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
인간실격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


배우 전도연이 ‘인간실격’에서 극과 극을 오가는 ‘롤러코스터급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깊이가 다른 연기 내공을 입증했다.

전도연은 JTBC 10주년 특별기획 ‘인간실격’에서 인생의 내리막길 위에서 실패한 자신과 마주하며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 부정 역을 맡았다. 지난 3일 방송된 ‘인간실격’ 10회에서 전도연은 폭력을 당한 지나(이세나)를 위해 용감하게 나서는가 하면, 급작스러운 파출소행에 대한 불안 초조한 괴로움을 완벽히 표출하며 극도의 몰입감을 선사했다.

극중 부정(전도연)은가사 도우미 ‘대리 주부’의 일을 다니는 신인배우 지나의 집에 들어가려 도어락 비밀번호와 초인종까지 눌렀지만 열리지 않자, 현관문에 귀를 댄 채 집 안의 동향을 살폈다. 이때 문 안쪽에서 일방적으로 소리 지르는 남자의 목소리와 지나의 비명소리, 물건이 던져지고 싸우는 소리를 들었던 것. 놀란 부정은 다급하게 초인종을 누른데 이어 문까지 두드렸고, 결국 인터폰을 통해 다음에 오라고 말하는 지나에게 “문 안 열면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입구에 경비업체에도 알릴거구요”라고 거침없이 일갈했다.

그리고 지나의 부탁대로 복도 안쪽에서 기다리고 있던 부정은 지나의 집에서 구두를 급하게 신고 도망치듯 나오는 진섭(오광록)을 목격하고는 경악했다. 더욱이 진섭이 계단 쪽으로 멀어지고 난 후 지나의 현관으로 다가간 부정은 엉망진창 몰골의 지나를 보고는 놀라고 말았다. 부정은 혹시 신고했냐는 지나에게 고개를 가로젓고는 조심스레 괜찮냐고 물어본 후 “저기 혹시 무슨 일 있으면 저한테 개인적으로 연락 주셔도 돼요.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은 도울게요”라며 강단 있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하지만 지나는 “절대로 소문내시면 안돼요”라고 거듭 부탁하며 문을 닫았고, 그제야 긴장이 풀린 부정은 눈을 감고 크게 숨을 내쉬는 모습으로 이전과는 다른 면모를 드리웠다.

이후 집으로 돌아가던 부정은 ‘대리 주부’의 VIP팀장으로부터 VVIP고객의 남양주 별장 일을 도와달라는 전화를 받았고, 급하게 현장으로 향했다. 무사히 행사를 마친 후 택시를 탄 채 집으로 향하던 부정은 택시가 저수지 부근을 지나자 갑자기 세워달라고 부탁했고, 택시기사의 어리둥절한 눈길에도 스스럼없이 택시에서 내렸다. 그리고 멀리 낚시꾼들이 있는 곳과 반대로 어두운 저수지 쪽으로 걸어 들어간 부정은 멍하니 선 채 저수지의 수면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그러나 부정이 한참을 서서 저수지를 보고 있던 그때, 경찰차 한 대가 부정의 앞에 멈춰서 긴장감을 높였다.

파출소까지 간 부정은 경찰이 인계 가능한 보호자의 연락처를 달라고 하자 “그냥 보내주세요. 밤에 저수지에 있는 게 죄는 아니잖아요. 제가 미성년자도 아니고”라며 자신 없는 목소리를 냈지만 경찰은 여기 저수지에서 신고 된 게 처음이 아니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터. 남편에게도, 아버지에게도 연락할 수 없던 부정은 버티던 끝에 결국 강재(류준열)의 메시지 창을 열어 ‘내용: 신원확인을 위한 지인 대행, 원하는 역할: 친구’라며 역할대행을 요청했다. 복잡한 표정으로 부정의 메시지를 보고 있는 강재와 파출소 의자에 앉아 알 수 없는 괴로움으로 혼란스러워하는 부정의 얼굴이 담기면서 두 사람의 대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와 관련 전도연은 이전의 상실감과 공허함에 삶의 의미조차 잃어버렸던 모습을 뒤엎어버리는 강단 있는 행보와 저수지를 바라보며 깊은 슬픔과 우울감을 드러내는 복잡다단한 부정의 내면을 세밀하게 표현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아 전도연의 연기는 너무나 공감된다. 최고의 배우다! 오늘 또다시 느꼈다!” “눈물 흘릴 때는 한없이 처연하고, 저수지만 바라보고 있는 모습도 뭔가 차오르게 한다. 전도연 때문에 또 일주일을 버텨야겠네” “부정이 가진 또 다른 모습을 찐으로 보여줬다. 역시 전도연!! 감탄사가 저절로다!”, “전도연의 대사 하나하나 상황 하나하나 거기에 맞는 연기 하나하나가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네요. 애정합니다”등 소감을 쏟아냈다.

한편 ‘인간실격’은 매주 토, 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

차혜영 텐아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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