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주, '지헤중' 종영 인터뷰
"송혜교·최희서와 모든 순간 좋았다"
"적절한 타이밍에 만나 성장시켜준 작품"
"송혜교·최희서와 모든 순간 좋았다"
"적절한 타이밍에 만나 성장시켜준 작품"
SBS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이하 '지헤중')
8일 종영한 '지헤중'은 '이별'이라 쓰고 '사랑'이라 읽는 달고 짜고 맵고 시고 쓴 이별 액츄얼리를 그렸다. 박효주는 극 중 췌장암을 선고받은 후 남편, 딸, 친구들과 이별을 준비하는 전미숙 역을 맡았다.
박효주는 최근 텐아시아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지난해를 '지헤중'으로 시작해 '지헤중'으로 마무리하게 됐다"며 "12월 31일이 한 해의 마지막날이 아닌, 종영을 하는 순간이 2021년을 마무리한 느낌이다. 시원섭섭하다"고 밝혔다.
이어 "늘 헤어짐을 준비하면서 작업했던 것 같다"며 "'정말 후회 없이 열심히 해야 잘 헤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직도 헤어지는 중이어서 굉장히 헛헛하기도 하지만 잘 헤어지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란 제목에 끌렸고, 많은 내용이 함축돼 있어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효주는 "이전 작품들에서 전문직 여성 역할도 많이 하고, 이성적인 인물들을 많이 연기했는데 좀 더 사람 냄새 나는 캐릭터를 만나고 싶었다"며 "감정으로만 연기해야 하니까 두려움도 있었지만 나를 시험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어떤 작품보다도 대본에 충실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며 "대본에 적혀있는 미숙의 정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연기하려고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후반부 감정신에서 작가님의 글이 무척 디테일했고, 그래서 정말 대본만 붙들고 지냈던 것 같아요. 매 신 번지점프하는 기분으로 연기했어요. 감정신이란게 그 순간에 몰입해야 하고 상대 배우와의 눈과 호흡으로 완성되기도 하고, 섣불리 계산하고 준비할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솔직하게 하려고 찰나의 순간들에 집중하고 준비했던 것 같아요." '지헤중'은 송혜교, 최희서, 박효주의 워맨스 호흡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동료들과의 호흡에 대해 박효주는 "처음 만난 순간부터 너무 좋았다. 성격적인 부분, 캐릭터 등 모두 좋았지만 연기에 대한 집중, 태도, 애정의 온도가 아주 비슷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멜로드라마인데도 유독 워맨스가 돋보인 이유'를 묻자 박효주는 "배우들과의 좋은 호흡이 브라운관을 통해서도 잘 보였던 것 같다"며 "친구들끼리 주고 받을 수 있는 솔직한 이야기(대사)와 역할에 많이 공감해주셔서 돋보였다"고 밝혔다.
"'저희 친해요'를 너무 강조한 것 아닌가란 생각도 했지만 많이들 공감해주시고 몰입해 재밌게 봐주셔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친구들끼리 주고 받을 수 있는 솔직한 이야기들(대사)과 역할에 많이 공감해주셨던 것 같아요."
박효주는 '지헤중'을 두고 "멜로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의 다양한 부분의 선명함을 알려주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목이 담고 있는 의미가 너무 좋았다.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노래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란 가사처럼 우리 모두는 매일 헤어지는 중인 것"이라며 "시적인 함축적인 의미가 많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드라마는 오케스트라 연주곡 같은 웅장함과 다양한 멜로디가 있다"며 "그 안에서 전미숙은 '죽음'이라는 인간으로서 피할 수 없는, 베이스 같은 이별의 파트를 맡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주 멜로디를 연주하는 영은과 재국이의 파트가 있고, 부모님의 파트도 있고. 치숙과 도훈도 사랑의 시작이지만 어떻게 보면 이별의 시작이기도 한 거잖아요. 이별에 관한 큰 멜로디인데 결국에는 이게 사랑 이라는 거죠. 그 아이러니한 삶을 다루고 있다고 생각돼요. 무한이 아닌 유한의 삶을 생각할 때 선명해지는 것들이 있잖아요. 그런 선명함을 알려주는 작품이지 않을까요?" 박효주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인물을 연기하며 특별히 준비한 점을 묻자 "대본 지문에 '점점 말라가는' 등의 내용이 있었기에 매회 살이 빠지게끔 애썼다"고 답했다. 이어 "암환자들이 얼마나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살이 빠지는걸 봐왔기 때문에 거짓말 하고 싶지 않았고 할 수 있는 부분까지는 하고 싶었다"며 "대본을 보고 나면 밥이 안 먹혔다"고 털어놨다.
