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미우새' 공동 대상
지석진, 명예사원상에 그쳐
"한 X끼만 주지"란 말 나온 이유
지석진, 명예사원상에 그쳐
"한 X끼만 주지"란 말 나온 이유
'2021 SBS 연예대상'이 무분별한 상 퍼주기와 납득하기 어려운 수상 기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모두를 잃고 싶지 않은 SBS의 욕심이 한해를 마무리하는 축제를 그릇치고 말았다.
지난 18일 오후 생중계된 '2021 SBS 연예대상'은 가수 이승기, 방송인 장도연, 모델 한혜진의 사회로 마련됐다.
당초 '2021 SBS 연예대상'은 최고의 영예인 대상 주인공이 누가 될 지 가장 많은 궁금증을 자아냈다. 모두가 입을 모아 수상자를 예상할 정도로 강력한 후보가 없던 탓이다. 여기에 지난 몇 년 사이 다양한 수상자를 배출해 '받을 만한 사람은 다 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자 가장 유력하게 떠오른 후보는 방송인 지석진, 가수 이상민, 탁재훈 등 새로운 인물이었다. 지석진은 11년째 SBS '런닝맨'의 막내 같은 맏형으로 활약해왔다. 이상민과 탁재훈은 매주 두자리수 시청률을 기록하는 SBS '미운 우리 새끼'에 이어 '신발벗고 돌싱포맨'까지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각 프로그램은 '연예대상'을 앞두고 이들을 중심으로 한 에피소드를 선보이며 '대상 후보'로 힘을 실어줬다. 이날 행사에서도 각 동료들은 "지석진과 탁재훈, 이상민이 대상을 받을 까봐 긴장하고 있다"며 분위기를 몰아갔다. 분위기는 계속해서 세 사람의 경쟁 구도로 이어졌다.
생방송 전까지 대상 후보를 발표하지 않았던 SBS는 '올해의 예능인상'을 신설해 12명에게 상을 나눠줬다. 앞서 언급된 세 명은 물론 방송인 유재석, 신동엽, 김구라, 이승기 등 내로라하는 이들이 모두 수상했다. 사실상 대상후보를 12명이나 둔 것이다. SBS는 사전에 12명을 만나 각자가 생각하는 대상의 주인공 등을 물어보는 영상을 촬영해 이날 공개하기도 했다. 이때도 지석진과 이상민, 탁재훈 등이 언급됐다. 이날 막판을 향해 달려가던 행사는 뜬금 없이 '마상(마음의 상처상)'이라는 부문을 발표했다. 주인공은 탁재훈. 그가 호명되자 현장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고, 무대 위가 아닌 본인의 자리에서 소감을 말하도록 진행됐다. 결국 제자리에서 마이크를 잡은 탁재훈은 "무슨 의미인지 알겠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후 그는 리얼리티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신스틸러상에 그쳤던 탁재훈은 깊은 만족감을 드러내며 감사함을 표했다. 여기까지는 '연예대상' 특유의 재밌고 유쾌한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이에 남은 후보는 둘. 최고의 영예인 '대상'과 PD들이 직접 주는 '프로듀서상'만 남은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SBS는 또 한 번 새로운 상을 끼워넣었다. '명예사원상'이라며 트로피와 함께 SBS 사원증을 받게 된다는 것. 수상자는 대상 후보로 점쳐졌던 지석진이었다. 그는 "30년을 하다보니 안정적인 직장이 생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결국 남아있던 이상민은 '대상'을 받았다. 하지만 단독이 아닌 '미우새' 팀 전체가 공동 수상했다. 이에 탁재훈은 "이상민이 '미우새'에서 궂은 일을 많이 했다. 내심 이상민이 받으면 어떻게 감정을 추스려야하나 생각해서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임원희도 "이상민이 받을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신동엽은 공동 수상이 논란을 야기할 것을 예상하며 수습하기 시작했다. 그는 "TV를 보면서 '대상 누가 탈까'하며 끝까지 봐주신 분들에게 죄송하다"며 "여러분 마음 다 비슷할 거다. '그냥 한 새끼만 주지'란 생각을 갖고 계실텐데 제작진 입장에선 결정하기 힘들었던 모양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동엽의 임기응변도 수상 논란에 대한 이야기를 차단시키지 못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받는 사람도 당황할 정도인데 단체 대상을 주는 게 최선이었나?", "저럴 거면 이상민에게 상을 주는 게 맞았다", "경쟁 분위기 만들어놓고 공동 수상이라니 황당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차라리 이상민의 개인 수상이 더욱 납득하기 쉬웠다는 평가다.
반면 '런닝맨' 지석진의 수상 불발에 대한 불만도 터졌다. 일각에서는 지석진을 대상 후보로 치켜세우더니 이벤트 격인 '명예사원상'을 줬다는 점에서 비판 여론이 일었다. 지난 11년간 고생한 그를 홀대하는 상이었다는 것.
'연예대상'은 상을 줄 명분이 있어야 하고, 확실한 보상이라는 티가 나야 한다. 받는 사람, 주는 사람의 입장을 모두 고려해야 하기에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모든 건 전적으로 방송사의 결정이다.
