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판사 (사진=방송캡처)
악마판사 (사진=방송캡처)


이번 주 종영만을 남겨둔 tvN 토일드라마 ‘악마판사’에서는 재판 과정이 전국에 실시간으로 중계, 직접 참여도 가능한 ‘국민시범재판’이라는 사법 제도를 그려내며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특히 살면서 본적있는 지극히 현실적인 사건이기에 공분케 했고 디스토피아 세계관답게 재판장 강요한(지성 분)이 내리는 파격적인 판결문은 짜릿함을 자아냈다. 이에 시청자들의 희로애락을 자극한 명재판 베스트3를 짚어본다.

※ 감동: 주일도 사건, 235년 형 선고로 피해자들의 아픔을 헤아렸다!

강요한이 이끄는 시범재판부의 첫 사건은 바로 JU케미컬 공장의 독성 폐수 유출 사고로 주일도(정재성 분) 회장이 피고인이 되어 생중계 무대에 올랐다. 폐수 유출로 인해 많은 인명들이 피해를 입었으나 주일도는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선임한 변호사 군단과 인맥들을 총동원, 마치 어떤 판결도 빗겨나갈 방탄조끼를 입은 듯 기세등등하게 재판장에 나타났다. 무엇보다 고의가 아니었다는 말로 뻔뻔하게 죄를 부정하는 그의 태도가 분노를 유발했다.

하지만 강요한은 그보다 더 한 수 앞선 수로 주일도의 주변을 서서히 조이며 그가 빠져나갈 수 없는 구멍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235년 형이라는 사상 초유의 형량을 선고, 입을 떡 벌어지게 했다. 게다가 사건 피해자들을 하나하나 기리며 그간 그 어디서도 위로받지 못했던 그들의 아픔을 달래며 보는 이들의 가슴에도 찡한 감동을 안겼다. 더불어 문유석 작가 역시 “판사 시절 대형 참사 사건을 보고 만약 내가 재판장이라면 선고할 때 돌아가신 분들의 성함을 한 분씩 다 불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의 기억이 대본에 반영된 것 같다”는 비하인드를 밝혀 뭉클하게 했다.

※ 의미: 이영민 + 죽창 = 괴물은 또 다른 괴물을 낳는다?

차경희(장영남 분)의 아들인 이영민(문동혁 분)은 제가 가진 권력과 배경을 이용, 약자를 향한 갑질과 악행을 벌인 대가로 재판장에 올랐다. 또 죽창(이해운 분)은 자신의 신념에 빠져 일반 시민들을 향한 무자비한 폭행을 일삼고 사회 전반에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시범재판부에 회부됐다.

차경희의 아들답게 법을 제 입맛대로 이용해 죗값을 피해가려던 이영민은 실시간 제보된 피해 사실에 의해 공소장이 변경되고 태형을 선고 받았다. 또한 강요한은 자신을 혁명가라 일컬으며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죽창의 과거사를 낱낱이 조명, 거창한 투사가 아닌 비굴한 인물로 전락시킨 후 본인이 그랬던 것처럼 다른 이들에게 똑같이 쫓기게 만들었다.

범죄자를 그냥 봐주는 법 없는 강요한 식 탈현실급 판결은 실제로 이뤄지기 어렵기에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으나 그 결과 원치 않는 후폭풍이 따라 씁쓸함을 자아냈다. 전국에 전파를 탄 이영민의 태형은 거리의 아이들이 따라하고 또 죽창을 잡은 대신 또 죽창의 모습을 한 누군가가 끊임없이 재생산되면서 과연 정의를 위한 판결이란 무엇일지 시청자들에게도 깊은 생각의 여지를 남겼다.

※ 사이다: 시험에 빠진 강요한, 남석훈을 미국교도소로! 기상천외한 답변으로 되갚아!

정선아(김민정 분)에 의해 시험대에 오른 강요한은 성범죄자 남석훈(강서준 분)의 판결에 앞서 깊은 딜레마에 빠졌다. 앞선 이영민 태형 판결로 더 센 선고를 내려 강요한의 이미지를 훼손시키고 무력화시키려는 정선아의 의도가 숨어 있던 것.

그러자 이를 의식한 것처럼 강요한은 징역 20년형이라는 대중들의 기대 심리에 부응하지 못한 판결을 내려 의아함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그 의문도 잠시, 남석훈이 수감될 교도소가 미국 텍사스에 위치한 상습 성범죄자 교도소라는 게 밝혀진 순간 강렬한 반전의 충격을 안겨줬다. 이는 악마판사 강요한의 면모를 다시금 실감케 한 순간이었다.

이처럼 시청자들의 가슴에 파동을 일으킨 ‘악마판사’의 마지막 재판은 과연 어떤 풍경일지 오는 21일 토요일 오후 9시 방송될 15회에서 계속된다.

차혜영 텐아시아 기자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