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황동혁 감독./사진제공=넷플릭스
'오징어게임' 황동혁 감독./사진제공=넷플릭스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이 작품 속 궁금증과 시즌2 제작에 대해 답했다.

28일 '오징어 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오징어 게임'은 황 감독이 2008년부터 구상해온 이야기로, 게임을 소재로 한 이야기에 매료됐던 그가 어린 시절 추억의 놀이와 극한 경쟁에 내몰린 현대사회를 결부시킨 작품.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여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오징어 게임' 마지막에 기훈(이정재 분)의 머리를 빨갛게 염색한 이유를 묻자 황동혁 감독은 "사실 빨간 머리는 직관적으로 떠올린 거다. 이 작품을 찍어갈 무렵 그런 생각이 들었다. '기훈은 다시 예전으로,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내가 기훈이라면 미용실에 앉아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라고. 그랬을때 평소 기훈이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것 같은 머리를 했을 것 같더라. 그 전의 기훈과는 다른 사람이 됐으니까. 기훈이 할 수 있는 가장 미친 짓은 뭘까 했을때 빨간 머리였다. 기훈의 분노가 안에 내제 되어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456명이 참석해 456억 원의 상금을 받는 '오징어 게임'. 456명으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2008년 각본을 썼을 때는 1000명에 상금은 100억이었다. 10년 후 제작하려 보니 이제 100억은 작은 돈이 되 버려서 상금을 올려야겠다고 생각하고 로또 가장 큰 당첨액을 찾아보니 초창기에 400억 정도 받았더라. 그래서 400억대로 책정한 뒤 가장 기억하기 좋은 중간에 있는 쉬운 번호인 456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게임 전, 기훈, 상우(박해수 분), 새벽(정호연 분) 세 명의 만찬은 "최후의 만찬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며 식사가 점점 더 열약해지는데 마지막은 은혜의 느낌의 만찬이다. 옷도 턱시도로 갈아입고"라고 말했다.

공유, 이병헌 등 화려한 특별출연 라인업은 어떻게 캐스팅 된 걸까. 황 감독은 "공유 씨와는 평소에도 친하게 지낸다. 개인적인 자리에서 슬쩍 부탁을 했더니 바로 오케이를 해줘서 캐스팅 했다. 이병헌 씨도 영화 '남한산성' 이후로 계속 연락하다가 술자리에서 기분 좋으실 때 슬쩍 여쭤봤더니 하자고 해서 승낙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출연자들이 지내는 공간 벽에 모든 게임이 다 스포돼 있었다는 것이 뒤늦게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황 감독은 "게임의 비밀을 숨겨놓고 싶었다. 경쟁자들끼리 서로만 쳐다보기 바빠서 벽에 무엇이 있는지 보지도 않는 거다. 나중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고 공간이 텅 비게 되면서 벽에 그려진 비밀이 보이면 오싹한 전율을 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시즌2에 제작에 대해서는 "시즌1을 하면서 너무 힘들었다. 제작하고 연출을 혼자서 하는 과정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든 과정이라 바로 제작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많은 분들이 좋아해서 안 한다고 하면 난리가 날 것 같은 분위기더라. 머릿 속에 떠오르는 그림들은 있는데 마무리 하는 과정에서 영화 아이디어가 먼저 떠올라 그것부터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넷플릭스와 이야기를 해봐야겠지만 시즌2를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고"솔직하게 털어놨다.

'오징어 게임'을 제작하며 스트레스로 치아가 6개나 빠졌다는 황 감독. 그는 "'오징어 게임'은 모험이라고 생각했다. 모 아니면 도, 걸작 아니면 망작이나 괴작이라고 평가 받을 것 같았다. 아이들 게임을 목숨 걸고 하는 걸 비웃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매일 밤 대본작업을 하며 잠을 못자다 보니 스트레스가 엄청나더라"며 "시즌2는 죄송하지만 일단 노코멘트 하겠다. 고민을 해봐야할 것들이 있어서 말씀 드리기 이르다. 여러 방향이 열려있어서 고민을 해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