그는 "짧은 기간이었고, 드라마의 시스템 상 쉽지 않아서 더 힘들기도 했다. 체력은 지키면서 빼야 했으니까 내가 계산했던 수치를 잘 지켜나가면서 감량했다. 화면에서도 잘 드러났던 것 같아 다행"이라며 "8회 이후로는 아예 메이크업도 안 했던 것 같다. 약간의 립 메이크업, 파우더마저도 불편하게 느껴지던 때라 연기에 도움이 되고 장면에 방해되지 않는 것들을 선택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민낯으로 뵙게 돼 죄송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유난히 감정신이 많았던 '지헤중'에서 박효주는 연기하는 순간보다 준비 과정이 힘들었다고. 그는 "이전에는 어떤 역할을 하던, 작품과 나란 사람을 분리해서 사는 게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고, 그렇게 하려고 항상 노력해왔는데 이번에는 그 부분을 잘 지키지 못했다"며 "미숙의 감정선이 많이 짙어서 내 진짜 삶에 그의 감정이 많이 침범했다"고 설명했다.
박효주는 지난해 열린 SBS 연기대상에서 '조연상'을 수상하며 앞선 노력을 보상받았다. 그는 "사실 드라마가 끝나기 전에 수상을 하게 되니까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었다"면서도 "당근을 하나 받은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연말이 되면 한 해를 돌아보는 시점이 있지 않나. 그 순간에 이렇게 좋은 상을 제게 주셔서 무척 감사했다"며 "'지헤중' 하면서 나를 많이 몰아 부쳐 여유도 없었고, 스스로 채찍질하고 의심하면서 촬영했던 적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 상이 참 달콤했다"고 덧붙였다. 2001년 잡지 모델로 데뷔한 박효주에게 '지헤중'은 적절한 타이밍의 작품이었단다. 그는 "어떤 계기가 필요했던 때 만나게 된 작품이었다.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시간도 필요했고, 낯섦에 대한 두려움을 경험하는 것도 필요했다"며 "한 사람으로 살면서 '지금'이 얼마나 소중한지 간과하고 있는 시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로서 늘 그렇게 살아오려고 했지만 막상 결혼하고 가정도 생기면서 생각보다 앞으로의 것에 대한 불안감에 치우쳐서 살고 있던 것 같다"며 "그렇지만 가장 소중한 게 무엇인지 조금 더 늦기 전에 '지헤중'을 통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저를 성장시켜준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데뷔한지) 20년 넘게 됐지만 현장 가는 그 순간들이 매번 두근두근 했으니까요. 가장 솔직하고 진실되게 하고 싶어서 한 신 한 신 아끼고 공들였던 것도 있었거든요. 과정이나 결과에 있어서 잘했고, 못했고를 떠나서 저한테 분명 터닝포인트가 됐어요."
박효주는 차기작을 정하진 않았지만 지난해 촬영한 영화 '세 번째 아이'의 후반 작업을 기다리는 중이다. 그는 "'지헤중'을 통해 많이 배웠다는 걸 빨리 증명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8일 종영한 '지헤중'은 '이별'이라 쓰고 '사랑'이라 읽는 달고 짜고 맵고 시고 쓴 이별 액츄얼리를 그렸다. 박효주는 극 중 췌장암을 선고받은 후 남편, 딸, 친구들과 이별을 준비하는 전미숙 역을 맡았다.
박효주는 최근 텐아시아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지난해를 '지헤중'으로 시작해 '지헤중'으로 마무리하게 됐다"며 "12월 31일이 한 해의 마지막날이 아닌, 종영을 하는 순간이 2021년을 마무리한 느낌이다. 시원섭섭하다"고 밝혔다.
이어 "늘 헤어짐을 준비하면서 작업했던 것 같다"며 "'정말 후회 없이 열심히 해야 잘 헤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직도 헤어지는 중이어서 굉장히 헛헛하기도 하지만 잘 헤어지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란 제목에 끌렸고, 많은 내용이 함축돼 있어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효주는 "이전 작품들에서 전문직 여성 역할도 많이 하고, 이성적인 인물들을 많이 연기했는데 좀 더 사람 냄새 나는 캐릭터를 만나고 싶었다"며 "감정으로만 연기해야 하니까 두려움도 있었지만 나를 시험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어떤 작품보다도 대본에 충실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며 "대본에 적혀있는 미숙의 정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연기하려고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후반부 감정신에서 작가님의 글이 무척 디테일했고, 그래서 정말 대본만 붙들고 지냈던 것 같아요. 매 신 번지점프하는 기분으로 연기했어요. 감정신이란게 그 순간에 몰입해야 하고 상대 배우와의 눈과 호흡으로 완성되기도 하고, 섣불리 계산하고 준비할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솔직하게 하려고 찰나의 순간들에 집중하고 준비했던 것 같아요." '지헤중'은 송혜교, 최희서, 박효주의 워맨스 호흡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동료들과의 호흡에 대해 박효주는 "처음 만난 순간부터 너무 좋았다. 성격적인 부분, 캐릭터 등 모두 좋았지만 연기에 대한 집중, 태도, 애정의 온도가 아주 비슷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멜로드라마인데도 유독 워맨스가 돋보인 이유'를 묻자 박효주는 "배우들과의 좋은 호흡이 브라운관을 통해서도 잘 보였던 것 같다"며 "친구들끼리 주고 받을 수 있는 솔직한 이야기(대사)와 역할에 많이 공감해주셔서 돋보였다"고 밝혔다.
