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단의 얼굴
놀라운 스펙트럼
과거의 키 쥔 '옥을태'
놀라운 스펙트럼
과거의 키 쥔 '옥을태'

극 중 옥을태(이준 분)는 죽을 수도, 죽일 수도 없는 불가살이 단활(이진욱 분) 하나뿐인 줄 알았던 설정을 뒤엎고 나타난 또 다른 불가살이었다. 민상운(권나라 분)을 속이기 위해 요양원 직원인 척 다정한 미소를 짓던 그는 곧이어 잡아먹은 귀물의 피를 덮어쓴 채 섬뜩한 눈빛으로 변화, 본색을 드러낸 첫 등장은 강렬하게 시선을 강탈했다. 양극단의 얼굴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배우 이준(옥을태 역)의 연기 스펙트럼을 단숨에 입증한 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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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민상운을 죽이기 위해 단활을 이용하려던 계획이 계속 실패하자 분노로 수틀린 채 인간들의 피를 취해 등골을 오싹하게 했다. 특히 평소에 능청스럽게 수다를 떨고 장난기 어린 웃음을 짓던 얼굴을 순식간에 싸늘하게 뒤바꿔 그 간극이 공포를 더했다.
하지만 그 가면 뒤에 가려진 또 다른 감정들이 드러날 때마다 옥을태를 마냥 미워할 수 없게 만들었다. 천 년 전, 인간이었던 그는 몸이 약하다는 이유로 동생에게 밀려 아버지에게 버려졌다. 상처로 얼룩진 그의 눈은 마음을 아리게 했고, 현대에서도 자신이 보육원 시절부터 후원한 아이 남도윤(김우석 분)에게 보였던 특별한 감정도 씁쓸함을 더했다. 감시자로 보낸 단활의 집에서 오히려 그와 그의 주변 사람들과 더 친해지면서 결국 옥을태는 혼자 남겨졌다. 커다란 집안 한가운데 덩그러니 선 그는 "내가 제일 불쌍하다고"라며 혼잣말을 중얼거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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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 전, 전생에 아버지였던 권호열(정진영 분)에게만 "나도 마음 안 좋아요. 안 믿으시겠지만"이라고 희귀병에 걸려 죽은 남도윤 형에 대한 속내를 고백한 장면 역시 그에게도 인간다운 감정이 남아있음을 알게 했다.
옥을태는 600년 전 단활의 가족을 죽인 범인으로 밝혀졌고 환생한 단활의 아들을 또다시 위기로 빠트린 상황. 이에 단활의 범상치 않을 분노가 예상되는 가운데 과연 천 년 전에 그가 인간에서 불가살이 된 과정은 무엇이며 왜 불가살 여인의 저주를 받아 검은 구멍을 갖게 됐을지 옥을태의 서사에 뜨거운 관심과 궁금증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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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원 텐아시아 객원기자 newsinf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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