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이상순 부부, 세상 떠난 반려견 순심이 추억
이효리 "순심이는 엄마바라기"
"다른 생명과 깊은 사랑·교감은 순심이가 처음"
이효리 "순심이는 엄마바라기"
"다른 생명과 깊은 사랑·교감은 순심이가 처음"
가수 이효리와 오랜시간 함께했던, 지금은 세상을 떠난 반려견 순심이를 추억했다.
9일 방송된 SBS '동물농장'에서는 이효리와 그의 반려견 순심이가 함께한 3647일간의 시간을 돌아봤다.
이효리의 반려견 순심이는 지난해 12월 23일 세상을 떠났다. 이효리는 10년 전 유기견 보호소에서 순심이를 처음 만났다. 이날 방송에서는 순심이를 떠나보낸 뒤 오랜만에 이효리-이상순 부부가 순심이와 함께했던 자신들의 제주 신혼집을 반려견 미달이, 구아나, 모카와 3년 만에 다시 찾았다.
이효리는 "순심이가 12월 23일 새벽 다섯 시 반 쯤 갔다"고 순심이가 떠난 날을 회상했다. 그는 "고요한 새벽같은 느낌이었다. 바람도 불지도 않았고 시끄러운 부분이 하나도 없이 너무 고요하게 떠났다"고 전했다. 제주 신혼집을 다시 찾은 이유에 대해서는 "그런 이야기를 할 때 추억이 같이 한 공간에 와서 이야기하면 제 마음이 정리도 되고 보는 분들도 반려동물을 보낸다는 게 어떤 것인가에 대해 좀 더 편안하게 생각하실 것 같아서 지금 이사 가서 비어 있지만 예전에 순심이와 살던 집에 와서 인터뷰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효리와 이상순은 예전과 그대로인 제주 집에 반가워했다. 반려견들도 반가운지 집 이리저리를 뛰어다녔다. 이효리와 이상순은 집안 곳곳을 둘러보며 추억을 되새겨봤다. 이상순은 창가를 보며 "미미도 여기 있었지"라며 세상을 떠난 반려묘도 떠올렸다. 이효리는 "'효리네 민박'도 생각난다"며 예능 촬영을 추억했다.
이효리는 제주 생활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여행으로 한번 개들을 데리고 온 적 있었는데 너무 행복해 해서 이렇게 살아야겠다고 마음먹고 이 집을 짓고 이사왔다"고 밝혔다.
이효리는 순심이와 첫 만남에 대해 "안성평강공주 보호소에 제가 봉사를 다녔는데, 보통 두세 마리가 한 견사에 있는데 유독 혼자 있는 아이가 눈에 띄었다. 순심이가 삽살개 같은 털을 갖고 있었는데 털을 다듬어주지 않아서 얼굴이 잘 안 보였고 나이도 가늠하기 어려웠다. 소장님에게 쟤는 왜 혼자 있냐고 물었더니 다른 아이들이 공격해서라고 하더라. 너무 순해서 이름도 순심이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집에 왔는데 순심이 생각이 났다. 한 달에 한 번씩 보호소를 가서 순심이를 봤는데 데려올 생각은 못했다. 어떤 잡지에서 유기견을 특집으로 한 화보 촬영이 있었다. 보호사에서 네 마리 정도 데려왔는데 거기에 순심이가 포함돼 있었다. 털을 걷고 보니 한쪽 눈이 실명돼 있었고 자궁축농증이 심해 수술을 해야 했다. 나이도 여섯 살 정도된 것 같았다. 화보를 찍기보다 수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해서 순심이가 화보 촬영에서 빠졌다. 수술을 하고 갈 데가 없는 거다. 내가 키워야겠다 마음을 먹었다"고 입양 과정을 이야기했다.
