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효섭이 드라마 ‘홍천기’를 통해 차세대 ‘멜로킹’임을 입증했다.
지난 13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홍천기’ 5화에서는 매죽헌 화회에 참석, 19년 전 복사꽃밭 소녀와의 인연을 이어가는 하람(안효섭)의 모습이 그려졌다.
화회장에 입장하려던 하람은 곤란한 상황에 놓인 홍천기(김유정)와 마주하고 그를 위험에서 구했다. 또 수험패를 잃어버려 화회 참석이 불투명해진 그를 도와줬다. 그와 헤어져 화회 관망을 위해 마련된 시관객석을 찾은 하람. 그의 등장은 모두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앞이 보이지 않는 그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그의 빼어난 용모와 신비로운 눈빛에 마음을 빼앗겼고, 이내 “언제 보아도 한 폭의 그림 같다”“오늘 자리가 빛난다”“기품 넘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그림으로 치자면 일격(최고 경지의 그림)이다”고 감탄했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도 하람의 관심은 홍천기에게로만 뻗었다. 이미 그가 19년 전 복사꽃밭 소녀라는 것을 확인한 하람이지만, ‘어차피 한번 끊어진 인연’이라고 되뇌며 홍천기를 향하는 제 관심을 잡아매려 노력했다. ‘사사로운 감정으로 큰일을 그르칠 수는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아무리 다짐해도 홍천기를 향하는 마음을 다 숨기진 못했다. 그의 작품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자 하람은 미소 지었고, 그가 초차에서 떨어질 위기에 놓이자 굳은 표정으로 술잔을 기울였다. 특히 하람은 양평대군으로부터 재차 화문을 부탁받고 19년 전 복사꽃밭 소녀와의 추억을 화제로 선택, 홍천기에게 자신의 존재를 넌지시 흘렸다. 하람의 화제에 홍천기 또한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렸고, 하람이 복사꽃밭 소년이라는 것을 짐작했다.
이날 방송에서 안효섭은 적은 움직임과 적은 대사 속에도 깊은 눈빛과 표정으로 다양한 감정 연기를 소화했다. 복사꽃밭 소녀를 향하는 애틋한 마음은 촉촉함이 더해진 시선에 담고, 아련한 추억은 홍천기에게만 보였을 작은 미소로 드러냈다. 자신의 정체는 드러내지 않은 채 홍천기를 위기에서 구하는 흑기사 면모로 설렘까지 선사했다.
특히 주향대군의 호위대장 목소리만으로 그가 과거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해한 사람이라는 것을 눈치챈 하람, 그 찰나의 순간에 드러난 싸늘한 시선과 표정은 하람의 또 다른 모습인 일월성을 떠오르게 했다. 등장마다 몰입도를 높이는 그의 연기가 시청자를 ‘홍천기’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서로가 서로의 추억임을 알게 된 하람과 홍천기. 앞으로 두 사람의 서사는 어떻게 펼쳐질는지, 오랜 시간 복수를 마음에 품었던 하람은 어떤 선택을 할는지, 이 모든 걸 소화할 안효섭의 연기에 기대가 모인다.
마왕의 봉인과 관련된 거대한 운명으로 엮인 남녀의 판타지 로맨스를 그리는 ‘홍천기’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이준현 텐아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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