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제78회 베니스 영화제 심사위원장
칸 개막 인사 이어 베니스까지, 세계 3대 영화제서 인싸력
"인간으로서, 감독으로서 최고" 전세계 영화인, 같은 반응
알베르토 바르베라 "편견 없는 영화광...봉준호의 선택에 주목"
칸 개막 인사 이어 베니스까지, 세계 3대 영화제서 인싸력
"인간으로서, 감독으로서 최고" 전세계 영화인, 같은 반응
알베르토 바르베라 "편견 없는 영화광...봉준호의 선택에 주목"
≪노규민의 영화人싸≫
노규민 텐아시아 영화팀장이 매주 수요일 오전 영화계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배우, 감독, 작가, 번역가, 제작사 등 영화 생태계 구성원들 가운데 오늘뿐 아니라 미래의 '인싸'들을 집중 탐구합니다.
"나에게 왜?"
티에리 프리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올해 영화제 개막을 선언해 달라"고 부탁하자, 봉준호 감독이 이렇게 말했다.
진정 몰라서 물은 걸까? 칸 집행 위원장이 봉 감독을 떠올린 건, 누가봐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게 봉 감독은 지난 7월 열린 제74회 칸 영화제에서 스페셜 게스트로 초청 받아, 영화제 개막을 선언 했다. 그는 "코로나로 인해 영화제에 한 번의 끊어짐이 있었는데, 그 끊어짐을 연결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영화제는 잠시 멈췄을지언정, 이 지구상에서 영화는 수백 년 동안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고 말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앞서 봉 감독은 2년 전,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았다. 우리나라 감독이 세계 3대 영화제(칸, 베니스. 베를린) 중 하나인 칸에서 최고 영예인 이 상을 수상한 것은, 한국영화 100년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었다. 이후 봉 감독 영화 '기생충'은 전세계 유수의 영화제와 시상식을 휩쓸며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지난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 작품상 등 4관왕을 달성했다. 봉 감독은 명실상부 세계적인 감독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지난 1일 봉준호 감독이 칸과 함께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베니스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등장했다. 봉 감독이 베니스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게 된 것은 이미 지난 1월 알려졌다. 한국인이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단도 아닌, 심사위원장을 맡은 것 역시 한국영화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봉 감독은 이날 이탈리아 베니스 리도섬에서 열린 제78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개막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무엇보다 등장할 때마다 위트 있고, 뼈 있는 한마디로 명언을 탄생 시킨 그의 입에 눈과 귀가 쏠렸다.
그는 "영화인들은 팬데믹으로 힘든 한 해를 보냈지만, 돌이켜보면 영화에 대한 시험이었다. 영화인으로서 영화의 역사가 그렇게 쉽게 멈출 수 없다고 생각한다. 코로나가 지나가고 영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칸에 이어 베니스에서도 '영화'가 멈추지 않는다는 걸 강조한 것이다. 이는 누구보다 영화에 뜨거운 열정과 진심을 가진 봉 감독의 속내가 드러난 것으로, 더 큰 감동을 이끌었다.
봉 감독은 "심사에 어떤 종류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름다운 영화를 고르려면 모든 사람의 취향을 존중해야 한다"라며 "취향은 모두 다를 수 있다. 저는 마지막 날까지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며 심사위원들과 열띤 토론을 벌일 것을 귀띔했다.
심사위원장을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에는 지난해 영화 '노매드랜드'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고,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까지 거머쥔 클로이 자오 감독도 포함 됐다. 2000년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를 시작으로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마더'(2009)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우뚝선 봉 감독은 2013년 할리우드 제작진&배우들과의 협업을 통해 만든 '설국열차'로 지금의 '글로벌 인싸'로 거듭나게 되는 초석을 다졌다. 이후 '옥자'(2017)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하는 과감한 시도를 통해 시대의 흐름을 전파했는데, '옥자'는 넷플릭스 스트리밍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경쟁부분에 진출하기도 했다.
그리고 '기생충'이었다.
