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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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빈의 리듬파워≫
목요일 아침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알려주는 흥미진진한 가요계 이야기. 모두가 한 번쯤은 궁금했던, 그러나 스치듯 지나갔던 그 호기심을 해결해드립니다.

"그라운드를 누비던 비보이. 이젠 글로벌을 아우르는 퍼포머“

현 예능 중 가장 핫한 예능을 꼽으라면 단연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다. 단 2회 만에 전주 시청률 2배를 기록한 '스우파'. 인기를 견인하고 있는 8할은 댄서들지만, MC 강다니엘도 강력하다.

비보이 출신답게 입에서 튀어 나오는 본능적인 배틀 용어. 흥에 젖은 리액션들은 분위기를 더 뜨겁게 달군다. 맹수 사이에 던져진 한 마리 어린 양 같지만, 잘 들여다보면 가장 즐기고 있는 사람이 강다니엘이다. 아이돌이지만 댄서의 DNA가 흐르는 그는 '스우파'의 신의 한수라 평가하기에 지나침이 없다.

강다니엘은 '스우파'의 진행자라기 보단 가이드에 가깝다. 댄스 배틀 자체가 생소할 대중에게 친숙함을 주고 집중하게끔 끌어준다. 현장에선 댄서들을 정리하고 흥을 돋워주는게 방송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특히 강다니엘이 자연스럽게 쓰는 배틀 용어들은 '스우파'를 더 재밌게 만든다. 용어들을 설명하는 자막을 쓰지 않는 제작진의 불친절을 채우는 것은 강다니엘의 댄스와 배틀에 대한 이해도 높은 설명. 강다니엘표 설명서는 자칫 생경할 수 있는 댄서들의 세계 들여다보는 돋보기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사진=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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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니엘은 배틀 때 "Back off"를 외쳤다. "Back off"는 배틀에 참여하고 있지 않는 댄서들이 스테이지 위로 올라올 때 MC가 물러서라는 뜻에 외치는 말. YGX 예리와 코카N버터 제트썬의 배틀에서 예리가 선공을 한 뒤 무대에서 물러나지 않자 제트썬의 동료들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강다니엘은 이를 보고 "Back off"를 외쳤다.

또 배틀 중 "Rock"을 외쳤는데 이 말은 댄스씬에서 MC들이 호응을 유도할 때 쓰는 여러 추임새 중 하나다. 배틀에서 기본은 호응와 리액션. 강다니엘은 거슬리지 않는 선에서 적절한 호응으로 배틀의 온도를 유지시키는 중이다.
사진=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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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치카 가비와 훅의 아이키의 대결에서 쓴 용어도 놀랍다. 아이키의 무대 후 강다니엘이 말한 묵음비트킬링. 비트에 맞춰 동작을 맞추는 걸 비트킬링이라 한다. 아이키는 비트가 끝나 소리가 들리지 않는데도 비트에 맞춰 춤을 추는 묵음비트킬링을 했다. 강다니엘은 이를 알아보고 묵음비트킬링이라고 외쳐 아이키의 무대를 더 눈여겨보게 했다.

강다니엘이 대본에도 없는 배틀 용어를 자연스럽게 쓸 수 있던 배경엔 그의 과거가 있다.

강다니엘은 중학교 2학년부터 비보잉 멤버로 활동했다. 강다니엘이 속한 비보잉 동아리는 학교 축제나 행사마다 출연했고, 이웃 학교 행사 때도 초청될 정도로 실력파였다. 강다니엘의 실력은 학원을 다니며 일취월장했다. 비보잉에 미쳤던 강다니엘은 기본기를 잘 쌓기 위해 근육을 만들며 춤 기술을 배웠고 학원 문이 닫을 때까치 춤을 췄다. 강다니엘의 과거 비보잉 영상을 보면 탄탄한 기본기 위에 날렵한 기술이 눈에 띈다.
사진=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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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우파' 제작진은 바로 이런 점을 눈여겨보고 강다니엘을 MC로 발탁했다. 댄서와의 소통도 중요한 배틀인 만큼 춤과 배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했고 중재 능력도 갖춰야 했다. 대중과의 인지도도 높지만 댄스씬과의 거리도 가까워야 했다.

강다니엘은 이 조건에 부합하는 유일한 아이돌. 역설적이게도 스우파에서 그는 아이돌의 한계를 넘어선 모양새다. 언제든지 스테이지에 뛰어들어 춤을 출 준비가 되어있는 흥분 상태지만 MC로서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는 게 눈에 띈다.

무엇보다 관객 없는 경연에서 관객의 역할까지 해내는 점이 인상 깊다. 코로나로 방청객 출입이 불가능한 요즘 강다니엘은 함성과 추임새로 공백을 느낄 수 없도록 꽉꽉 채우고 있다. 소리를 지르고 대본을 던지며 온 몸으로. 배틀의 MC이자 배틀의 일부가 된 강다니엘. '스우파'란 바둑판에 올려진 신의 한 수라는 평가가 부담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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