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이 / 사진=텐아시아DB
비아이 / 사진=텐아시아DB
≪우빈의 리듬파워≫
목요일 아침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알려주는 흥미진진한 가요계 이야기. 모두가 한 번쯤은 궁금했던, 그러나 스치듯 지나갔던 그 호기심을 해결해드립니다.



"난 천재가 되고 싶어서 (마약)하는 거임. 나는 하나만 평생 할 거야. 사실 매일 하고 싶어. 근데 XX 비싸"

그룹 아이콘의 전 멤버였던 비아이가 대마초 흡연 뒤 마약 끝판왕 LSD 구입을 원하면서 한 말이다. 2016년 대마초와 LSD를 일부 투약한 혐의를 인정하고 내달 9일 재판을 앞두고 있는 비아이. 복귀를 알리며 카메라를 부른 그에겐 자숙이 없다.

비아이는 아직도 취해 있다. 처벌만 기다리면 될 걸. 앨범을 내는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미지수다.

비아이는 2019년 마약류 구매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비아이의 약물 스캔들은 이어졌다. 음성 판정을 항변의 이유로 삼았지만, 검찰의 송장에는 대마초, LSD 구입 및 일부 투약 혐의가 추가됐다.

지난해부터 비아이가 받은 조사와 약물 반응 검사는 9차례. 마약혐의가 인정되자 아이콘과 당시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도 등을 돌렸다.

비아이는 김한빈 이사라는 새로운 직함으로 오뚜기처럼 일어섰다. 마약 스캔들 이후 고리없이 사라지는 다른 연예인과는 전혀 다른 행보. 2020년 9월 연예기획사 아이오케이컴퍼니는 그를 영입한다. 배우 고현정, 조인성, 김하늘 등 배우 명가로 이름 높은 아이오케이컴퍼니의 파격적인 행보에 연예계의 이목은 당연히 쏠렸다.
비아이 / 사진=텐아시아DB
비아이 / 사진=텐아시아DB
비아이의 영전은 이상하리만큼 계속된다. 레이블 131을 설립하며 복귀를 예고했고, '수익 전액 기부'라는 명목 하에 신곡을 내더니 에픽하이의 앨범 수록곡 피처링에 이어 싱글을 발표했다. 그러다 결국 6월 1일엔 정규앨범 '워터폴(WATERFALL)'까지 발매했다.

마약 혐의로 재판이 진행중인 가수의 유례없는 복귀. 이렇게까지 '김한빈 (비아이 본명) 이사님'의 뒤를 봐주는 이유는 뭘까. 아이오케이컴퍼니의 공시를 보니 눈에 띄는 이름이 있다. 바로 비아이와 같은 날 사내이사로 선임된 장진우(쌍방울 그룹 미래전략기획실 미디어본부장).
사진=다트 공시 캡처
사진=다트 공시 캡처
두 사람의 교집합은 바로 쌍방울이다. 비아이의 어머니는 2016년 쌍방울 브랜드인 TRY 매장을 개업했었다. 비아이는 대마초 흡연이 발각된 뒤인 2020년 2월 2억 원 정도의 마스크를 기부했는데 그때 쌍방울은 물론 관계사인 남영비비안도 참여했다. 마약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비아이의 봉사활동에는 김성태 쌍방울 회장의 얼굴이 나타나곤 했다.

공교롭게도 쌍방울은 2020년 2월 마스크 생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마스크 사업 마케팅에 K팝을 접목시켰다고 발표했다. 비아이와 마스크 기부 및 봉사를 다닌 것과 묘하게 겹쳐 보인다. 6월 쌍방울의 계열사인 포비스티앤씨는 아이오케이컴퍼니를 인수했고, 지분 38.45% 취득해 아이오케이컴퍼니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그리고 두달 뒤 비아이가 사내이사로 임명됐다.
[우빈의 리듬파워] '약 한' 비아이의 믿는 구석
사진제공=아이오케이컴퍼니
사진제공=아이오케이컴퍼니
쌍방울 그룹과 비아이의 인연은 짧지 않다. 쌍방울 그룹은 비아이의 복귀를 레이블까지 만들어 비아이의 재기를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쌍방울 그룹의 든든한 후원이 비아이의 돌발적인 음반 발매의 원인이란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쌍방울은 한국 기업사에 아픈 손가락이다. 이봉녕, 이강녕 형제가 전북 익산에서 일군 이 회사는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이었지만, 외환위기를 넘지 못하고 1997년 좌초했다. 이후 여러번 주인이 바뀌면서도 세월의 변화를 이기지 못했다. 24년 뒤 쌍방울그룹은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콘텐츠는 물론 이스타항공 인수전까지 뛰어들며 제 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쌍방울 그룹의 새로운 출발에 비아이라는 변수가 걸림돌이 되지 않길 응원한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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