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슈돌' 엄마판 제작 확정
갈림길 선 육아 예능
'슈돌' 엄마판 제작 확정
갈림길 선 육아 예능
≪정태건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최장수 육아 예능 '슈돌', 시청자 공감 되찾아올까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가 새로운 변화를 알렸다. 다음달 추석특집으로 선보일 '슈퍼맘이 돌아왔다'를 통해 기존 아빠들의 육아기에서 엄마들의 이야기로 포맷을 확장시킬 계획이다.
2013년 첫 방송된 '슈돌'은 현존하는 육아 예능 중 최장수 프로그램이다. 당시 MBC '아빠! 어디가?'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각 방송사는 스타와 자녀들을 동반 출연시키는 육아 예능을 앞다퉈 선보였고, '슈돌'도 그 중 하나였다.
특히 '슈돌은' '아빠 어디가'와 마찬가지로 엄마가 없는 한정된 시간 동안 아빠와 자녀들이 그리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담았다. 이에 초기에는 '아빠 어디가'의 아류작이라는 꼬리표가 붙었지만 현재는 그보다 더 오랜 시간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출연하는 아이들마다 톡톡 튀는 매력을 선보인 게 롱런의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특히 추사랑부터 삼둥이(대한, 민국, 만세), 설수대(설아, 수아, 대박), 건나블리(나은, 건후), 윌벤져스(윌리엄, 벤틀리)까지 전국민적인 인기를 얻으며 수많은 랜선 삼촌·이모들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슈돌'은 아이들의 귀여운 매력으로 얻은 인기에 지나치게 의존해왔다. 이 과정에서 현실 육아를 보여주기보다는 어린 아이들의 순수하고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노출시키며 육아에 대한 판타지를 선보이는데 급급했다.
장기간 출연하는 아빠들은 육아 베테랑이 되면서 엄마 없이 아빠들이 아이를 돌보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담으려 했던 제작진의 의도도 무의미해졌다. 순수한 매력의 아이들이 만들어낸 굳건한 팬덤이 오랜 시간 시청률의 기둥이 됐으나 이마저도 최근에는 흔들리고 있다.
또한 8년 동안 육아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빠르게 변하면서 '슈돌'은 더 이상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모으지 못했다. 육아는 아빠가 돕는 것이 아닌 부모가 함께해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됐다.
이 가운데 JTBC '용감한 솔로 육아-내가 키운다'의 등장은 '슈돌'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첫 방송된 '내가 키운다'는 배우 조윤희, 김현숙, 방송인 김나영 등 이혼모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둘이서도 어려운 육아를 홀로 해내는 싱글맘의 모습과 그 과정에서 겪는 슬픔과 아픔, 고민 등을 현실적으로 보여줘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아직 시청률은 '슈돌'의 절반도 못 미치지만 자연스럽게 출연진의 이혼 이야기를 담으며 뜨거운 화제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부모가정이 증가하고 있는 사회적 흐름 속에서 시의적절한 기획이었고, 촬영을 위해 잠깐 홀로 육아를 체험하는 '슈돌'과는 시작점부터 다른 셈이다. 이에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 입소문을 타고 있다.
물론 '슈돌' 제작진도 이러한 현상에 발 맞추려는 노력을 해왔다. 지난해 일본에서 정자기증을 받아 아들을 출산한 방송인 사유리의 투입하면서다. 하지만 자발적 비혼모인 사유리의 출연을 놓고 찬반 여론이 엇갈렸고, 그의 하차를 요청하는 청원도 등장했다.
우여곡절 끝에 사유리가 합류했지만 비혼모에 대한 사회적 시선을 떠나 아빠들만 나오던 프로그램에 사유리가 출연하면서 기획의도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결국 제작진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슈퍼맘이 돌아왔다' 제작 소식을 알리며 '슈퍼맨'이 더이상 아빠만의 고유 명사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빠 육아와는 다른 슈퍼맘의 다양한 육아법과 고충 등을 보여드리고자 한다"고 귀띔했다. 아직 캐스팅에 대해선 알려진 바 없지만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을 투입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최장수 육아 예능 프로그램의 변화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수년째 육아에 대한 판타지만 키우며 어린 아이들의 인기에 의존해왔던 '슈돌'이 육아 예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변화된 형태의 '슈돌'은 육아 예능 부활에 앞장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최장수 육아 예능 '슈돌', 시청자 공감 되찾아올까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가 새로운 변화를 알렸다. 다음달 추석특집으로 선보일 '슈퍼맘이 돌아왔다'를 통해 기존 아빠들의 육아기에서 엄마들의 이야기로 포맷을 확장시킬 계획이다.
