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모가디슈' 제작사 외유내강 강혜정 대표 인터뷰

'모가디슈', 300만 돌파·올해 최고 흥행작 등극
'같은 집안' 출신 '모가디슈'·'인질', 노련·신선 서로 다른 맛
"장한 두 작품…관객의 소중함 절감"
"다재다능 베테랑 류승완·담대한 신예 필감성"
"'첫 호흡' 김윤석은 섬세, '세 번째' 황정민은 믿음직"
영화제작사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 / 사진제공=외유내강
영화제작사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 / 사진제공=외유내강
≪김지원의 인서트≫
영화 속 중요 포인트를 확대하는 인서트 장면처럼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매주 목요일 오후 영화계 이슈를 집중 조명합니다. 입체적 시각으로 화젯거리의 앞과 뒤를 세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두 편 모두 우리 관객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영화로 인정받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뜁니다. 진심으로 거듭 감사합니다. 우리의 삶을 더욱 따뜻하게 바라보며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영화를 만들도록 깨어 있겠습니다!"

영화 '인질'의 100만 돌파, '모가디슈'의 300만 돌파 소식에 제작사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는 뿌듯한 마음을 꺼내놓았다. '모가디슈'는 올해 개봉한 작품 가운데 최고 흥행작에도 등극했다. 관객 한 명 한 명 더욱 귀중하게 느껴지는 코로나19 시국이라 더 뜻깊은 성과다.

'모가디슈'는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에서, '인질'은 NEW에서 각각 여름 텐트폴로 선보인 작품이다. 알고 보면 두 작품은 '같은 집안' 출신. 제작사 외유내강의 작품인 것. 코로나19로 인해 신작들의 개봉 일정이 뒤엉키면서 외유내강은 '내 집 자식들'을 같은 시기에 '출가'시키게 됐다.

화상을 통해 만난 강 대표는 "스스로도 고개가 끄덕여질 만큼 두 작품이 장하다고 생각한다. 팬데믹 와중에도 극장을 찾아준 관객들의 소중함을 어느 때보다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 영화들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는 사실만으도 한국 영화가 이렇게 사랑받고 있구나 싶어서 기쁘고, 거기에 우리 제작사 작품이 포함돼 있어 더 뿌듯하다"고 전했다.
영화 '모가디슈'와 '인질' 포스터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NEW
영화 '모가디슈'와 '인질' 포스터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NEW
'모가디슈'와 '인질'은 외유내강이라는 같은 부모를 뒀지만 서로 다른 성향을 띤 자식들이다.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 내전으로 고립된 남북 공관원들의 탈출기를 다뤘고, '인질'은 배우 황정민이 납치됐다는 설정의 이야기다. '모가디슈'가 큰 스케일과 스펙터클한 액션,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블록버스터라면, '인질'은 황정민을 주축으로 실력파 기성 배우들과 신예들이 똘똘 뭉쳐 선보인 알토란 같은 작품이다. 성격은 다르지만 두 작품 모두 관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비결에 대해 강 대표는 "관객을 동화시키고 몰입하게 만드는 배우들의 열연과, 그 배우들이 믿고 연기를 펼칠 수 있도록 해준 감독과 스태프들의 노력"을 꼽았다.

'모가디슈'는 베테랑 류승완 감독의 작품이고 '인질'은 신예 필감성 감독의 작품이라는 차이점도 있다. '모가디슈'가 노련한 맛이 있다면, '인질'은 신선한 맛이 있는 것. '모가디슈'의 높은 완성도에는 오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젝트 전반을 아우르는 류 감독의 프로듀서적 면모가 한몫했다. '인질'에서는 신인다운 재치와 개성에 긴 시간 연출 데뷔작을 위해 경력을 쌓아온 필 감독의 준비성을 엿볼 수 있다. 강 대표는 류 감독이 "배우 컨디션, 로케이션 상황 등 달라질 수 있는 촬영 환경 안에서 최대치의 장면을 담아내는 능력이 있다"고 짚었다. 필 감독에 대해서는 "보통의 신인 감독들과 달리 프리 프로덕션 단계부터 촬영까지 배우, 스태프들과의 화법이 유려했고 들을 줄 알면서도 자기가 만들어내고 싶은 것에 대해선 온전히 표현해낸다는 점이 놀라웠다"고 장점을 꼽았다.
영화 '모가디슈'(위)와 '인질' 스틸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NEW
영화 '모가디슈'(위)와 '인질' 스틸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NEW
'모가디슈'는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등 다수의 명배우가 화려한 앙상블을 만들었다면, '인질'은 황정민이라는 든든한 기둥을 중심으로 '스크린 신예'들이 다채롭게 이야기를 꾸려갔다. 외유내강이 김윤석, 조인성과의 작업은 처음인 반면, 황정민과는 세 번째 작품이다.

강 대표는 김윤석에 대해 "'추격자'와 같은 작품을 보면 센 사람일 것 같지만, 그가 연출한 '미성년'을 보면 섬세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실제로도 따뜻한 사람"이라며 "연출 경험이 있기에 감독의 디렉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류 감독이 현장에서 김윤석의 연기에 몇 번이나 털이 설 정도로 소름 끼쳤다고 한다"고 전했다. 조인성에 대해서는 "데뷔 때부터 톱스타였기에 현장에서 다른 배우들과 기싸움을 하지 않을까 했는데 기우였다"며 "그에게서 느낀 평화롭고 안정적인 분위기와 인간미는 앞으로 그의 연기를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고 칭찬했다. 외유내강의 동반자와 마찬가지인 황정민을 두고는 "보이는 그대로가 다인 배우"라며 "스태프들과도 격 없이 어울리고 정이 많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두텁고 관객 몰입력을 이끌어내는 배우로는 단연 최고"라고 했다.

올 여름 농사의 큰 고비는 넘긴 외유내강이다. 다음 농사 준비에도 다망한 강 대표는 "공격적이고 혁신적인 생존을 하겠다"며 "그 핵심은 새롭고 재밌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류 감독의 말을 빌려 "다른 작품과 경쟁하는 것이 아닌 우리 제작사가 만들었던 작품을 뛰어넘어 계속해서 발전하겠다는 게 외유내강의 방향성"이라고 전했다. 또한 "관객들이 상영관에 앉아있었던 두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고 느낄 영화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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