"'저희 친해요'를 너무 강조한 것 아닌가란 생각도 했지만 많이들 공감해주시고 몰입해 재밌게 봐주셔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친구들끼리 주고 받을 수 있는 솔직한 이야기들(대사)과 역할에 많이 공감해주셨던 것 같아요."
박효주는 '지헤중'을 두고 "멜로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의 다양한 부분의 선명함을 알려주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목이 담고 있는 의미가 너무 좋았다.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노래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란 가사처럼 우리 모두는 매일 헤어지는 중인 것"이라며 "시적인 함축적인 의미가 많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드라마는 오케스트라 연주곡 같은 웅장함과 다양한 멜로디가 있다"며 "그 안에서 전미숙은 '죽음'이라는 인간으로서 피할 수 없는, 베이스 같은 이별의 파트를 맡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주 멜로디를 연주하는 영은과 재국이의 파트가 있고, 부모님의 파트도 있고. 치숙과 도훈도 사랑의 시작이지만 어떻게 보면 이별의 시작이기도 한 거잖아요. 이별에 관한 큰 멜로디인데 결국에는 이게 사랑 이라는 거죠. 그 아이러니한 삶을 다루고 있다고 생각돼요. 무한이 아닌 유한의 삶을 생각할 때 선명해지는 것들이 있잖아요. 그런 선명함을 알려주는 작품이지 않을까요?" 박효주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인물을 연기하며 특별히 준비한 점을 묻자 "대본 지문에 '점점 말라가는' 등의 내용이 있었기에 매회 살이 빠지게끔 애썼다"고 답했다. 이어 "암환자들이 얼마나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살이 빠지는걸 봐왔기 때문에 거짓말 하고 싶지 않았고 할 수 있는 부분까지는 하고 싶었다"며 "대본을 보고 나면 밥이 안 먹혔다"고 털어놨다.
그는 "짧은 기간이었고, 드라마의 시스템 상 쉽지 않아서 더 힘들기도 했다. 체력은 지키면서 빼야 했으니까 내가 계산했던 수치를 잘 지켜나가면서 감량했다. 화면에서도 잘 드러났던 것 같아 다행"이라며 "8회 이후로는 아예 메이크업도 안 했던 것 같다. 약간의 립 메이크업, 파우더마저도 불편하게 느껴지던 때라 연기에 도움이 되고 장면에 방해되지 않는 것들을 선택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민낯으로 뵙게 돼 죄송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유난히 감정신이 많았던 '지헤중'에서 박효주는 연기하는 순간보다 준비 과정이 힘들었다고. 그는 "이전에는 어떤 역할을 하던, 작품과 나란 사람을 분리해서 사는 게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고, 그렇게 하려고 항상 노력해왔는데 이번에는 그 부분을 잘 지키지 못했다"며 "미숙의 감정선이 많이 짙어서 내 진짜 삶에 그의 감정이 많이 침범했다"고 설명했다.
박효주는 지난해 열린 SBS 연기대상에서 '조연상'을 수상하며 앞선 노력을 보상받았다. 그는 "사실 드라마가 끝나기 전에 수상을 하게 되니까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었다"면서도 "당근을 하나 받은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연말이 되면 한 해를 돌아보는 시점이 있지 않나. 그 순간에 이렇게 좋은 상을 제게 주셔서 무척 감사했다"며 "'지헤중' 하면서 나를 많이 몰아 부쳐 여유도 없었고, 스스로 채찍질하고 의심하면서 촬영했던 적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 상이 참 달콤했다"고 덧붙였다. 2001년 잡지 모델로 데뷔한 박효주에게 '지헤중'은 적절한 타이밍의 작품이었단다. 그는 "어떤 계기가 필요했던 때 만나게 된 작품이었다.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시간도 필요했고, 낯섦에 대한 두려움을 경험하는 것도 필요했다"며 "한 사람으로 살면서 '지금'이 얼마나 소중한지 간과하고 있는 시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로서 늘 그렇게 살아오려고 했지만 막상 결혼하고 가정도 생기면서 생각보다 앞으로의 것에 대한 불안감에 치우쳐서 살고 있던 것 같다"며 "그렇지만 가장 소중한 게 무엇인지 조금 더 늦기 전에 '지헤중'을 통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저를 성장시켜준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데뷔한지) 20년 넘게 됐지만 현장 가는 그 순간들이 매번 두근두근 했으니까요. 가장 솔직하고 진실되게 하고 싶어서 한 신 한 신 아끼고 공들였던 것도 있었거든요. 과정이나 결과에 있어서 잘했고, 못했고를 떠나서 저한테 분명 터닝포인트가 됐어요."
박효주는 차기작을 정하진 않았지만 지난해 촬영한 영화 '세 번째 아이'의 후반 작업을 기다리는 중이다. 그는 "'지헤중'을 통해 많이 배웠다는 걸 빨리 증명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