2013년 첫 방송된 '슈돌'은 현존하는 육아 예능 중 최장수 프로그램이다. 당시 MBC '아빠! 어디가?'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각 방송사는 스타와 자녀들을 동반 출연시키는 육아 예능을 앞다퉈 선보였고, '슈돌'도 그 중 하나였다.
특히 '슈돌은' '아빠 어디가'와 마찬가지로 엄마가 없는 한정된 시간 동안 아빠와 자녀들이 그리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담았다. 이에 초기에는 '아빠 어디가'의 아류작이라는 꼬리표가 붙었지만 현재는 그보다 더 오랜 시간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출연하는 아이들마다 톡톡 튀는 매력을 선보인 게 롱런의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특히 추사랑부터 삼둥이(대한, 민국, 만세), 설수대(설아, 수아, 대박), 건나블리(나은, 건후), 윌벤져스(윌리엄, 벤틀리)까지 전국민적인 인기를 얻으며 수많은 랜선 삼촌·이모들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슈돌'은 아이들의 귀여운 매력으로 얻은 인기에 지나치게 의존해왔다. 이 과정에서 현실 육아를 보여주기보다는 어린 아이들의 순수하고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노출시키며 육아에 대한 판타지를 선보이는데 급급했다.
장기간 출연하는 아빠들은 육아 베테랑이 되면서 엄마 없이 아빠들이 아이를 돌보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담으려 했던 제작진의 의도도 무의미해졌다. 순수한 매력의 아이들이 만들어낸 굳건한 팬덤이 오랜 시간 시청률의 기둥이 됐으나 이마저도 최근에는 흔들리고 있다.
또한 8년 동안 육아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빠르게 변하면서 '슈돌'은 더 이상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모으지 못했다. 육아는 아빠가 돕는 것이 아닌 부모가 함께해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됐다.
이 가운데 JTBC '용감한 솔로 육아-내가 키운다'의 등장은 '슈돌'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첫 방송된 '내가 키운다'는 배우 조윤희, 김현숙, 방송인 김나영 등 이혼모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둘이서도 어려운 육아를 홀로 해내는 싱글맘의 모습과 그 과정에서 겪는 슬픔과 아픔, 고민 등을 현실적으로 보여줘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아직 시청률은 '슈돌'의 절반도 못 미치지만 자연스럽게 출연진의 이혼 이야기를 담으며 뜨거운 화제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부모가정이 증가하고 있는 사회적 흐름 속에서 시의적절한 기획이었고, 촬영을 위해 잠깐 홀로 육아를 체험하는 '슈돌'과는 시작점부터 다른 셈이다. 이에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 입소문을 타고 있다.
물론 '슈돌' 제작진도 이러한 현상에 발 맞추려는 노력을 해왔다. 지난해 일본에서 정자기증을 받아 아들을 출산한 방송인 사유리의 투입하면서다. 하지만 자발적 비혼모인 사유리의 출연을 놓고 찬반 여론이 엇갈렸고, 그의 하차를 요청하는 청원도 등장했다.
우여곡절 끝에 사유리가 합류했지만 비혼모에 대한 사회적 시선을 떠나 아빠들만 나오던 프로그램에 사유리가 출연하면서 기획의도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결국 제작진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슈퍼맘이 돌아왔다' 제작 소식을 알리며 '슈퍼맨'이 더이상 아빠만의 고유 명사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빠 육아와는 다른 슈퍼맘의 다양한 육아법과 고충 등을 보여드리고자 한다"고 귀띔했다. 아직 캐스팅에 대해선 알려진 바 없지만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을 투입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최장수 육아 예능 프로그램의 변화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수년째 육아에 대한 판타지만 키우며 어린 아이들의 인기에 의존해왔던 '슈돌'이 육아 예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변화된 형태의 '슈돌'은 육아 예능 부활에 앞장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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