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집사부일체' 대선주자 특집
과거 '힐링캠프'와 확연한 차이
'집사부일체' 대선주자 특집
과거 '힐링캠프'와 확연한 차이
≪정태건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SBS가 9년 만에 대통령 선거 후보자 특집 예능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예능 나들이에 나선 정치인들을 다루는 방식의 미세한 변화가 나타났다.
'집사부일체'는 최근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후보자들을 초대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부터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전 총리까지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리얼미터와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1~3위에 오른 대선주자들의 출연을 확정해 기대를 높였다.
'집사부일체'는 게스트들이 MC들의 일일 사부가 돼 하루를 함께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이에 세 후보자가 살아온 인생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보는 시간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19일 방송된 '집사부일체'에서는 조사기간 지지율 1위였던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가장 먼저 출연했다. 윤 전 총장은 '집사부일체' 기획의도에 맞춰 자신의 집으로 MC들을 초대했다. 그가 자신의 집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윤 전 총장은 "맛있는 거나 해드리고자 한다"며 남다른 요리 실력을 공개했다. 그는 김치찌개를 대접하기 위해 미리 재료를 준비해뒀고 불고기와 계란말이도 척척 만들어냈다. 요리가 취미라는 윤 전 총장은 "정치를 시작한 이후로는 (요리)할 시간이 없다"고 털어놓으면서도 "이렇게 해야 (와이프에게) 안 쫓겨나고 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에 김동현은 "사람 사는 게 다 똑같다"고 했고, 이승기는 "대선 주자 특집인데 대선 얘기는 하나도 안 했다. 거의 '윤식당'이다"며 깜짝 놀랐다.
그만큼 반전 매력을 선보인 윤 전 총장은 텉털한 화법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그는 "동네 형님처럼 말씀하신다"는 MC들의 말에 "그냥 형이라고 그래라. 나는 지금 백수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자신을 '총장님'이라고 부르는 멤버들에게 "석열이형이지 무슨 총장이냐"며 "그만둔지 한참 됐다"고 호칭을 정정했다.
이는 9년 전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한 대선 후보자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문재인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연달아 출연한 바 있다. 물론 그때도 박근혜 당시 위원장은 자신의 성장 과정 등을 들려주며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냈고, 문재인 당시 이사장도 특유의 소탈한 매력을 각인시켰다. 하지만 국밥집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거나 시사 상식에 대한 스피드 퀴즈를 푸는 등 작위적인 연출이 그대로 드러났다. 또한 '힐링캠프' 자체가 토크쇼 형식이다보니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미묘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한계가 있었다.
현재는 '리얼리티 관찰 예능'을 표방하는 프로그램이 인기인 만큼 예능 출연이 낯선 정치인들도 훨씬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이날 윤 전 총장은 반려 동물 7마리를 키우는 '집사' 혹은 친근한 말투와 걸음걸이를 지닌 '동네 형' 면모를 드러냈다. 자신의 집에서 손님들을 맞는 상황이다보니 모든 언행이 전반적인 흐름에 녹아들 수 있었다. 많은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첫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을 감안하면 윤 전 총장은 다른 사부들과 비교해도 전혀 이질감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집사부일체'는 대선주자의 검증 과정 또한 빼놓지 않았다. 윤석열 전 총장에게 다른 후보자들과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에 대한 생각을 단도직입적으로 묻거나 자신의 목표와 비전 등을 이야기하도록 끌어냈다.
그 결과 시청률은 전주 대비 2배 이상 크게 올랐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집사부일체' 전국 가구 시청률은 전주 3.6%보다 3.8%p 상승한 7.4%를 기록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12.1%까지 치솟았다. 앞서 제작진은 세 후보들의 섭외만 4개월 넘게 걸렸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러한 노력은 시청률 상승이라는 결과를 맞으며 빛을 발했다. 콘텐츠로서의 질적 가치만 놓고 본다면 9년 전 대선 후보 특집에 비해 확연히 발전된 점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정치인의 예능 출연은 향한 비판적인 시각은 여전히 존재한다. 시청자들에게 정치인들의 잘못된 환상을 심어 능력이나 공약보다는 이미지로 투표가 판가름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 가운데, '집사부일체'의 대선 주자 특집은 계속된다. 오는 26일 이재명 경기도 지사, 10월 3일 이낙연 전 총리가 연달아 출연한다. 대선이 반 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유력 후보들을 한 자리에 모은 '집사부일체'는 당분간 뜨거운 관심 속에서 좋은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형님 리더십, 식사 소통으로 선제 공격을 한 윤석열 전 총리에 대해 이재명 경기도 지사와 이낙연 전 총리는 어떻게 반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SBS가 9년 만에 대통령 선거 후보자 특집 예능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예능 나들이에 나선 정치인들을 다루는 방식의 미세한 변화가 나타났다.