봉 감독은 타임지에서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 됐다. 그리고 세계 3대 영화제와 아카데미를 오가며 놀라운 인싸력을 발휘했다. 그의 인싸력은 세계 유명 인싸들의 입을 통해서도 증명 됐다.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나이는 나보다 어리지만 나는 그를 존경한다"라고 했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연출한 미국의 제임스 건 감독은 "그는 진정 현존 최고의 감독 중 하나다"라고 치켜 세웠다. 배우이자 감독인 그레타 거윅은 "봉준호는 정말 멋지고 겸손하다. 게다가 항상 긍정적이고 유쾌한 에너지를 풍겨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고 했고, 유명 여배우 힐리 콜린스는 "괴짜 예술가 같으면서 친절하고 유쾌하며 사랑스러운 천재"라고 했다. 그의 영화를 보고 그를 가까이서 본 이들의 비슷한 반응이다.
박찬욱 감독은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감독이자 가장 변화무쌍한 천재"라고 했으며, 김지운 감독은 "인간적으로 너무 좋지만 감독으로서 어떻게 저런 영화를 만들까 얄미울 때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할리우드 스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영화사들이 봉준호 감독 작품과 같은 영화를 많이 제작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기생충'에서 히든카드로 등장했던 배우 박명훈은 "봉준호 감독을 두고 봉테일이라고 하지만, 감독의 진짜 디테일은 사람에 대한 섬세함"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봉준호는 영화감독으로서, 또 인간으로서 많은 이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전 베니스 영화제 집행 위원장인 알베르토 바르베라는 "올해 가장 기쁜 소식은 봉준호 감독이 베니스 영화제의 심사위원장직 요청을 수락한 것이다. 이 위대한 한국감독은 세계에서 가장 진솔하고 독창적인 목소리를 내는 사람 중 한명이다. 우리는 세심하고 호기심 어리며 편견 없는 영화광으로서 그가 자신의 열정을 우리 영화제에 쏟기로 한 것에 대해 굉장히 영광스럽고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1일 개막한 제78회 베니스 영화제는 열흘 간 56개국 총 92편의 작품이 스크린에 오른다.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의 주인공을 가리는 경쟁 부문 '베네치아 78'에는 21편이 초청 됐다. 영화제의 마지막날인 11일 이뤄질 황금사자상 선정과 발표는 봉준호 감독의 손을 거친다.
세계적인 영화계 인싸인 봉 감독의 선택을 받을 영화가 무엇일 지, 세계인들의 눈과 귀가 베니스로 향하고 있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노규민 텐아시아 영화팀장이 매주 수요일 오전 영화계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배우, 감독, 작가, 번역가, 제작사 등 영화 생태계 구성원들 가운데 오늘뿐 아니라 미래의 '인싸'들을 집중 탐구합니다.
"나에게 왜?"
티에리 프리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올해 영화제 개막을 선언해 달라"고 부탁하자, 봉준호 감독이 이렇게 말했다.
진정 몰라서 물은 걸까? 칸 집행 위원장이 봉 감독을 떠올린 건, 누가봐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게 봉 감독은 지난 7월 열린 제74회 칸 영화제에서 스페셜 게스트로 초청 받아, 영화제 개막을 선언 했다. 그는 "코로나로 인해 영화제에 한 번의 끊어짐이 있었는데, 그 끊어짐을 연결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영화제는 잠시 멈췄을지언정, 이 지구상에서 영화는 수백 년 동안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고 말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앞서 봉 감독은 2년 전,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았다. 우리나라 감독이 세계 3대 영화제(칸, 베니스. 베를린) 중 하나인 칸에서 최고 영예인 이 상을 수상한 것은, 한국영화 100년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었다. 이후 봉 감독 영화 '기생충'은 전세계 유수의 영화제와 시상식을 휩쓸며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지난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 작품상 등 4관왕을 달성했다. 봉 감독은 명실상부 세계적인 감독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지난 1일 봉준호 감독이 칸과 함께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베니스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등장했다. 봉 감독이 베니스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게 된 것은 이미 지난 1월 알려졌다. 한국인이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단도 아닌, 심사위원장을 맡은 것 역시 한국영화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봉 감독은 이날 이탈리아 베니스 리도섬에서 열린 제78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개막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무엇보다 등장할 때마다 위트 있고, 뼈 있는 한마디로 명언을 탄생 시킨 그의 입에 눈과 귀가 쏠렸다.