제주 집 2층을 둘러보던 이효리와 이상순은 순심이 사진을 발견했다. 이효리는 "순심이 사진 너무 예쁘다. 순심이가 이 집에 있는 거 아니냐"며 먼지 쌓인 액자 속 순심이의 모습을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봤다. 이효리는 순심이에 대해 "간식, 산책보다는 그냥 저와 있는 걸 제일 좋아했다. 너무 껌딱지고 엄마밖에 몰랐다. 유독 저를 너무 따랐다. 순심이는 항상 저만 쳐다보고 있고 제 방향으로 보고 있었다. 한번은 친구가 제가 나간 뒤 순심이가 신발장 앞에서 문만 바라보고 있는 사진을 보내줬는데, 집에 있을 때 어떤 모습일지 몰랐는데 그걸 모니 짠했다"며 일할 때도 순심이를 데리고 다니기 시작한 이유를 밝혔다.
2011년 순심이와 '동물농장'에 출연했던 모습도 공개됐다. 당시 이효리는 "버려졌던 기억이 이어서 그런지 제가 조금만 안 보이면 불안해한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마음의 여유가 순심이도 생기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창 바쁘게 일할 때였지만 이효리는 "순심이가 너무 착하고 모든 사람한테 친절하고 조용해서 모든 촬영장에 데려갔다. 미용실도 데려가고 촬영장도 데려갔다. 순심이가 너무 힘들 것 같은 촬영장 말고는 빼놓지 않고 데리고 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가 서로밖에 없던 시기였고 순심이가 처음 사랑을 느껴볼 때, 저도 사랑을 체험하던 시기였다"고 했다. 이효리는 앨범도 에세이도 달력 촬영을 통한 기부도 순심이와 함께했다. 그는 "다른 생명과 그 정도로 깊은 사랑과 교감을 해본 게 순심이가 처음인 것 같다. 그러면서 제일 중요한 게 그거라는 걸 알게 됐다. 나한테 제일 행복감을 주는 건 이거라는 걸 깨달았다. 부수적인 걸 처내면서 화려하고 부풀어졌던 인생이 사랑이 제일 중요하는 걸 깨닫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이후에 사랑받지 못하고 외로워하는 동물들의 표정과 마음이 더 잘 느껴졌다. 더 모른척하기 어려워지면서 그쪽으로 더 관심을 갖게 됐다. 순심이 만나기 전후의 제 모습은 완전히 다르다"고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이야기했다.
이효리는 현재 함께 살고 있는 스텔라를 한라봉 보호소에서 입양했다. 이효리는 "2년 전 크리스마스 이브날 한라봉 보호소로 봉사를 왔다가 팔꿈치 쪽을 스텔라에게 물렸다. 피가 뚝뚝 떨어졌다. 얼마나 무서웠으면 날 물었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이효리는 순심이의 선하고 듬직한 심성을 칭찬했다. 그는 "제가 유기견 입양도 많이 하고 임시보호도 많이 했다. 엄마 껌딱지인 순심이가 다른 개가 하나씩 올 때마다 자신이 밀려난다고 생각했을 법도 한데 묵묵하게 모든 과정을 지켜보면서 질투하거나 티를 내지 않았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속으로 조금 섭섭해 했을 것 같다. 제가 자식은 없지만 큰딸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효리는 "언젠가 '갈 텐데'하고 생각했지만 '갈 텐데'와 진짜 가는 건 다르더라"면서 "먹을 걸 끊는 순간부터 이제 진짜 끝이구나 했다"며 순심이의 죽음을 직감한 순간을 떠올렸다.이효리와 이상순은 순심이가 떠나기 전 며칠 간을 영상으로 기록에 남겼다. 영상 속 이효리는 품에 안긴 순심이를 바라보며 눈물을 쏟아냈다. 이효리는 "순심이 더 이상 치료가 힘들 것 같다고 했을 때는 내가 계속 운다. 그런데 영상 보면 순심이가 아니라 나한테 어둠의 그림자가 온 것처럼 보인다. 반려동물이 자기가 세상을 떠날 때 보호자가 얼마나 슬퍼할지를 두려워한다고 하더라. 순심이 같이 사랑이 많았던 애는 더더욱 그럴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상순은 "평소처럼 순심이 곁에 있어주면서 편하게 보내자고 했다"고 전했다. 이효리는 "순심이는 아픈 것도 너무 순하게 아팠다. 소리 한번 안냈다"며 안쓰러운 마음을 표했다. 환불원정대 활동으로 한동안 바빴던 이효리는 "너무 슬프지 않게 순심이가 일을 만들어주고 갔나 싶기도 했다"며 돌아봤다.
