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건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신기록 쓴 '솔로지옥', 천덕꾸러기 신세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신기록 쓴 '솔로지옥', 천덕꾸러기 신세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넷플릭스 '솔로지옥'이 국내 예능 최초로 TV쇼 부문 월드 10위에 올랐으나 프로그램 안팎으로 잡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출연자의 가품 착용부터 피부색 차별까지 각종 논란이 전세계로 확산되며 좋은 성적을 거뒀음에도 '국가 망신'이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지난달 18일 처음 공개된 '솔로지옥'은 커플이 되어야만 나갈 수 있는 외딴 섬 '지옥도'에서 펼쳐지는 아홉 남녀의 솔직하고 화끈한 연애 리얼리티쇼다. 비연예인들의 커플 매칭을 그리지만 유튜버, 헬스 트레이너, 의류브랜드 대표, 댄서 등 화려한 직업을 가진 출연진으로 구성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연예인 버금가는 출중한 외모의 남녀들을 한데모아 자극적이고 높은 수위의 데이트를 그린 만큼 과감한 노출도 꺼리지 않았고,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은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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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국 예능 콘텐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솔로지옥'의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폭발적인 관심을 받게 된 출연자들을 둘러싼 의혹이 쏟아졌다.
탤런트 출신 의류사업가 최시훈은 유흥업소 접대부 출신이라는 루머로 곤혹을 치뤘다. 이에 최시훈은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저는 호스트바선수(오리)가 아니다"며 "살면서 나쁜 일 한번 안 하고 착실하게 살아왔다. 이 루머에 대해서는 제 목숨을 걸 수 있다"고 즉각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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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송지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적해 주신 가품 논란은 일부 사실이다. 정말 죄송하다"는 내용의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그는 "디자이너분들의 착장물 침해 및 저작권에 대한 무지로 인해 발생한 모든 상황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브랜드 론칭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논란이 된 부분들에 대해서 심각하게 인지하고 반성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럼에도 그가 자신의 브랜드 론칭을 앞두고 있으면서 가품을 착용했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가품을 진품으로 속여 수익을 창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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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논란이 터지자 프로그램의 글로벌 인기는 국내 콘텐츠에 대한 자긍심보다는 수치심을 유발하는 결과를 낳았다. '솔로지옥'이 국내 예능 최초의 성적을 달성했음에도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솔로지옥'의 세계적인 흥행은 도리어 독이 된 셈이다. 갖은 논란이 실시간으로 해외로 뻗어나가고 재생산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글로벌 및 국내 OTT 시장 점유율 1위 넷플릭스의 미흡한 대처도 도마 위에 올랐다. 넷플릭스 강동한 한국 콘텐츠 총괄 VP(Vice President)는 19일 넷플릭스 2022년 한국 콘텐츠 라인업 발표 간담회에서 '솔로지옥' 논란에 대해 석연치 않은 해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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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여러 차례 문제가 불거진 프로그램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는 쏙 빼놓은 채 앞으로의 변화만 약속했다. 실망한 시청자들을 달래기보다는 "더 좋은 콘텐츠로 보답하겠다"는 뻔한 입장 뿐이었다. 토종 OTT 플랫폼에서 불거진 논란이라면 이렇게 얼렁뚱땅 넘어갈 수 있었을까란 의문이 고개를 든다.
세계 스트리밍 플랫폼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하기에는 넷플릭스의 해명은 터무니 없었고 실망감만 더했다. 지난해 4·4분기 매출만 77억1000만달러(약 9조 1980억원)를 거둬들였던 넷플릭스가 "아직 배우고 있다"는 해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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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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