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무, 김종민, 유병재가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속 학교 폭력, 집단 따돌림 문제들을 함께 고민했다.
15일 방송된 MBC ‘선을 넘는 녀석들 : 마스터-X’(연출 한승훈/이하 ‘선녀들’) 31회는 학교판 오징어게임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편으로 꾸며졌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초등학교 안 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권력 관계를 다룬 소설로, 우리 사회 축소판으로도 불리는 작품이다.
전현무, 김종민, 유병재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2021년 현대적 시각으로 새롭게 바라봐 눈길을 끌었다. 특히 ‘정신분석 마스터’로 출격한 송형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숨겨진 각종 사회 문제와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분석하고, 현실 대처법까지 전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학창시절 한번쯤 읽어봤을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멤버들은 어른이 되어 다시 본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속 숨겨진 의미에 놀라움을 쏟아냈다.
전현무는 소설 속 등장인물 엄석대가 반 친구들 위 군림하는 모습에 자신의 초등학생 시절을 떠올렸다. 전현무는 “우리 반에도 엄석대 같은 아이가 있었다. 키도 크고 잘생겼었다”고 말하며, “(그 친구한테) 잘 보이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살살거렸던 기억이 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후 만난 그 친구는 기억 속 모습보다 작았다고. 상대가 약하게 느껴지는 순간 그 사람이 작게 보인다는 심리다. 이 내용이 소설에도 나온다는 말에, 전현무는 “신기하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내 얘기였다”라고 말하며 깊이 몰입했다.
‘정신분석 마스터’ 송형석은 엄석대가 반 아이들에게 하는 행동과 말을 ‘가스라이팅’으로 해석하는가 하면, 엄석대가 절대 권력을 얻을 수 있던 이유도 분석했다. 또 전학을 온 주인공 한병태가 엄석대에게 저항을 하다가 점점 소외되어가는 모습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관점에서 바라봤다. 그 중에서도 아버지에게 도움을 청했던 한병태의 심리 상태를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힘든 마음을 부모님에게 털어놓았는데도, 오히려 화를 낸 아버지의 말이 한병태를 더 분노하게 했을 거라고. 그 분노는 동생에게 향하는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송형석은 “대인관계로 힘든 한병태는 요즘 같으면 소아 우울증 진단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현무, 유병재, 김종민은 각각 엄마, 아빠, 자식으로 분해, 학교 폭력과 집단 따돌림으로 힘든 피해 가정의 상황에 몰입했다.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자식에게 어떤 말을 해줘야 할지 함께 고민한 것. 대화에 몰입한 전현무는 “아이를 대할 때 자꾸 다그치게 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정신분석 마스터는 부모가 먼저 다가가 즉각적인 반응을 하고, 마음을 열 수 있도록 무한 지지를 해주고, 학교 폭력 피해 사실에 과하게 반응하지 않는 객관적인 대화를 나눌 것을 제안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침착한 대응이라고. 부모가 흥분하면 아이의 심리를 더욱 불안해진다는 것이다.
소설과 영화로 다뤄진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결말과 작품의 의미는 모두를 생각에 빠지게 했다. ‘문학 마스터’ 김젬마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독자에게 ‘우리들은 어떠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며, 자아성찰을 하게 하는 소설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젬마는 “부조리하고 억압받는 사회 구조 안에서 받는 상처는 절대 나의 잘못이 아니다.나 자신이 어떤 존재가 되는지는 내가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계속해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나”라고 말해, 모두의 공감을 자아냈다.
한편 다음 방송은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한민국의 선거 역사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전 국회의원 표창원이 들려주는 생생한 경험담까지 곁들여진 ‘선거 특집’은 22일 수요일 오후 9시 방송되는 MBC ‘선을 넘는 녀석들 : 마스터-X’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준현 텐아시아 기자 wtcloud8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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