이효리는 "순심이 꿈을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꾼다. 꿈에서 깨면 슬픈 게 아니라 기분이 좋다"며 순심이를 향한 여전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9일 방송된 SBS '동물농장'에서는 이효리와 그의 반려견 순심이가 함께한 3647일간의 시간을 돌아봤다.
이효리의 반려견 순심이는 지난해 12월 23일 세상을 떠났다. 이효리는 10년 전 유기견 보호소에서 순심이를 처음 만났다. 이날 방송에서는 순심이를 떠나보낸 뒤 오랜만에 이효리-이상순 부부가 순심이와 함께했던 자신들의 제주 신혼집을 반려견 미달이, 구아나, 모카와 3년 만에 다시 찾았다.
이효리는 "순심이가 12월 23일 새벽 다섯 시 반 쯤 갔다"고 순심이가 떠난 날을 회상했다. 그는 "고요한 새벽같은 느낌이었다. 바람도 불지도 않았고 시끄러운 부분이 하나도 없이 너무 고요하게 떠났다"고 전했다. 제주 신혼집을 다시 찾은 이유에 대해서는 "그런 이야기를 할 때 추억이 같이 한 공간에 와서 이야기하면 제 마음이 정리도 되고 보는 분들도 반려동물을 보낸다는 게 어떤 것인가에 대해 좀 더 편안하게 생각하실 것 같아서 지금 이사 가서 비어 있지만 예전에 순심이와 살던 집에 와서 인터뷰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효리와 이상순은 예전과 그대로인 제주 집에 반가워했다. 반려견들도 반가운지 집 이리저리를 뛰어다녔다. 이효리와 이상순은 집안 곳곳을 둘러보며 추억을 되새겨봤다. 이상순은 창가를 보며 "미미도 여기 있었지"라며 세상을 떠난 반려묘도 떠올렸다. 이효리는 "'효리네 민박'도 생각난다"며 예능 촬영을 추억했다.
이효리는 제주 생활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여행으로 한번 개들을 데리고 온 적 있었는데 너무 행복해 해서 이렇게 살아야겠다고 마음먹고 이 집을 짓고 이사왔다"고 밝혔다.
이효리는 순심이와 첫 만남에 대해 "안성평강공주 보호소에 제가 봉사를 다녔는데, 보통 두세 마리가 한 견사에 있는데 유독 혼자 있는 아이가 눈에 띄었다. 순심이가 삽살개 같은 털을 갖고 있었는데 털을 다듬어주지 않아서 얼굴이 잘 안 보였고 나이도 가늠하기 어려웠다. 소장님에게 쟤는 왜 혼자 있냐고 물었더니 다른 아이들이 공격해서라고 하더라. 너무 순해서 이름도 순심이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집에 왔는데 순심이 생각이 났다. 한 달에 한 번씩 보호소를 가서 순심이를 봤는데 데려올 생각은 못했다. 어떤 잡지에서 유기견을 특집으로 한 화보 촬영이 있었다. 보호사에서 네 마리 정도 데려왔는데 거기에 순심이가 포함돼 있었다. 털을 걷고 보니 한쪽 눈이 실명돼 있었고 자궁축농증이 심해 수술을 해야 했다. 나이도 여섯 살 정도된 것 같았다. 화보를 찍기보다 수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해서 순심이가 화보 촬영에서 빠졌다. 수술을 하고 갈 데가 없는 거다. 내가 키워야겠다 마음을 먹었다"고 입양 과정을 이야기했다.
제주 집 2층을 둘러보던 이효리와 이상순은 순심이 사진을 발견했다. 이효리는 "순심이 사진 너무 예쁘다. 순심이가 이 집에 있는 거 아니냐"며 먼지 쌓인 액자 속 순심이의 모습을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봤다. 이효리는 순심이에 대해 "간식, 산책보다는 그냥 저와 있는 걸 제일 좋아했다. 너무 껌딱지고 엄마밖에 몰랐다. 유독 저를 너무 따랐다. 순심이는 항상 저만 쳐다보고 있고 제 방향으로 보고 있었다. 한번은 친구가 제가 나간 뒤 순심이가 신발장 앞에서 문만 바라보고 있는 사진을 보내줬는데, 집에 있을 때 어떤 모습일지 몰랐는데 그걸 모니 짠했다"며 일할 때도 순심이를 데리고 다니기 시작한 이유를 밝혔다.
