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마인', 지난 6월 27일 종영
이현욱, 효원그룹 둘째 아들 한지용 役
"주변 반응? 하나 같이 욕하더라"
"김서형, 정신적으로 많이 의지했다"
tvN 드라마 '마인'에서 효원그룹 둘째 아들 한지용 역으로 열연한 배우 이현욱. /사진제공=매니지먼트에어
tvN 드라마 '마인'에서 효원그룹 둘째 아들 한지용 역으로 열연한 배우 이현욱. /사진제공=매니지먼트에어
"요근래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중인데 '마인'을 통해 다시 재정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현욱에게 tvN 드라마 '마인'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됐다. 제목 그대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된 것. 올해로 데뷔 12년 차에 접어든 그는 '마인'을 통해 배우로서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마인'은 세상의 편견에서 벗어나 진짜 나의 것을 찾아가는 강인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이현욱은 극 중 효원그룹 둘째 아들 한지용 역으로 열연했다. 영국의 어느 허름한 스시집에서 당시 톱 여배우 서희수(이보영 분)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천성이 여유롭고 부드러운 스위트한 남자로 젠틀함이 몸에 배어 있다. 재벌그룹 효원가(家)의 차남이지만, 양순혜(박원숙 분) 여사가 낳은 아들이 아닌 한 회장(정동환 분)의 혼외자다.

무엇보다 한지용에게는 다소 괴상한 취미가 있다. 바로 사설 격투장을 즐긴다는 것. 여기에 멀쩡히 살아있는 전 부인 강자경(옥자연 분)을 죽은 사람으로 만든 것도 모자라, 몰래 아들 한하준(정현준 분)의 튜더로 집에 들이며 아찔한 불륜을 저지른다.

이현욱은 시시각각 변하는 인물의 특성을 탄탄한 연기력으로 승화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극 초반 부드럽고 다정한 면모와 달리, 사이코패스적인 면모를 드러낼 때는 싸늘한 눈빛과 냉소적인 미소로 표현하며 호평을 끌어냈다.
이현욱은 '마인'에 출연한 계기에 관해 "좋은 감독과 작가, 그리고 선후배들과 작업할 수 있는 기회였다. 무엇보다 극의 흐름을 끌고 갈 수 있는 배역이었기 때문에 도전하고 싶었다"고 알렸다. /사진제공=매니지먼트에어
이현욱은 '마인'에 출연한 계기에 관해 "좋은 감독과 작가, 그리고 선후배들과 작업할 수 있는 기회였다. 무엇보다 극의 흐름을 끌고 갈 수 있는 배역이었기 때문에 도전하고 싶었다"고 알렸다. /사진제공=매니지먼트에어
이현욱이 생각하는 한지용은 '이성적이려고 노력하는 인물'이다. 그는 "애정결핍과 불안으로 인해 불필요한 자기애 과다, 냉정함 등 여러 가지를 생각했다"며 "안타까운 부분도 있지만 용서받지 못하는 행동들을 하기 때문에 어떤 행동을 함에 있어서 그렇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기할 때 돈을 쓰는 것, 에스코트를 받는 것, 비싼 물건을 갖고 있는 것 등 재벌이라는 옷을 입으면서 당연하다는 정서를 가지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방영 이후 주변 반응은 어땠을까. 이현욱은 "주변 친구나 지인들은 하나같이 일심동체로 욕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역할 때문에 (시청자들이) 좋은 눈빛은 아니었던 기억이 많다. 그래도 작품에 집중을 해준 거라 좋게 생각하고 있다"며 웃었다.

이어 "전과 비교했을 때 예전에는 역할에 대해 말해줬다면, 지금은 이현욱이라고 말해줄 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마인' 최종회에서는 한지용을 죽인 진범이 주집사로 밝혀졌다. 한수혁(차학연 분)과 김유연(정이서 분)의 약혼식 도중 김성태(이중옥 분)로부터 살해 위기에 처한 한지용은 어렵사리 목숨을 건졌다. 이도 잠시, 한지용은 자신의 비리를 알고 자수를 권유하는 서희수를 발견하자마자 목을 졸랐다. 그때 누군가 소화기로 한지용의 머리를 내리쳤다. 다름 아닌 주집사였다. 이로 인해 한지용과 서희수는 난간 밑으로 추락했으며, 한지용은 떨어지면서 머리를 부딪쳐 사망했다.

이에 이현욱은 "진범은 촬영 막 바지쯤에 알게 됐다"고 알렸다. 그는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해봤다. 본인이 느끼고 스스로를 처벌했다면, 혹은 죽지 않고 갱생을 했다면 어땠을까 궁금했다. 물론 없어져야 하는 건 당연하다"고 전했다.

또한 "죽음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 싶었다. 한편으로는 다른 얘기가 나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봤다"고 밝혔다.
이현욱은 도전하고 싶은 장르에 관해 "코미디나 일상적인 휴먼드라마를 해보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사진제공=매니지먼트에어
이현욱은 도전하고 싶은 장르에 관해 "코미디나 일상적인 휴먼드라마를 해보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사진제공=매니지먼트에어
이현욱은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의 호흡에 관해 "좋은 사람, 좋은 선후배를 얻은 것 같아서 든든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보영 선배와 연기할 때 보고 배운 게 많다. 순간의 집중이나 표현력 등 많은 공부가 됐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김서형 선배는 나를 배려해 주면서 장면의 상황을 잘 표현하기 위해 이끌어 줬고, 정신적으로 의지를 많이 했다"며 "장자연 같은 경우는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많이 반성한 적이 있다. 순수하게 진심으로 순도 높은 연기를 하려는 모습을 통해 내가 간과하고 있던 부분을 다시 생각하게 해준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혁권 선배는 장면의 상황은 심각했지만, 연기를 같이 만들 때 웃으면서 재밌게 작업을 했다"고 덧붙였다.

배우로서의 뚜렷한 목표보다는 현재의 주어진 것에 집중하고 싶다는 이현욱. 그는 이달 말부터 넷플릭스 새 드라마 '블랙의 신부' 촬영에 돌입한다.

"'마인'의 매력이요? 미장센적으로도 볼거리가 많았어요. 훌륭한 감독과 스태프들, 그리고 선후배들의 명품 연기로 인해 극을 흥미진진하게 이끌고 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박창기 텐아시아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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