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픽사 신작 '루카'
伊 출신 감독 "伊 향한 찬사"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작품 오마주"
"韓영화 팬, 박찬욱·봉준호 영화도 챙겨봐"
伊 출신 감독 "伊 향한 찬사"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작품 오마주"
"韓영화 팬, 박찬욱·봉준호 영화도 챙겨봐"
어린시절 절친한 친구와의 우정과 추억을 담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루카'가 관객들을 찾아온다. 아름다운 이탈리아 해변을 배경으로 한 '루카'가 코로나로 힘든 일상을 보내는 관객들에게 시원함과 행복감을 선사할 전망이다.
21일 오전 영화 '루카'를 연출한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과 화상 컨퍼런스를 통해 만났다.
'루카'는 아름다운 이탈리아 해변 마을에서 루카와 알베르토가 바다 괴물이라는 정체를 숨기고, 아슬아슬한 모험을 즐기며 잊지 못할 최고의 여름을 보내는 이야기. '카' 스토리 아티스트를 시작으로 '업', '라따뚜이', '코코', '인크레더블2', '토이스토리4'까지 디즈니·픽사의 다양한 작품에 참여해 상상력과 감성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이탈리아 출신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의 첫 번째 장편 연출 작품이다. 이번 영화에는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나고 자란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의 유년 시절 경험이 담겼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픽사는 항상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개인적인 이야기에도 초점을 맞춘다. 저는 제노바에서 나고 자랐는데 12살 때 베스트프렌드 알베르도를 만났다. 저는 수줍고 내성적이었는데 그 친구는 외향적이고 장난꾸러기였다. 그 친구를 만나서 성장할 수 있었고 안주하는 삶을 깰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영화의 주요 배경은 이탈리아 리비에라 해변이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제 고향이기도 하고, 리비에라 해변의 여름은 특별함이 있다. 그것만의 찬란함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절벽이 많아서 아이들이 바다로 첨벙첨벙 뛰어내린다. 그런 경험들을 담아내고 싶었다. 이탈리아를 향한 제 모든 러브레터라고 할 수 있다. 이탈리아의 음악, 음식, 경관에 대한 제 찬사가 들어간 작품"이라고 했다. 극 중 루카와 알베르토를 인간 아이가 된 바다 괴물이라는 캐릭터 설정에 대해서는 "흥미로울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어렸을 적 저는 어디에 속하지 못하고 제가 못났다고 생각했다. 친구와는 마음이 착착 맞았지만 우린 둘 다 아웃사이더였다. 꼭 지켜야 하는 비밀을 가진 바다 괴물 아이라는 설정이 10대 초반 아이들이 느끼는 그러한 감정과 경험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캐릭터 디자인적인 면에서는 물과 뭍에서 달라지는 모습에 신경썼다고 한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변화, 변신은 제게 큰 부분이었다. 어렸을 적 저는 호기심이 많아서 무얼가를 보면 내가 본 것 말고 더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캐릭터들의 움직임을 위해서 문어의 위장술, 이구아나의 움직임, 인간이 서서 걸어 다니는 모습을 관찰했고, 이 세 가지를 섞어서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어릴 적부터 일본 애니메이션을 즐겨봤고, 이번 영화는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는 "198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과 함께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래소년 코난' 시리즈를 즐겨봤다. 거기에도 두 친구가 나오는데 우리 영화에서도 오마주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이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점"을 활용했다. 그는 "아무리 작은 것라도 주변에 모든 사물들에 대해 아이들은 경이로움에 차 있는 눈빛으로 본다. 아이가 작은 데 숨어서 빼꼼히 세상을 바라보는 사랑스러운 눈이 좋다"며 "그런 것을 표현해내는 데는 처음으로 물 밖으로 나가는 바다괴물이라는 것이 완벽한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도 그 주인공과 함께 경이에 찬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고 전했다.
1950년대를 시간적 배경으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탈리아의 1950~1960년대 황금기인 네오리얼리즘에서도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작품에서는 상상력과 꿈을 모티브로 한 것, 꿈과 같은 몽환적인 분위기에서 포착할 수 있는 오묘한 순간들에서 영감을 받았다. 나는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뮤즈이기도 한 배우 마르첼로 마스트로야니의 팬이기도 하다. 마스트로에니가 나오는 영화를 오마주한 장면도 잠깐 나온다"고 전했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기발한 상상력의 원천으로 독서와 공상을 꼽았다. 그는 "독서를 좋아해서 책에서 영감을 얻기도 하고, 주인공 루카처럼 공상을 잘 하기도 한다. 바다괴물 같은 경우는 고대 지도에 나오는 배를 침몰시키는 괴물들의 아름다운 그래픽을 보고 거기서 영감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어린시절 절친 알베르토와의 추억담을 늘어놓으며 "성장함에 있어서, 자아를 찾음에 있어서 우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친구와 지내면서 느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른이라면 영화를 보고 옛 친구를 떠올리고 연락해봤으면 좋겠고 어린이가 봤다면 지금 옆에 있는 가장 친한 친구를 좀 더 고맙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한국 영화의 큰 팬이기도 하다. 박찬욱 감독과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다 챙겨봤고 애정을 갖고 있다"며 한국 영화를 향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코로나로 인해 "우리는 '루카'를 만들며 팬데믹 상황에서 따로 작업해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힘들고 어두운 시간을 지나면서 '루카'는 우리에게 빛이었다. 이 빛을 여러분과 함께 공유할 수 있어 즐겁다. 절벽에서 푸르디푸른 바다로 뛰어드는 경험을 해보시길 바란다"고 예비 관객들에게 인사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21일 오전 영화 '루카'를 연출한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과 화상 컨퍼런스를 통해 만났다.