2011년 순심이와 '동물농장'에 출연했던 모습도 공개됐다. 당시 이효리는 "버려졌던 기억이 이어서 그런지 제가 조금만 안 보이면 불안해한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마음의 여유가 순심이도 생기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창 바쁘게 일할 때였지만 이효리는 "순심이가 너무 착하고 모든 사람한테 친절하고 조용해서 모든 촬영장에 데려갔다. 미용실도 데려가고 촬영장도 데려갔다. 순심이가 너무 힘들 것 같은 촬영장 말고는 빼놓지 않고 데리고 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가 서로밖에 없던 시기였고 순심이가 처음 사랑을 느껴볼 때, 저도 사랑을 체험하던 시기였다"고 했다. 이효리는 앨범도 에세이도 달력 촬영을 통한 기부도 순심이와 함께했다. 그는 "다른 생명과 그 정도로 깊은 사랑과 교감을 해본 게 순심이가 처음인 것 같다. 그러면서 제일 중요한 게 그거라는 걸 알게 됐다. 나한테 제일 행복감을 주는 건 이거라는 걸 깨달았다. 부수적인 걸 처내면서 화려하고 부풀어졌던 인생이 사랑이 제일 중요하는 걸 깨닫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이후에 사랑받지 못하고 외로워하는 동물들의 표정과 마음이 더 잘 느껴졌다. 더 모른척하기 어려워지면서 그쪽으로 더 관심을 갖게 됐다. 순심이 만나기 전후의 제 모습은 완전히 다르다"고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이야기했다.
이효리는 현재 함께 살고 있는 스텔라를 한라봉 보호소에서 입양했다. 이효리는 "2년 전 크리스마스 이브날 한라봉 보호소로 봉사를 왔다가 팔꿈치 쪽을 스텔라에게 물렸다. 피가 뚝뚝 떨어졌다. 얼마나 무서웠으면 날 물었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이효리는 순심이의 선하고 듬직한 심성을 칭찬했다. 그는 "제가 유기견 입양도 많이 하고 임시보호도 많이 했다. 엄마 껌딱지인 순심이가 다른 개가 하나씩 올 때마다 자신이 밀려난다고 생각했을 법도 한데 묵묵하게 모든 과정을 지켜보면서 질투하거나 티를 내지 않았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속으로 조금 섭섭해 했을 것 같다. 제가 자식은 없지만 큰딸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효리는 "언젠가 '갈 텐데'하고 생각했지만 '갈 텐데'와 진짜 가는 건 다르더라"면서 "먹을 걸 끊는 순간부터 이제 진짜 끝이구나 했다"며 순심이의 죽음을 직감한 순간을 떠올렸다.이효리와 이상순은 순심이가 떠나기 전 며칠 간을 영상으로 기록에 남겼다. 영상 속 이효리는 품에 안긴 순심이를 바라보며 눈물을 쏟아냈다. 이효리는 "순심이 더 이상 치료가 힘들 것 같다고 했을 때는 내가 계속 운다. 그런데 영상 보면 순심이가 아니라 나한테 어둠의 그림자가 온 것처럼 보인다. 반려동물이 자기가 세상을 떠날 때 보호자가 얼마나 슬퍼할지를 두려워한다고 하더라. 순심이 같이 사랑이 많았던 애는 더더욱 그럴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상순은 "평소처럼 순심이 곁에 있어주면서 편하게 보내자고 했다"고 전했다. 이효리는 "순심이는 아픈 것도 너무 순하게 아팠다. 소리 한번 안냈다"며 안쓰러운 마음을 표했다. 환불원정대 활동으로 한동안 바빴던 이효리는 "너무 슬프지 않게 순심이가 일을 만들어주고 갔나 싶기도 했다"며 돌아봤다.
이효리는 "순심이 꿈을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꾼다. 꿈에서 깨면 슬픈 게 아니라 기분이 좋다"며 순심이를 향한 여전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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