 결말에 다다른 49회에서도 이어졌다.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서려는 박단단을 밀쳐내고 동생의 친구 안지민(오승아 분)을 소개받은 것. 단순히 나이대가 비슷하고 이혼이라는 상황이 같기에 만남을 서두른 그는 한 번 만난 뒤 바로 세 자녀까지 소개했지만, 아이들과 만남 후 생각과 다르다며 쿨하게 관계를 정리했다.

결국 안지민 캐릭터는 박단단이 이영국에게 이별을 고하는 상황을 만들어내기 위해 1시간 동안 소비된 역할. 첫 등장부터 퇴장까지 뜬금없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를 본 시청자들도 허무하기는 마찬가지. 왜 안지민이라는 역할이 등장했어야 하는 건지, 이영국은 왜 이렇게 답답한 행동을 하는 건지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KBS2 '신사와 아가씨' 방송 화면.
사진=KBS2 '신사와 아가씨' 방송 화면.
그러더니 한 회 만에 이영국은 태세를 전환했다. 박단단이 자신에게 이별을 고하자 이제는 또 프러포즈하며 그를 잡은 것. 두 사람의 지지부진한 러브라인은 50회 만에 드디어 마침표를 찍었지만, 이미 이들의 로맨스는 설렘을 잃었다.

박단단, 이영국의 로맨스 말고도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존재한다. 박수철(이종원 분)과 애나킴(최일화 분)의 불륜 미화다. 두 사람은 과거 부부 사이였지만, 현재는 남남인 상황. 여기에 박수철은 현재 아내 차연실(오현경 분)과 함께 가정을 꾸리고 있는 인물이다.
사진=KBS2 '신사와 아가씨' 방송 화면.
사진=KBS2 '신사와 아가씨' 방송 화면.
그런데도 박수철은 '성형을 10번 한' 애나킴이 자기 아내였다는 사실을 모른 채 고맙고 애틋한 마음을 가지며 하룻밤을 같이 보내기도. 이후 애나킴의 정체를 알고 나서는 뺨을 때리고 목을 조르며 폭력을 가하더니, 애나킴이 췌장암 3기라는 것을 알자 다시 그를 돌보는 행동을 취하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의 관계는 불륜이라며 분노하는 아내 차연실에게 "나 그 여자한테 가게 해줘"라며 애원하는 모습은 시한부라는 설정으로 불륜을 미화하는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이렇듯 종영을 코앞에 두고도 여전히 답답한 상황을 이어가는 '신사와 아가씨'가 마지막 2회서 모든 걸 만회할 수 있을까. 억지스러운 상황과 급변하는 인물들의 태도로 혼란만 안겼던 '신사와 아가씨'의 결말이 우려되는 이유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