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돌아온 '여고괴담' 시리즈
교내 문제 고발하지만 매끄럽지 못한 전개
강렬한 카리스마 발산하는 김서형
성장 가능성 엿보이는 20대 여배우들
교내 문제 고발하지만 매끄럽지 못한 전개
강렬한 카리스마 발산하는 김서형
성장 가능성 엿보이는 20대 여배우들
선생님과 학생, 과거와 현재의 투 트랙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며 되풀이되는 고통을 보여주려 했으나, 억지스러운 연결로 인해 아귀가 맞지 않는다. 12년 만에 새로운 시리즈로 돌아온 '여고괴담 여섯 번째 이야기: 모교'(이하 '여고괴담6')의 이야기다. 그래도 스타 등용문인 작품답게 학생 배역의 20대 여배우들은 기대주로 꼽을 만하다.
잃어버린 고등학교 시절의 기억을 되찾기 위해 모교의 교감 자리를 지원한 은희(김서형 분). 부임한 뒤 은희는 환영과 환청에 시달리며 나날이 커지는 정신적 고통에 괴로워한다. 은희는 어느 날 문제아로 불리는 하영(김현수 분)을 통해 학교에 폐쇄된 화장실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학생들 사이에서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는 곳. 음산한 기운이 감도는 금기의 장소에 은희는 발을 들여놓게 된다. 1998년 시작된 '여고괴담' 시리즈는 2009년까지 5편이 나왔다. 5편은 각각 서로 다른 에피소드를 갖고 있지만 학업 스트레스, 학교 폭력, 차별 대우와 성폭력 등 학교에서 여고생들이 겪는 문제에 대한 사회적 화두를 던진다는 큰 틀을 갖고 있다. 이번 '여고괴담6'에서도 과도한 성적 경쟁으로 어긋난 교우 관계, 진상 규명보다 사건을 덮기에 급급한 선생님들, 피해 학생을 가해자로 둔갑시키는 2차 가해자들 등 사회면에서 접할 수 있는 이슈들을 공포물이라는 장르를 통해 풀어나간다.
고전 공포물 '여고괴담'의 귀환은 반갑지만 공포감을 주는 방식이나 공포의 소재들마저 고전적이라는 점은 아쉽다. 예상한대로 심령이 등장하고 예상한대로 카메라가 움직인다. '여고괴담'의 상징과도 같은 귀신 점프컷을 넣어 전편을 오마주했지만 친숙한 구도로 인해 무서워야 할 장면이 반갑게 느껴진다.
은희가 과거의 기억을 조각조각 떠올리게 되면서 과거와 현재 장면의 전환이 반복되는데, 어수선하고 급해서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은희의 감정도 뚝뚝 끊겨서 전달된다.
민주화항쟁이라는 소재가 갑작스레 등장한다는 점은 당혹스럽다. 위압으로 고통 받는 약자들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끊이지 않고 생겨난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의도 같지만 민주화항쟁을 뜬금없이 갖다붙인 느낌이 크다. 이 설정이 맞으려면 극 중 은희가 예순은 돼야하는데 김서형의 외면과도 들어맞지 않는다.
전개는 엉성한 면이 있지만 배우들의 연기력은 칭찬할 만하다. 김서형은 특유의 서늘한 분위기로 긴장감을 자아내고, 주연으로서 이야기를 이끌고가는 강한 힘을 보여준다. 20대 여배우들의 조합도 나쁘지 않다. 김현수는 이야기의 굴곡을 주고 최리는 개성 있는 캐릭터로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SBS 오디션 프로그램 '더 팬' 출신의 가수 비비는 배우 김형서라는 이름으로 도전한 첫 영화에서 연기자로서 성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여고괴담6'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잃어버린 고등학교 시절의 기억을 되찾기 위해 모교의 교감 자리를 지원한 은희(김서형 분). 부임한 뒤 은희는 환영과 환청에 시달리며 나날이 커지는 정신적 고통에 괴로워한다. 은희는 어느 날 문제아로 불리는 하영(김현수 분)을 통해 학교에 폐쇄된 화장실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학생들 사이에서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는 곳. 음산한 기운이 감도는 금기의 장소에 은희는 발을 들여놓게 된다. 1998년 시작된 '여고괴담' 시리즈는 2009년까지 5편이 나왔다. 5편은 각각 서로 다른 에피소드를 갖고 있지만 학업 스트레스, 학교 폭력, 차별 대우와 성폭력 등 학교에서 여고생들이 겪는 문제에 대한 사회적 화두를 던진다는 큰 틀을 갖고 있다. 이번 '여고괴담6'에서도 과도한 성적 경쟁으로 어긋난 교우 관계, 진상 규명보다 사건을 덮기에 급급한 선생님들, 피해 학생을 가해자로 둔갑시키는 2차 가해자들 등 사회면에서 접할 수 있는 이슈들을 공포물이라는 장르를 통해 풀어나간다.
고전 공포물 '여고괴담'의 귀환은 반갑지만 공포감을 주는 방식이나 공포의 소재들마저 고전적이라는 점은 아쉽다. 예상한대로 심령이 등장하고 예상한대로 카메라가 움직인다. '여고괴담'의 상징과도 같은 귀신 점프컷을 넣어 전편을 오마주했지만 친숙한 구도로 인해 무서워야 할 장면이 반갑게 느껴진다.
은희가 과거의 기억을 조각조각 떠올리게 되면서 과거와 현재 장면의 전환이 반복되는데, 어수선하고 급해서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은희의 감정도 뚝뚝 끊겨서 전달된다.
민주화항쟁이라는 소재가 갑작스레 등장한다는 점은 당혹스럽다. 위압으로 고통 받는 약자들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끊이지 않고 생겨난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의도 같지만 민주화항쟁을 뜬금없이 갖다붙인 느낌이 크다. 이 설정이 맞으려면 극 중 은희가 예순은 돼야하는데 김서형의 외면과도 들어맞지 않는다.
전개는 엉성한 면이 있지만 배우들의 연기력은 칭찬할 만하다. 김서형은 특유의 서늘한 분위기로 긴장감을 자아내고, 주연으로서 이야기를 이끌고가는 강한 힘을 보여준다. 20대 여배우들의 조합도 나쁘지 않다. 김현수는 이야기의 굴곡을 주고 최리는 개성 있는 캐릭터로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SBS 오디션 프로그램 '더 팬' 출신의 가수 비비는 배우 김형서라는 이름으로 도전한 첫 영화에서 연기자로서 성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여고괴담6'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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