'집사부일체'는 최근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후보자들을 초대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부터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전 총리까지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리얼미터와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1~3위에 오른 대선주자들의 출연을 확정해 기대를 높였다.
'집사부일체'는 게스트들이 MC들의 일일 사부가 돼 하루를 함께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이에 세 후보자가 살아온 인생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보는 시간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19일 방송된 '집사부일체'에서는 조사기간 지지율 1위였던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가장 먼저 출연했다. 윤 전 총장은 '집사부일체' 기획의도에 맞춰 자신의 집으로 MC들을 초대했다. 그가 자신의 집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윤 전 총장은 "맛있는 거나 해드리고자 한다"며 남다른 요리 실력을 공개했다. 그는 김치찌개를 대접하기 위해 미리 재료를 준비해뒀고 불고기와 계란말이도 척척 만들어냈다. 요리가 취미라는 윤 전 총장은 "정치를 시작한 이후로는 (요리)할 시간이 없다"고 털어놓으면서도 "이렇게 해야 (와이프에게) 안 쫓겨나고 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에 김동현은 "사람 사는 게 다 똑같다"고 했고, 이승기는 "대선 주자 특집인데 대선 얘기는 하나도 안 했다. 거의 '윤식당'이다"며 깜짝 놀랐다.
그만큼 반전 매력을 선보인 윤 전 총장은 텉털한 화법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그는 "동네 형님처럼 말씀하신다"는 MC들의 말에 "그냥 형이라고 그래라. 나는 지금 백수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자신을 '총장님'이라고 부르는 멤버들에게 "석열이형이지 무슨 총장이냐"며 "그만둔지 한참 됐다"고 호칭을 정정했다.
이는 9년 전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한 대선 후보자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문재인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연달아 출연한 바 있다. 물론 그때도 박근혜 당시 위원장은 자신의 성장 과정 등을 들려주며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냈고, 문재인 당시 이사장도 특유의 소탈한 매력을 각인시켰다. 하지만 국밥집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거나 시사 상식에 대한 스피드 퀴즈를 푸는 등 작위적인 연출이 그대로 드러났다. 또한 '힐링캠프' 자체가 토크쇼 형식이다보니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미묘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한계가 있었다.
현재는 '리얼리티 관찰 예능'을 표방하는 프로그램이 인기인 만큼 예능 출연이 낯선 정치인들도 훨씬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이날 윤 전 총장은 반려 동물 7마리를 키우는 '집사' 혹은 친근한 말투와 걸음걸이를 지닌 '동네 형' 면모를 드러냈다. 자신의 집에서 손님들을 맞는 상황이다보니 모든 언행이 전반적인 흐름에 녹아들 수 있었다. 많은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첫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을 감안하면 윤 전 총장은 다른 사부들과 비교해도 전혀 이질감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집사부일체'는 대선주자의 검증 과정 또한 빼놓지 않았다. 윤석열 전 총장에게 다른 후보자들과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에 대한 생각을 단도직입적으로 묻거나 자신의 목표와 비전 등을 이야기하도록 끌어냈다.
그 결과 시청률은 전주 대비 2배 이상 크게 올랐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집사부일체' 전국 가구 시청률은 전주 3.6%보다 3.8%p 상승한 7.4%를 기록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12.1%까지 치솟았다. 앞서 제작진은 세 후보들의 섭외만 4개월 넘게 걸렸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러한 노력은 시청률 상승이라는 결과를 맞으며 빛을 발했다. 콘텐츠로서의 질적 가치만 놓고 본다면 9년 전 대선 후보 특집에 비해 확연히 발전된 점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정치인의 예능 출연은 향한 비판적인 시각은 여전히 존재한다. 시청자들에게 정치인들의 잘못된 환상을 심어 능력이나 공약보다는 이미지로 투표가 판가름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 가운데, '집사부일체'의 대선 주자 특집은 계속된다. 오는 26일 이재명 경기도 지사, 10월 3일 이낙연 전 총리가 연달아 출연한다. 대선이 반 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유력 후보들을 한 자리에 모은 '집사부일체'는 당분간 뜨거운 관심 속에서 좋은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형님 리더십, 식사 소통으로 선제 공격을 한 윤석열 전 총리에 대해 이재명 경기도 지사와 이낙연 전 총리는 어떻게 반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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