SBS는 자정이 넘긴 시간까지 수상의 주인공을 기다리던 시청자들에게 힘 빠지는 공동 대상으로 답했다. 결국 '미우새' 팬도, '런닝맨' 팬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어느 한 쪽도 잃고 싶지 않았던 방송사의 욕심이 시청자들의 민심도, 예능인들의 충심도 얻지 못한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지난 18일 오후 생중계된 '2021 SBS 연예대상'은 가수 이승기, 방송인 장도연, 모델 한혜진의 사회로 마련됐다.
당초 '2021 SBS 연예대상'은 최고의 영예인 대상 주인공이 누가 될 지 가장 많은 궁금증을 자아냈다. 모두가 입을 모아 수상자를 예상할 정도로 강력한 후보가 없던 탓이다. 여기에 지난 몇 년 사이 다양한 수상자를 배출해 '받을 만한 사람은 다 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자 가장 유력하게 떠오른 후보는 방송인 지석진, 가수 이상민, 탁재훈 등 새로운 인물이었다. 지석진은 11년째 SBS '런닝맨'의 막내 같은 맏형으로 활약해왔다. 이상민과 탁재훈은 매주 두자리수 시청률을 기록하는 SBS '미운 우리 새끼'에 이어 '신발벗고 돌싱포맨'까지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각 프로그램은 '연예대상'을 앞두고 이들을 중심으로 한 에피소드를 선보이며 '대상 후보'로 힘을 실어줬다. 이날 행사에서도 각 동료들은 "지석진과 탁재훈, 이상민이 대상을 받을 까봐 긴장하고 있다"며 분위기를 몰아갔다. 분위기는 계속해서 세 사람의 경쟁 구도로 이어졌다.
생방송 전까지 대상 후보를 발표하지 않았던 SBS는 '올해의 예능인상'을 신설해 12명에게 상을 나눠줬다. 앞서 언급된 세 명은 물론 방송인 유재석, 신동엽, 김구라, 이승기 등 내로라하는 이들이 모두 수상했다. 사실상 대상후보를 12명이나 둔 것이다. SBS는 사전에 12명을 만나 각자가 생각하는 대상의 주인공 등을 물어보는 영상을 촬영해 이날 공개하기도 했다. 이때도 지석진과 이상민, 탁재훈 등이 언급됐다. 이날 막판을 향해 달려가던 행사는 뜬금 없이 '마상(마음의 상처상)'이라는 부문을 발표했다. 주인공은 탁재훈. 그가 호명되자 현장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고, 무대 위가 아닌 본인의 자리에서 소감을 말하도록 진행됐다. 결국 제자리에서 마이크를 잡은 탁재훈은 "무슨 의미인지 알겠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후 그는 리얼리티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신스틸러상에 그쳤던 탁재훈은 깊은 만족감을 드러내며 감사함을 표했다. 여기까지는 '연예대상' 특유의 재밌고 유쾌한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이에 남은 후보는 둘. 최고의 영예인 '대상'과 PD들이 직접 주는 '프로듀서상'만 남은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SBS는 또 한 번 새로운 상을 끼워넣었다. '명예사원상'이라며 트로피와 함께 SBS 사원증을 받게 된다는 것. 수상자는 대상 후보로 점쳐졌던 지석진이었다. 그는 "30년을 하다보니 안정적인 직장이 생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결국 남아있던 이상민은 '대상'을 받았다. 하지만 단독이 아닌 '미우새' 팀 전체가 공동 수상했다. 이에 탁재훈은 "이상민이 '미우새'에서 궂은 일을 많이 했다. 내심 이상민이 받으면 어떻게 감정을 추스려야하나 생각해서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임원희도 "이상민이 받을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신동엽은 공동 수상이 논란을 야기할 것을 예상하며 수습하기 시작했다. 그는 "TV를 보면서 '대상 누가 탈까'하며 끝까지 봐주신 분들에게 죄송하다"며 "여러분 마음 다 비슷할 거다. '그냥 한 새끼만 주지'란 생각을 갖고 계실텐데 제작진 입장에선 결정하기 힘들었던 모양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동엽의 임기응변도 수상 논란에 대한 이야기를 차단시키지 못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받는 사람도 당황할 정도인데 단체 대상을 주는 게 최선이었나?", "저럴 거면 이상민에게 상을 주는 게 맞았다", "경쟁 분위기 만들어놓고 공동 수상이라니 황당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차라리 이상민의 개인 수상이 더욱 납득하기 쉬웠다는 평가다.
반면 '런닝맨' 지석진의 수상 불발에 대한 불만도 터졌다. 일각에서는 지석진을 대상 후보로 치켜세우더니 이벤트 격인 '명예사원상'을 줬다는 점에서 비판 여론이 일었다. 지난 11년간 고생한 그를 홀대하는 상이었다는 것.
'연예대상'은 상을 줄 명분이 있어야 하고, 확실한 보상이라는 티가 나야 한다. 받는 사람, 주는 사람의 입장을 모두 고려해야 하기에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모든 건 전적으로 방송사의 결정이다.
SBS는 자정이 넘긴 시간까지 수상의 주인공을 기다리던 시청자들에게 힘 빠지는 공동 대상으로 답했다. 결국 '미우새' 팬도, '런닝맨' 팬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어느 한 쪽도 잃고 싶지 않았던 방송사의 욕심이 시청자들의 민심도, 예능인들의 충심도 얻지 못한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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