'루카'는 아름다운 이탈리아 해변 마을에서 루카와 알베르토가 바다 괴물이라는 정체를 숨기고, 아슬아슬한 모험을 즐기며 잊지 못할 최고의 여름을 보내는 이야기. '카' 스토리 아티스트를 시작으로 '업', '라따뚜이', '코코', '인크레더블2', '토이스토리4'까지 디즈니·픽사의 다양한 작품에 참여해 상상력과 감성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이탈리아 출신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의 첫 번째 장편 연출 작품이다. 이번 영화에는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나고 자란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의 유년 시절 경험이 담겼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픽사는 항상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개인적인 이야기에도 초점을 맞춘다. 저는 제노바에서 나고 자랐는데 12살 때 베스트프렌드 알베르도를 만났다. 저는 수줍고 내성적이었는데 그 친구는 외향적이고 장난꾸러기였다. 그 친구를 만나서 성장할 수 있었고 안주하는 삶을 깰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영화의 주요 배경은 이탈리아 리비에라 해변이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제 고향이기도 하고, 리비에라 해변의 여름은 특별함이 있다. 그것만의 찬란함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절벽이 많아서 아이들이 바다로 첨벙첨벙 뛰어내린다. 그런 경험들을 담아내고 싶었다. 이탈리아를 향한 제 모든 러브레터라고 할 수 있다. 이탈리아의 음악, 음식, 경관에 대한 제 찬사가 들어간 작품"이라고 했다. 극 중 루카와 알베르토를 인간 아이가 된 바다 괴물이라는 캐릭터 설정에 대해서는 "흥미로울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어렸을 적 저는 어디에 속하지 못하고 제가 못났다고 생각했다. 친구와는 마음이 착착 맞았지만 우린 둘 다 아웃사이더였다. 꼭 지켜야 하는 비밀을 가진 바다 괴물 아이라는 설정이 10대 초반 아이들이 느끼는 그러한 감정과 경험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캐릭터 디자인적인 면에서는 물과 뭍에서 달라지는 모습에 신경썼다고 한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변화, 변신은 제게 큰 부분이었다. 어렸을 적 저는 호기심이 많아서 무얼가를 보면 내가 본 것 말고 더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캐릭터들의 움직임을 위해서 문어의 위장술, 이구아나의 움직임, 인간이 서서 걸어 다니는 모습을 관찰했고, 이 세 가지를 섞어서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어릴 적부터 일본 애니메이션을 즐겨봤고, 이번 영화는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는 "198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과 함께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래소년 코난' 시리즈를 즐겨봤다. 거기에도 두 친구가 나오는데 우리 영화에서도 오마주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이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점"을 활용했다. 그는 "아무리 작은 것라도 주변에 모든 사물들에 대해 아이들은 경이로움에 차 있는 눈빛으로 본다. 아이가 작은 데 숨어서 빼꼼히 세상을 바라보는 사랑스러운 눈이 좋다"며 "그런 것을 표현해내는 데는 처음으로 물 밖으로 나가는 바다괴물이라는 것이 완벽한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도 그 주인공과 함께 경이에 찬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고 전했다.
1950년대를 시간적 배경으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탈리아의 1950~1960년대 황금기인 네오리얼리즘에서도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작품에서는 상상력과 꿈을 모티브로 한 것, 꿈과 같은 몽환적인 분위기에서 포착할 수 있는 오묘한 순간들에서 영감을 받았다. 나는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뮤즈이기도 한 배우 마르첼로 마스트로야니의 팬이기도 하다. 마스트로에니가 나오는 영화를 오마주한 장면도 잠깐 나온다"고 전했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기발한 상상력의 원천으로 독서와 공상을 꼽았다. 그는 "독서를 좋아해서 책에서 영감을 얻기도 하고, 주인공 루카처럼 공상을 잘 하기도 한다. 바다괴물 같은 경우는 고대 지도에 나오는 배를 침몰시키는 괴물들의 아름다운 그래픽을 보고 거기서 영감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어린시절 절친 알베르토와의 추억담을 늘어놓으며 "성장함에 있어서, 자아를 찾음에 있어서 우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친구와 지내면서 느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른이라면 영화를 보고 옛 친구를 떠올리고 연락해봤으면 좋겠고 어린이가 봤다면 지금 옆에 있는 가장 친한 친구를 좀 더 고맙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한국 영화의 큰 팬이기도 하다. 박찬욱 감독과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다 챙겨봤고 애정을 갖고 있다"며 한국 영화를 향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코로나로 인해 "우리는 '루카'를 만들며 팬데믹 상황에서 따로 작업해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힘들고 어두운 시간을 지나면서 '루카'는 우리에게 빛이었다. 이 빛을 여러분과 함께 공유할 수 있어 즐겁다. 절벽에서 푸르디푸른 바다로 뛰어드는 경험을 해보시길 바란다"고 예비 관객들에게 인사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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