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만’ 김경남이 안은진을 위해 제 발로 경찰서를 찾아갔다. 이들의 절절한 구원서사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또 한번 적셨다.
지난 3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한 사람만’(극본 문정민 연출 오현종 제작 키이스트, JTBC스튜디오) 5회에서 표인숙(안은진)은 나래청정 대표 신태일(안창환)을 통해 민우천(김경남)이 사람 죽이는 일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루 말할 수 없는 배신감을 느꼈다. 그녀가 생각하기에 “원 안에 지렁이” 같은 우천의 말랑한 이야기는 핸드폰을 찾기 위한 고도의 수작이었고, 광수대에 잡혀갔을 때 사실을 말하지 않은 것도 본인이 찔리는 게 있어서였다.
그 후로 인숙은 우천을 냉랭히 대했다. 의미 있는 말을 할 수 없어 의미 없는 말만 하는 우천에게 “쓸 때 없는 말 좀 하지마. 나한테 말 걸지마”라며 선을 그었고, 허리에 입은 상처가 덧나 정신을 잃은 채 들것에 실려가는 그도 모른 채 했다. 무엇보다 이제 우천을 보면 사람 죽이는 장면 밖에 생각 나지 않아 “나는 이제 네가 무서워”라며 멀어져갔다.
살인은 하나의 점을 지우는 일일 뿐이라고 생각했던 우천은 호스피스에서 죽음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과 생활하며 부끄러운 지난 날을 후회했다. 자신이 지우고 있었던 건 “눈빛, 사람 혹은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감옥에 갇힌 것처럼 아무런 이유 없이 살았던 우천에게 살아갈 이유가 된 단 ‘한 사람’ 인숙을 잃을까 무서웠다. 용서 받을 수 없다는 게, 이런 자신이 인숙을 좋아할 수 없다는 게 두려웠다.
이 가운데, 하용근(백현진) 살인사건은 점점 더 진실을 향하고 있었다. 광수대는 살해 둔기가 골프채이며, 거기서 묻어 나온 용의자의 선크림이 사체 상흔부에서 검출됐다는 사실까지 알아냈다. 게다가 핸드폰 처리를 명령했던 구성파 윗선은 최후의 경고로 우천을 위협했다. 핸드폰은 아빠 하용근이 자신을 죽이려던 그날 밤의 기억을 떠올린 하산아(서연우)가 육성자(고두심) 집 고물 더미에 사이에 있던 걸 몰래 빼돌려 인숙에게 전달한 상황. 자칫하면 인숙이 위험했다.
이에 우천이 움직였다. 꼬일 대로 꼬여버린 상황에 아파하는 인숙을 몰래 지켜보며 “이번엔 내가 널 구해줄게”라던 우천이 호스피스 자원봉사 일을 정리하고 제 발로 광수대를 찾아간 것. 루게릭 환자 문영지(소희정)는 “점점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것, 서로를 그렇게 만드는 것”이 사랑이라고 말했다. 삶의 목적도 이유도 없었던 우천은 그렇게 변화하고 있었다.
한편 우천이 지난 밤 호스피스를 떠났다는 사실에 인숙은 크게 동요했다. 그가 떠난 자리에는 파란 물건만 모아 암컷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새틴바우어보드’라는 새처럼 온통 파란 물건들만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의 짐의 전부이자 인생의 전부인 조그마한 파란색 상자에는 어린 우천의 사진이 들어 있었다. 인숙은 그 사진 안의 우천이 어렸을 때 자신이 구해준 그 소년이라는 것을 떠올렸고, 그녀의 두 눈에는 점점 짙은 감정이 들어 차고 있었다.
‘한 사람만’ 6회는 4일 화요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차혜영 텐아시아 기자 kay3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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