그는 "영화인들은 팬데믹으로 힘든 한 해를 보냈지만, 돌이켜보면 영화에 대한 시험이었다. 영화인으로서 영화의 역사가 그렇게 쉽게 멈출 수 없다고 생각한다. 코로나가 지나가고 영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칸에 이어 베니스에서도 '영화'가 멈추지 않는다는 걸 강조한 것이다. 이는 누구보다 영화에 뜨거운 열정과 진심을 가진 봉 감독의 속내가 드러난 것으로, 더 큰 감동을 이끌었다.
봉 감독은 "심사에 어떤 종류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름다운 영화를 고르려면 모든 사람의 취향을 존중해야 한다"라며 "취향은 모두 다를 수 있다. 저는 마지막 날까지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며 심사위원들과 열띤 토론을 벌일 것을 귀띔했다.
심사위원장을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에는 지난해 영화 '노매드랜드'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고,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까지 거머쥔 클로이 자오 감독도 포함 됐다. 2000년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를 시작으로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마더'(2009)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우뚝선 봉 감독은 2013년 할리우드 제작진&배우들과의 협업을 통해 만든 '설국열차'로 지금의 '글로벌 인싸'로 거듭나게 되는 초석을 다졌다. 이후 '옥자'(2017)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하는 과감한 시도를 통해 시대의 흐름을 전파했는데, '옥자'는 넷플릭스 스트리밍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경쟁부분에 진출하기도 했다.
그리고 '기생충'이었다.
봉 감독은 타임지에서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 됐다. 그리고 세계 3대 영화제와 아카데미를 오가며 놀라운 인싸력을 발휘했다. 그의 인싸력은 세계 유명 인싸들의 입을 통해서도 증명 됐다.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나이는 나보다 어리지만 나는 그를 존경한다"라고 했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연출한 미국의 제임스 건 감독은 "그는 진정 현존 최고의 감독 중 하나다"라고 치켜 세웠다. 배우이자 감독인 그레타 거윅은 "봉준호는 정말 멋지고 겸손하다. 게다가 항상 긍정적이고 유쾌한 에너지를 풍겨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고 했고, 유명 여배우 힐리 콜린스는 "괴짜 예술가 같으면서 친절하고 유쾌하며 사랑스러운 천재"라고 했다. 그의 영화를 보고 그를 가까이서 본 이들의 비슷한 반응이다.
박찬욱 감독은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감독이자 가장 변화무쌍한 천재"라고 했으며, 김지운 감독은 "인간적으로 너무 좋지만 감독으로서 어떻게 저런 영화를 만들까 얄미울 때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할리우드 스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영화사들이 봉준호 감독 작품과 같은 영화를 많이 제작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기생충'에서 히든카드로 등장했던 배우 박명훈은 "봉준호 감독을 두고 봉테일이라고 하지만, 감독의 진짜 디테일은 사람에 대한 섬세함"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봉준호는 영화감독으로서, 또 인간으로서 많은 이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전 베니스 영화제 집행 위원장인 알베르토 바르베라는 "올해 가장 기쁜 소식은 봉준호 감독이 베니스 영화제의 심사위원장직 요청을 수락한 것이다. 이 위대한 한국감독은 세계에서 가장 진솔하고 독창적인 목소리를 내는 사람 중 한명이다. 우리는 세심하고 호기심 어리며 편견 없는 영화광으로서 그가 자신의 열정을 우리 영화제에 쏟기로 한 것에 대해 굉장히 영광스럽고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1일 개막한 제78회 베니스 영화제는 열흘 간 56개국 총 92편의 작품이 스크린에 오른다.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의 주인공을 가리는 경쟁 부문 '베네치아 78'에는 21편이 초청 됐다. 영화제의 마지막날인 11일 이뤄질 황금사자상 선정과 발표는 봉준호 감독의 손을 거친다.
세계적인 영화계 인싸인 봉 감독의 선택을 받을 영화가 무엇일 지, 세계인들의 눈과 귀가 베니스로 향하고 있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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