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3' 좀비 등장인물+개연성 떨어지는 전개
막장으로 쌓은 서사, 시즌3 와서 발목 잡혀
연장 소식에 누리꾼 반응 '싸늘'
막장으로 쌓은 서사, 시즌3 와서 발목 잡혀
연장 소식에 누리꾼 반응 '싸늘'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 4시에 만나요.
'알맹이 없는 '펜트하우스3', 연장 소식에 쏟아지는 비난'
박수칠 때 떠나야 했던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가 시즌3에서 힘을 잃고 휘청이는 상황 속 연장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작진 측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하지만, 앞선 시즌 모두 연장으로 종영해왔던 상황 속 그 말을 믿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과도한 개연성의 부족으로 피로감만 안기는 '펜트하우스3'에게 중요한 건 '연장'이 아니다.
'펜트하우스'는 지난해 10월 첫 방송된 후부터 매회 논란의 중심에 올랐다. 방송 초반 살인, 불륜, 집단 폭행, 방화, 입시 비리, 가난 혐오 등의 자극적인 소재들로 드라마 폐지와 조기 종영을 요구하는 원성과 함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200건에 달하는 민원이 접수된 것.
그러나 가진 자들의 이중성과 민낯을 가감 없이 그려낸 김순옥 작가의 막장 스토리와 주동민 PD의 '마라맛' 빠른 전개, 김소연, 엄기준, 유진 등 배우들의 폭발적인 열연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시즌1 최고 시청률 28.8%, 시즌2 29.2%를 기록하는 등 신드롬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랬기에 대망의 마지막을 장식할 '펜트하우스3' 쏠린 기대 또한 높았다. 제작진 역시 시즌3는 주 1회로 편성, 더욱 쫄깃한 전개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펜트하우스3'는 지금까지 자극성에만 의존하며 파괴된 개연성이 부메랑이 되어 발목을 잡았다.
특히 시즌1 마지막에서 주단태(엄기준 분)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던 심수련(이지아 분)이 시즌2에서 나애교로 재등장한 이후 김순옥 작가는 등장인물들을 살리는 '좀비' 전개에 더욱 열을 올렸다. 배로나(김현수 분)는 주단태에게 트로피로 머리를 찍혔음에도 멀쩡히 살아났고, 외아들이었던 로건 리는 자동차 폭발 사고로 사망 후 갑작스러운 쌍둥이 형인 알렉스 리로 재등장했다.
이 또한 알렉스 리가 굵은 레게머리와 문신 등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사회를 비롯한 흑인 문화를 조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한 회 만에 아무 설명 없이 자취를 감쳤고, 죽은 줄 알았던 로건 리가 온몸에 화상 흉터를 둘러싼 채 부활해 헛웃음을 안겼다.
심수련의 귀환에 환호를 쏟아냈던 시청자들은 이렇듯 계속된 죽음과 부활에 더는 어떠한 인물의 죽음도 믿지 못하게 됐고, 이는 작품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점차 캐릭터의 목적성을 잃고 성격이 변화하는 인물들과 새로 투입된 온주완, 박호산의 애매한 역할, 주 1회 방송으로 늘어진 전개들도 시청자들을 지치게 했다. 이러한 상황 속 '펜트하우스3'는 '연장'이라는 카드를 다시 한 번 빼들었다. 12부에서 1부를 연장하고, 14부는 본방송이 아닌 에필로그 성격의 방송을 제작해 모든 시즌을 총 정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럴 거면 처음부터 주 2회를 하지', "빨리 좀 끝내라", "배우들이 아깝다", "박수칠 때 떠나지. 어쩌다 이렇게 됐나" 등 부정적인 반응들을 쏟아냈다. 이런 반응을 제작진 역시 모르지 않을 터.
물론 '펜트하우스3'는 전 시즌보다 화제성은 덜하지만 시청률은 꾸준히 16~17%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기에 방송사 측에서는 한 회라도 더 연장해서 방송하는 게 이득일 것이다. 그러나 이미 알맹이가 비어버린 내용을 늘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1년여 간을 달려온 '펜트하우스'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지상파 드라마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왕관을 계속 붙잡고 있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얼룩진 왕관을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 한다. '펜트하우스3'에게 유종의 미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