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건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나영석 PD, 글로벌 시장 정조준
예능판도 히트 상품 내놓을 때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나영석 PD, 글로벌 시장 정조준
예능판도 히트 상품 내놓을 때
≪정태건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한국 문화 콘텐츠의 위상이 달라졌다. 최근 2년여간 영화 '기생충', '미나리',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 등 전 세계인을 사로잡은 히트작이 연이어 나오면서다. 이에 예능계에서는 영화, 드라마 콘텐츠가 만들어낸 한류의 거센 파도를 타고 명맥을 잇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17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 1억 1100만 이상의 가구가 시청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미국, 멕시코 등 22개국 넷플릭스에서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열풍이 거셌다. 넷플릭스가 253억원을 투자한 '오징어 게임'의 가치를 8억 9110만달러(약 1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기생충'과 '미나리'는 2년 연속 오스카를 비롯해 각종 영화제를 휩쓸며 트로피를 차지했다. 이제는 빌보드 1위를 여러 차례 거머쥔 K팝 그룹 방탄소년단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도 한국 문화의 높아진 위상을 설명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열린 제44차 국무회의에서 "한국의 문화에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며 "경제 신성장동력으로서 문화콘텐츠 산업을 더욱 발전시키고, 소프트파워 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굳건히 세우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허상이 아니다.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문화 콘텐츠 산업의 수출은 12배 이상 증가해 지난해 110억 달러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19억 6000만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만들어내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20여년 전 아시아를 중심으로 시작된 한류의 열풍이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고 있는 모양새다. K팝 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콘텐츠가 쌓여가고 있다.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의 상황은 다르다. 타 장르의 열풍을 지켜보기만 했을 뿐,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킬 만한 콘텐츠를 내놓지 못했다.
이 가운데 예능 프로그램 PD들도 OTT를 활용한 글로벌 진출에 대해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나영석 PD는 지난 18일 티빙(TVING)의 독립 출범 1주년을 맞아 개최된 행사에서 "내가 20년 가까이 PD를 했는데 처음 시작했을 때에 비해서 예능도 엄청 발전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나아갈 길은 글로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이 분기점이라고 생각하는데 '트리거'만 있다면 티빙의 K예능이 세계를 집중시킬 수 있겠다는 마음도 있다"고 설명했다.
MBC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 등을 연출한 김태호 PD도 넷플릭스와 손잡고 '먹보와 털보'를 선보일 계획이다. SBS '런닝맨'으로 이름을 알린 조효진 PD는 넷플릭스를 통해 새 예능프로그램을 공개할 예정이다. 많은 예능 PD들이 전세계인을 타깃으로 한 OTT를 통해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흐름이다.
물론 과거에도 해외에서 사랑 받은 국내 예능 프로그램은 있었다. '런닝맨'은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포맷을 수출시키며 한류 예능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MBC '복면가왕'은 지난달 기준 미국, 독일, 스페인 등 해외 54개국에 수출됐다. 하지만 현지화시키지 않고 우리의 콘텐츠 자체를 수출해 대박을 터뜨리는 경우는 드물다.
물론 예능프로그램 특성상 영화, 드라마보다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기 어려운 경향이 있다. 각국마다 다른 언어, 문화에서 나오는 유머 코드가 있기에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며 웃음을 만들어 내기 힘들다. 이 때문에 앞서 언급한 '런닝맨'과 '복면가왕'처럼 모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구조 안에서도 고유의 매력을 발휘할 수 있는 포맷으로 승부한다면 충분히 성공 가능하다.
한국 문화 콘텐츠의 발전은 예능 PD들에게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글로벌 진출에 눈을 돌린 나영석 PD의 말처럼 국내 예능 콘텐츠도 '오징어 게임' 같은 히트 상품을 내놓을 때가 됐다. 봉준호 감독의 제77회 골든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수상소감처럼 K예능도 '1인치 정도 되는 자막의 장벽을 넘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수 있기를 응원한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한국 문화 콘텐츠의 위상이 달라졌다. 최근 2년여간 영화 '기생충', '미나리',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 등 전 세계인을 사로잡은 히트작이 연이어 나오면서다. 이에 예능계에서는 영화, 드라마 콘텐츠가 만들어낸 한류의 거센 파도를 타고 명맥을 잇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17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 1억 1100만 이상의 가구가 시청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미국, 멕시코 등 22개국 넷플릭스에서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열풍이 거셌다. 넷플릭스가 253억원을 투자한 '오징어 게임'의 가치를 8억 9110만달러(약 1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기생충'과 '미나리'는 2년 연속 오스카를 비롯해 각종 영화제를 휩쓸며 트로피를 차지했다. 이제는 빌보드 1위를 여러 차례 거머쥔 K팝 그룹 방탄소년단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도 한국 문화의 높아진 위상을 설명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열린 제44차 국무회의에서 "한국의 문화에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며 "경제 신성장동력으로서 문화콘텐츠 산업을 더욱 발전시키고, 소프트파워 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굳건히 세우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허상이 아니다.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문화 콘텐츠 산업의 수출은 12배 이상 증가해 지난해 110억 달러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19억 6000만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만들어내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20여년 전 아시아를 중심으로 시작된 한류의 열풍이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고 있는 모양새다. K팝 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콘텐츠가 쌓여가고 있다.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의 상황은 다르다. 타 장르의 열풍을 지켜보기만 했을 뿐,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킬 만한 콘텐츠를 내놓지 못했다.
이 가운데 예능 프로그램 PD들도 OTT를 활용한 글로벌 진출에 대해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나영석 PD는 지난 18일 티빙(TVING)의 독립 출범 1주년을 맞아 개최된 행사에서 "내가 20년 가까이 PD를 했는데 처음 시작했을 때에 비해서 예능도 엄청 발전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나아갈 길은 글로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이 분기점이라고 생각하는데 '트리거'만 있다면 티빙의 K예능이 세계를 집중시킬 수 있겠다는 마음도 있다"고 설명했다.
MBC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 등을 연출한 김태호 PD도 넷플릭스와 손잡고 '먹보와 털보'를 선보일 계획이다. SBS '런닝맨'으로 이름을 알린 조효진 PD는 넷플릭스를 통해 새 예능프로그램을 공개할 예정이다. 많은 예능 PD들이 전세계인을 타깃으로 한 OTT를 통해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흐름이다.
물론 과거에도 해외에서 사랑 받은 국내 예능 프로그램은 있었다. '런닝맨'은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포맷을 수출시키며 한류 예능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MBC '복면가왕'은 지난달 기준 미국, 독일, 스페인 등 해외 54개국에 수출됐다. 하지만 현지화시키지 않고 우리의 콘텐츠 자체를 수출해 대박을 터뜨리는 경우는 드물다.
물론 예능프로그램 특성상 영화, 드라마보다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기 어려운 경향이 있다. 각국마다 다른 언어, 문화에서 나오는 유머 코드가 있기에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며 웃음을 만들어 내기 힘들다. 이 때문에 앞서 언급한 '런닝맨'과 '복면가왕'처럼 모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구조 안에서도 고유의 매력을 발휘할 수 있는 포맷으로 승부한다면 충분히 성공 가능하다.
한국 문화 콘텐츠의 발전은 예능 PD들에게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글로벌 진출에 눈을 돌린 나영석 PD의 말처럼 국내 예능 콘텐츠도 '오징어 게임' 같은 히트 상품을 내놓을 때가 됐다. 봉준호 감독의 제77회 골든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수상소감처럼 K예능도 '1인치 정도 되는 자막의 장벽을 넘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수 있기를 응원한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